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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복귀 시한 D-1…정부, 의료계 '법적 대응'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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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복귀 시한 D-1…정부, 의료계 '법적 대응' 본격화
  • 이신우기자
  • 승인 2024.02.28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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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등 전현직 간부 첫 고발
3월 이후부터 '면허정지' 처분・수사 등 사법절차

환자·남은 의료진 '사투'…업무부담 늘어난 간호사들도 '고군분투'
암환자 수술·항암치료 등 잇따라 연기…전국 곳곳서 피해사례 속출
한총리,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대본회의 주재…내일까지 복귀 호소
27일 대구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간호대학교 실습생이 흰 가운을 입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대구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간호대학교 실습생이 흰 가운을 입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의 '면죄부' 복귀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를 고발함으로써 본격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3월 이후에는 '면허정지' 처분과 수사 등 사법 절차에 들어간다는 방침이지만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아직 뚜렷한 복귀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아 환자와 남아있는 의료진, 업무부담이 늘어난 간호사들의 '사투'는 계속될 전망이다.

28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주요 99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26일 오후 7시 기준 사직서 제출자는 소속 전공의의 약 80.6% 수준인 9,909명이었다. 이들의 사직서는 모두 수리되지 않았다.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약 72.7%인 8,939명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전날 오후 의료법 위반,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등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을 경찰에 고발함으로써 전공의들에 대해서도 '기계적으로' 법을 집행할 가능성이 더욱 커진 모양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10명이 사직 후 업무개시명령을 따르지 않았다면 10명 모두에게 처분이 내려질 것"이라며 "굉장히 기계적으로 법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공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27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27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이와 함께 인턴에서 레지던트로 넘어가는 신규 계약자와 레지던트 1년 계약자들을 대상으로 '진료유지명령'도 내렸다.

정당한 사유 없이 수련병원과 계약을 갱신하지 않거나, 수련병원 레지던트 과정에 합격했는데도 계약을 포기하는 방법으로 진료를 중단하는 행위 등을 막으려는 것이다.

그러나 전공의들이 쉽사리 복귀하려 하지 않고, 계약 미갱신·포기 사례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의료대란'이 쉽게 해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사이 남아있는 의료진의 '번 아웃(탈진)'과 환자들의 '신음'은 함께 커지고 있다.

주요 병원은 외래 진료와 입원, 수술 등을 50% 상당 연기·축소하며 대응하고 있다.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급하지 않은 수술과 외래는 모두 뒤로 미루고, 응급·위중증 환자에 집중하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암 환자의 수술과 항암 치료 등이 밀리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환자들의 불안과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의료 현장은 전공의의 빈 자리를 전임의와 교수들로 메우며 버티는 중인데, 이들이 외래 진료와 수술, 입원환자 관리, 야간당직을 모두 도맡다 보니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전공의 집단 이탈이 길어지는 가운데 27일 오후 부산의 한 대학병원 내 병상이 비어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 집단 이탈이 길어지는 가운데 27일 오후 부산의 한 대학병원 내 병상이 비어 있다. [연합뉴스]

의료 현장에서는 의사들뿐 아니라 의사들의 역할을 일부 대신하는 간호사 등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전공의가 빠진 의료공백 상태에서 병원은 의사 업무를 간호사 등 병원 노동자에게 전가하며 불법 의료행위를 조장하고 있어, 의료사고 위험성이 예상될 수 있는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북대병원의 15년 차 간호사는 "전공의들이 자리를 비우다 보니 업무 일부를 진료보조(PA) 간호사들이 대신 맡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전공의를 대신하는 간호사들을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전날부터 의료기관의 장이 간호사 수행 업무 범위를 내부 위원회 구성이나 간호부서장과 협의를 통해 결정하는 '진료지원인력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집단사직으로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에게 거듭 복귀를 호소할 예정이다.

[전국매일신문] 이신우기자 
leesw@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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