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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검찰은 정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 말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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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검찰은 정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 말 할 수 있는가
  • 윤택훈 지방부장 속초담당
  • 승인 2016.07.25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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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정의로운 검찰은 요원한 것인가?
요즘 검찰 수뇌부 일부가 각종 비리에 연루돼 국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가운데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이 고개를 숙이며 국민들께 사과는 했지만 이번 기회에 검찰을 대 수술해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검찰의 꽃'이라는 현직 검사장이 나라의 헌법을 만든 날인 제헌절에 구속됐다.
검찰 역사상 처음 당하는 치욕이다. 이 나라 최고 실세라는 청와대 민정수석도 이 사건과 관련된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이 됐다.
지난달에는 검사장 출신 변호사가 후배들에 의해 구속·기소돼 푸른 수의를 입고 있다. 전.현직 검사장의 비참한 추락은 예상보다 훨씬 충격적이다.
도저히 검사라고는 할 수 없는 이들의 행태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탱하는 법치의 보루를 훼손하다 못해 파괴하고 있다.
사업가 친구로부터 받은 대가성 주식을 판 돈으로 다시 특혜성 주식을 사고팔아 10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진경준 검사장이 바로 법치를 파괴했다.
그는 기업의 탈세의혹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처남 명의의 청소용역회사에 일감을 알선해 134억원의 매출을 올리게 하는 등 시정잡배보다도 못한 악취나는 거래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검사복을 벗은 후 한 해에 100억원대 수익을 올리는등 5년만에 수백억원대의 자산가가 된 검사장 출신의 법조 엘리트 홍만표 변호사.
그는 변호사법 위반과 탈세 혐의로 구속·기소됐지만 우리나라 법조계의 암적 병폐인 전관예우의 의혹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받았다.국민들이 검찰을 바라보는 시각은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검찰은 지금 너무 천박하게 타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와 권력을 향해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부나방같은 검사들이 부끄러운 줄 모르고 활개를 치고 있다.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이 아니어도 이 나라 국민으로서 부끄럽고 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게 정의로운 검찰의 본보기로 꼽히고 있는 일본의 도쿄지검특수부. 수사에 착수하면 상대가 누구라도 반드시 죄를 밝혀내 처벌한다는 '불패신화'가 빛나는 일본 최강의 수사기관이다.다나카 모리카즈(田中森一·1943~2014)는 도쿄지검특수부에서도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그에게 조사받는 피의자가 자백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날카롭고 정밀한 칼을 가진 검사였다.
그런 그가 검사 생활 16년만에 갑자기 옷을 벗었다. 여러가지 개인적인 이유를 들었지만 주위에서는 자민당 국회의원 등 권력자에 대한 단죄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검찰 수뇌부에 의해 사건 자체가 흐지부지되는 일들을 겪으면서 사표를 던진 것으로 이해했다. 변호사 활동을 시작하자 조폭두목과 정·재계 거물사기꾼 등 일본에서 내로라하는 '암흑가의 신사'들이 몰려들었다.
도쿄지검특수부 출신 검사다운 실력을 발휘하며 거금을 벌었지만 말년에는 사기사건에 연루돼 투옥되는 등 비극적인 생을 보냈다. 세상이 검찰비리사건으로 시끄러운 이 시점에 고(故) 다나카 모리카즈를 다시 떠올린 것은 "신화적인 일본 검찰도 실상은 이렇다"고 깎아내리기 위해서가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나라고 검찰이라는 조직은 적당히 정치권력에 순응적이고, 적당히 세속적이며, 적당히 탐욕적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검찰은 곧 정의다"라든지 "검찰은 정의를 지키기위한 최후의 보루다"라는 말은 조직과 사람에 따라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로 더욱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검찰에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는 지적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그래서 그 권력을 견제하는 장치가 미약하다는 점, 검찰의 정치권력과의 밀착이 심각하다는 점, 이러한 상황에 대한 검찰의 자정노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검찰 조직과 개인 모두가 부패에 취약하다는 것과 검찰 내의 배타적 기득권 세력이 조직을 망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검찰이 '정의롭게'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생사를 건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한다.법무부 장관은 이번 사태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검찰총장도 사과와 함께 강력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천명했다. 당분간 우리 사회에서는 '검찰개혁'이라는 말이 다시 화두가 될 전망이다.하지만 검찰개혁을 법무장관이나 검찰총장에게만 맡겨놓기는 상황이 너무 엄중하다.
국가적 차원에서 힘을 모아야하는 위기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인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는 범국민적인 검찰개혁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서두를 필요도 없다.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정권에 관계없이 이번에야 말로 진짜 검찰개혁을 하겠다는 각오로 확실하게 논의하고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검찰은 우선 사건이 터질 때마다 매번 개혁을 내놓았지만 성공하지 못했던 것을 반성해야 한다. 그런 후 진정성을 담은 내부 개혁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검사의 초심과 자부심을 지켜주는 조직, 능력 있는 검사가 인정받는 조직, 한마디로 말하면 다나카 모리카즈 같은 검사가 중도에 뛰쳐나가지 않고 끝까지 검찰에 남아있게 하는 조직으로 개혁해야 한다. 검사 개인도 변해야 한다. 검사다운 검사들이 주역이 되어 조직을 이끌 때 '검찰은 곧 정의'라고, '검찰은 정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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