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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척추전만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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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척추전만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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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0.1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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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운 글로벌튼튼병원 척추센터장

세탁기의 기능이 발달을 하고 보급이 일반화되면서 손이 많이 가던 빨래 과정이 빨랫감를 넣고 버튼을 누른 다음 알람을 기다렸다 말리면 될 정도로 편리한 세상이 되었다. 예전엔 빨래라고 하면 빨래판에 비벼서 거품을 내고 방망이로 두드리면서 때를 제거하고 나서 물에 행구고 손으로 짜서 마당이나 옥상 등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널어야 끝이 났었다. 

이런 우리네 어머님들의 모습을 그림으로 잘 표현한 작품이 박수근 화백의 대표작 빨래터이다. 개울가에 쪼그리고 모여앉아 빨래를 하던 1950년대 어머님들의 모습은 전쟁 후 어려웠던 나라를 맨손으로 일군 대한민국 전후 세대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 것 같아 정감이 간다. 

비슷한 시기 바다건너에서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로이 리히텐슈타인과 앤디 워홀 등으로 대표되는 팝아트가 대두되면서 미국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당시 한국적인 모습을 표현한 대표적인 작가인 그의 작품은 우리에게 소중한 자산인 것이다. 그의 다른 작품들을 보면 아기를 등에 업은 여인, 머리에 통을 이고 가는 여인, 절구질하는 여인 등 당시 우리의 생활 풍습을 잘 보여준다. 

자신의 일생 대부분을 가족을 위해 사셨던 우리네 어머님들의 일하시는 모습에서 나도 모르게 마음 한 편이 찡해온다. 허리 한 번 제대로 못 펴고 아기를 업고 밭일을 하셨던 우리네 어머님들은 대부분 꼬부랑 할머니가 되실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옆에서 척추를 쳐다보았을 때 곡선이 정상보다 더 앞으로 나온 경우를 전만증이라고 하고 뒤로 나온 경우를 후만증이라고 한다. 일정 수준까지는 큰 불편함이 없이 살지만 진행됨에 따라 통증이 발생하여 병원을 찾는 경우가 생긴다. 이러한 척추 변화는 모든 연령대에 생길 수 있으나 주로 노인 분들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후만증에는 노인성 척추후만증과 퇴행성 척추 후만증이 있다. 

먼저 노인성 척추후만증은 나이가 듬에 따라 척추체의 앞의 높이가 뒤보다 줄어들고 추간판이 변성되어 크기가 줄어들면서 발생한다. 또한 골다공증에 의한 압박골절이 여러 군데 생기면 척추의 후만 변화는 더욱 심해진다. 

이러한 경우 등이 굽은 부위의 통증뿐 아니라 목과 허리 부분 근육의 피로와 관절 부위 염증으로 온 몸이 아프게 된다. 기본적인 치료는 평소에 등을 펴는 자세를 갖도록 노력하고 스트레칭을 포함한 운동을 해주어 근력을 유지한다. 증상에 대한 약물치료도 병행하며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이 발생하면 적절한 치료를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퇴행성 요추후만증은 노인성 척추후만증과 달리 머리가 골반 앞쪽으로 놓이게 되어 상체가 앞으로 기울어지게 되고 등쪽 곡선이 정상과 반대 모양을 이루어 구부정한 자세를 갖게 된다. 대부분의 증상은 몸이 앞으로 숙여지고 오래 걷지 못하고 걸을 때 손을 뒷짐을 지고 다녀야 한다. 이 병은 주로 오래 쪼그리고 앉아 일을 하는 경우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치료는 척추 변형이 오랜 기간 동안 진행되어 왔고 척추를 지탱하는 신전근이 약화된 상태가 흔하므로 매우 까다롭다. 근육 운동이나 보조기를 사용하여 시도해 볼 수 있고 일부 수술적 치료를 하기도 한다.

아름답게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의 대전제는 건강이다. 꼬부랑 할머니가 다정하게 느껴졌던 세대가 지나고 이제는 허리를 곧게 펴고 건강한 아름다움을 지키며 사는 당당한 할머니의 모습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할머니상이 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척추와 관절 건강에 각별히 신경을 쓰셔야 하고 이에 걸맞는 적절한 운동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겠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정성운 글로벌튼튼병원 척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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