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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가야사 600년 품은 '함안 말이산 고분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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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가야사 600년 품은 '함안 말이산 고분군' 주목
  • 함안/ 김정도기자
  • 승인 2021.09.02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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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세계유산 등재 앞두고 관심 고조
군 제작 스마트투어 앱 통해 탐방안내

45호분서 금동관·사슴모양토기 출토
고분전시관에 3D 영상 체험 등 다채
말이산고분군. [함안군 제공]
말이산고분군. [함안군 제공]

경남 함안 가야고분군애 내년 세계유산 등재 결정을 앞두고 있어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6월 말이산 고분군에서 발굴된 유물 하나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기 때문이다. 두 마리 봉황새로 장식된 금동관이다. 삼국시대 금공품으로는 첫 발굴이어서 더욱 가치를 드높이고 있다.

지금껏 ‘왕’에 관한 유물과 기록을 찾지 못해 답답했던 아라가야의 당시 국력과 위세를 짐작하게 해 초미의 관심을 끌었다. 이어 7월에도 함안 남문외 고분군이 이미 가야고분군 중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말이산 고분군과 통합되면서 거대 고분군으로 자리 매김한 것이다.

함안박물관. [함안군 제공]
함안박물관. [함안군 제공]

● 말이산 고분군 스마트투어 앱으로 출발
함안군이 제작한 앱 ‘함안 말이산 고분군 스마트투어’의 도움을 받아 길을 나선다. 말이산 고분군 입구는 모두 5군데다. 마갑총, 함안박물관, 함안군청, 도동마을, 관음사다. 어디를 출발점으로 잡느냐에 따라 고분군 탐방코스는 달라진다. 사전 지식을 얻기 위해 함안박물관을 출발점 삼는다.

하지만 박물관은 현재 리모델링 중이어서 임시 휴관 상태다. 10월경에나 재개관해 박물관 외형이라도 눈 여겨 볼수있다. 단순하지만 상징적이고 불꽃무늬 토기를 형상화한 외형에 아라가야의 땅 함안의 역사를 담았다. 박물관 마당에는 수레바퀴모양토기, 돌방무덤, 아라홍련 시배지, 고인돌공원 등 볼거리가 즐비하다.

박물관 뒤 7호분 앞에서 말이산 고분군 탐방 함안박물관코스가 시작된다. 입구 안내판은 말이산이란 이름의 어원이 ‘머리산’에서 왔다고 소개한다. 왕의 무덤이 있는 산, 경외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할 정도로 경이롭고 아름답다.

말이산고분군. [함안군 제공]
말이산고분군. [함안군 제공]

● 아름다운 말이산
말이산은 산이라고 하지만 해발 40~70m의 구릉이다. 얕게 오르내리는 고분군의 곡선은 유려하다. 고분군은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1.9㎞ 주능선을 중심으로 서쪽 방향으로 여덟 갈래 가지를 친 모습이다. 주능선을 따라 고분군이 늘어서고 가지능선을 따라 고분들이 또 늘어섰다.

능선을 따라 사진 찍기에 푹 빠진 젊은 탐방객에게 인기다. 천년 넘은 묘역과 청춘들의 활기찬 모습이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 고대·현대 절묘한 조화 ‘역사관광지’
안내판의 고분은 북쪽에서 남쪽 방향으로 모두 37호분까지 번호가 매겨져 있다. 이들 고분을 포함해 고분군 전체에서 확인되는 고분은 129기나 된다. 아라가야의 전성기인 5세기부터 6세기에 만들어진 고분들이다. 고분이 만들어지고 1500여 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봉분이 깎여 나가거나 무너져 채 번호를 부여받지 못한 봉분은 1000기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 대규모 묘역이다.

