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덕은 영양가가 풍부하고 쌉싸름한 향에 씹히는 맛이 좋아 ‘산에서 나는 고기’로 불린다. 더덕의 이름은 뿌리에 작은 혹들이 더덕더덕 붙어 있다고 해서 유래됐다. 중국에서는 약으로만 썼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다양한 음식 재료로 활용한다.
더덕은 자연산인 산더덕과 재배한 밭더덕으로 구분한다. 자연산인 산더덕은 예로부터 산삼에 버금가는 약효가 있다고 해서‘사삼(沙蔘)’, 줄기와 뿌리를 자르면 하얀 양의 젖 같은 즙이 나온다고 해서 ‘양유(羊乳)’라 불린다. 산더덕은 재배한 밭더덕 보다 향이 짙고 약효도 좋지만 가격이 비싸고 공급량이 아주 적다. 현재는 건강식품으로 소비가 많아 재배한 밭더덕으로 수요에 대처하고 있다.
더덕은 부드러운 3년 근 정도에서 수확한다. 봄 수확은 3∼4월이며, 가을 수확은 9∼11월에 한다. 봄에 수확하는 더덕이 맛과 향, 영양분이 가을수확 보다 뛰어나다. 더덕의 원산지는 우리나라이며, 중국․일본․인도 등지에 분포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주재배지는 강원 횡성․정선․홍성․평창, 경기 가평․양평․파주, 경북 울진, 전북 고창, 전남 화순, 충북 제천 등지이다. 이중 횡성지역은 산림청 ‘지리적 표시제' 제22호로 등록되어 있고 전국 생산량의 1/4을 차지한다. 매년 더덕축제를 개최하기도 한다.
더덕은 사포닌, 칼륨, 철분, 칼슘, 인 등이 풍부하게 함유된 알칼리성 식품으로 고기류와 함께 섭취하면 고기의 산성 성분이 중화되어 궁합이 좋다. 더덕의 주된 성분 중 하나인 이눌린은 혈당 조절을 돕는 천연 인슐린으로 당뇨를 개선하고 예방하는데 효능이 있다. 더덕 잎에는 페놀류, 플라보노이드 등의 항산화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노화 방지에 도움을 준다.
더덕을 고를 때는 뿌리가 희고 굵으며 몸 전체가 곧게 쭉 뻗은 것을 골라야 한다. 표면 주름이 깊지 않고 잔가지가 많지 않고 향이 진한 것이 좋은 더덕이다. 하얀 즙액이 많이나오고 내부에 심이 없이 부드러운 것이 좋으며, 머리 부분은 1cm 이하로 짧은 것이 좋다. 중국산 수입더덕은 굵고 울퉁불퉁하며, 독특한 향기가 약하고, 머리 부분이 2~3cm로 길며 주름이 많고 골이 깊다.
더덕의 사포닌 성분은 물에 잘 녹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더덕을 요리하기 전엔 물에 담가 오래 불리지 않는 것이 좋다. 더덕은 섬유질이 질긴 특성이 있으므로 밀대로 두들겨 주면 섬유질이 연해져 부드럽게 섭취할 수 있다.
더덕의 어린잎은 삶아서 나물로 만들어 먹거나 쌈으로 먹는다. 뿌리는 무침, 구이, 장아찌, 전, 튀김, 정과, 차, 술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일상적으로 편히 섭취하기 위해서는 무침이나 구이요리가 무난하다. 더덕무침은 더덕을 두들겨 부드럽게 해주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고추장, 양조간장, 올리고당, 매실액, 참기름, 고춧가루, 다진마늘 등 양념을 넣고 버무려 준다. 그리고 접시에 옮겨 담은 후 검은 통깨와 작게 자른 쪽파를 올려주면 보기가 좋다. 더덕요리에 검은깨와 고추장을 넣는 것은 궁합이 잘 맞기 때문이다. 더덕은 지방과 단백질이 부족한 편인데 검은깨가 이를 보충해 주며, 고추장은 더덕의 쓴맛을 완화해주어 먹기 좋게 해 준다.
더덕구이는 햇 더덕을 참기름으로 무치고 양념장을 골고루 발라가면서 석쇠에 노릇하게 구워낸 구이는 일미다. 남은 더덕을 보관할 때는 더덕이 얼지 않도록 1℃정도의 온도가 가장좋다. 젖은 신문지에 싸서 냉장고 신선실에 보관해 두면 비교적 오랫동안마르지 않고 보관할 수 있다. 더덕의 껍질을 제거한 후에는 최대한 빨리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한여름 숲속을 걷다 보면 특유의 향을 맡고 더덕이 있는 곳을 찾아낼 수 있다. 혀끝에서 느껴지는 더덕의 맛의 향연은 사시사철 우리의 입맛을 녹여준다.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의 환영 만찬에 횡성 더덕무침이 올라왔다. 초여름 한 끼쯤 고기를 제쳐두고 더덕무침과 구이에 빠져보련다. 더덕은 오래전부터 그 품질과 맛을 인정받아온 산에서 나는 향기를 뽑아내는 신비의 산 고기이다.
[전국매일신문 기고] 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