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WW 부회장 러시아인, 심판 판정에 입김
레슬링 김현우(28·삼성생명)가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으로 다 이긴 승리를 놓쳤지만 한국선수단은 세계레슬링연맹(UWW)에 강하게 반발했다가 제소는 하지 않기로 했다.
박치호 그레코로만형 대표팀 코치는 15일(이하 한국시간) "조금 전 심판위원장을 만나서 제소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김현우가 러시아 로만 블라소프에게 패한 직후 선수단이 밝힌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선수단은 한때 제소할 방침이었으나 내부 검토를 거쳐 판정을 수용하기로 했다.당초 선수단 법률담당을 맡은 제프리 존스 국제변호사는 판정에 불복해 제소 절차를 밟는다고 전했다.
안한봉 그레코로만형 감독도 "곧바로 제소하겠다"고 말했다.
선수단의 입장 변경은 제소해도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UWW는 한번 결정이 나면 그 결과를 좀처럼 뒤집지 않는다
.박 코치는 "제소해 봐야 결과가 바뀌지 않는다"며 "남은 선수들의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것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레코로만형 66kg급 류한수(28·삼성생명)의 '금맥 확률'이 높으며 나머지 3명도 메달권 진입이 기대된다.
김현우는 이날 그레코로만형 75kg급 16강 첫 경기에서 라이벌 로만 블라소프에 3-6으로 뒤지다 경기 종료 3초를 남겨놓고 가로들기를 성공했다.이 결과는 판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4점 기술을 2점밖에 인정받지 못해 5-7로 패했다.안한봉 대표팀 감독은 눈물까지 흘리며 거칠게 항의했으나 소용없었다. 경기 종료 후 관중석에서도 불공정 심판을 질타하는 야유가 쏟아졌다.
편파 판정은 상대 선수가 UWW에 입김이 센 러시아 대표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세계레슬링연맹(UWW) 회장은 2013년부터 세르비아 출신인 네나드 라로비치가 맡고 있다. 심판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부회장은 러시아인이다.UWW가 '집단 도핑'과 관련해 러시아 선수 17명 중 1명만 출전금지를 결정하고 나머지는 선처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비판을 받았다.
안 감독은 "세계레슬링연맹 실무 부회장이 러시아 사람"이라며 "힘이 없으면 지고, 있으면 이기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