함안은 북쪽으로 강이 흘러 남쪽에서 북쪽으로 낮아지는 남고북저의 지형을 갖고 있다. 북쪽은 시가지가 형성돼 현대적인 모습을 서쪽과 동쪽은 들판이 펼쳐져 있다. 말이산 고분군으로 오르는 북쪽 입구는 아파트촌을 바로 앞에 두고 있다. 1호분 앞에서 아파트촌을 바라보다 돌아서 고분군을 바라보면 1500년이 넘는 시차를 실감한다. 도도하게 물결치듯 뻗어있는 고분의 바다가 인간사 굽이굽이를 넘듯 일렁이며 다가온다.

말이산고분전시관. [함안군 제공]
말이산고분전시관. [함안군 제공]

● 고분군 등줄기
눈여겨 본 고분은 함안군청을 내려다보고 있는 4호분과 13호분이다.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말이산 고분군의 고분 중에서도 그 크기에 있어 단연 돋보인다. 거대한 두 고분은 말이산 능선 정상부에 우뚝 솟아올라 아라가야의 고도를 내려다보고 있다.

4호분을 지나 함안군청 뒤편에 위치한 2호분과 3호분에서 북쪽으로 내려다보면 봉황장식 금동관이 발굴된 45호분이 눈에 뛴다. 새로 생긴 탐방로를 따라 45호분으로 가니 가야읍의 모습이 손에 잡힐 듯 한눈에 들어온다. 고분군의 초록색과 푸른 하늘의 조화 역시 아름답다. 이곳에서 그토록 아름다운 금동관과 가야토기 최고의 걸작이라는 사슴모양토기가 출토됐다.

말이산고분전시관 내부. [함안군 제공]
말이산고분전시관 내부. [함안군 제공]

다시 길을 돌아 4호분을 지나쳐 13호분이 있는 남쪽으로 향했다. 눈앞에 거대한 고분이 모습을 보이고 있는 13호분이다.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말이산 고분군의 한가운데 위치한 13호분에서는 가야시대 별자리가 나왔다고 한다. 또 무덤 안 네 벽이 모두 붉게 칠해져 있었다.

그 옛날 아라가야 사람들은 하늘의 별을 길잡이 삼아 강과 바다를 항해하거나 13호분의 주인이 누구였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러저러한 고분 내부의 사정이 궁금하다면 지난달 24일 개관한 말이산고분전시관을 들러보면 된다. 고분전시관은 함안박물관 쪽으로 회귀하는 길에 구릉 아래 납작하게 엎드려 있다. 마치 고분군과 하나 된 듯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말이산고분전시관실감영상. [함안군 제공]
말이산고분전시관실감영상. [함안군 제공]

● 고분 내부가 궁금한 말이산고분전시관
말이산고분전시관은 함안박물관 뒤편 가지능선자락에 오목하니 자리 잡았다. 가지능선을 지붕삼아 낮게 건립된 300평 규모의 지하 전시관이다. 고분군의 전경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전시관을 건립하고자 한 군의 의지가 잘 드러난다.    

지상의 고분군을 아무리 둘러봐도 그 속을 알 수 없어 답답했던 탐방객들은 마침내 그 내부를 눈으로 확인한다. 가야의 대표적인 무덤 양식인 돌덧널무덤이 발굴된 대형고분 4호분의 내부가 실제 크기 그대로 재현돼 있고 최대 규모 고분인 13호분 발굴 당시를 보여주는 3D 영상을 통해 스스로 발굴자가 돼 무덤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체험도 할 수 있다. 금동관과 집모양, 사슴모양, 배모양 등 다양한 형태의 토기가 출토된 45호분, 철의 왕국 아라가야의 말갑옷이 확인된 마갑총 등도 상세하게 소개한다.

말이산고분전시관 실감영상. [함안군 제공]
말이산고분전시관 실감영상. [함안군 제공]

최신 전시기법을 활용한 실감 영상관은 누구나 감탄사를 터뜨릴 만하다. 기록이 적어 미스터리에 가까운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미디어아트로 화려하게 펼쳐 보인다. 이밖에 다채로운 전시품을 통해 고분군 내부에 대한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풀 수 있다.

한편 가야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여부는 내년 7월 세계유산위원회의 결정에 달려 있다.

[전국매일신문] 함안/ 김정도기자
jd2009@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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