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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은 넘치는데 부담은 가중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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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은 넘치는데 부담은 가중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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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9.1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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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의 누적적립금이 20조원을 돌파했다. 국회보건복지위원회 기동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건강보험공단이 제출한 건강보험 재정통계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들어 8월말 현재까지 건강보험 총수입은 37조7387억원, 총지출은 34조5421억원으로 3조1966억원의 단기흑자를 기록했다. 누적 수지 흑자는 20조1766억원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건강보험 재정은 2011년 1조6천억원의 누적 수지로 재정 흑자로 돌아섰으며, 누적흑자는 2012년 4조6000억원, 2013년 8조2000억원, 2014년 12조8000억원, 2015년 16조9000억원 등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건강보험 흑자 요인에 관한 해석은 분분하다. 먼저 지출 측면에서는 의학기술발전과 건강검진 확산 등으로 질환을 조기 발견해 치료하고 암 발생률이 감소한 데다 경기침체로 살림이 팍팍해지면서 국민이 아파도 병원 치료를 꺼리면서 진료비 지출증가 속도가 둔화해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 있다. 수입 측면에서는 건강보험이 당해연도 지출을 예상하고 수입계획을 세우는 '단기보험'이란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건강보험 당국이 해마다 필요 이상으로 건강보험료를 많이 거둬들였기 때문에 누적흑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연속 흑자를 보이며 남아도는데도 보험료는 매년 올랐다. 건강보험료는 2011년 5.64%(보수월액 기준)에서 2012년 5.80%, 2013년 5.89%, 2014년 5.99%, 2015년 6.07%, 2016년 6.12% 등으로 인상됐다.
이에 대해 국회예산정책처는 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이 보건의료서비스 제공 대가로 의료기관 등에 지출하는 요양급여비 등을 과다 추계하는 방식으로 건강보험 지출총액을 실제보다 높게 책정한 탓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복지부는 2014년도에 건강보험 지출총액을 3조8419억원이나 과다 추계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속적 흑자재정 운영은 국민으로부터 보험료를 과다하게 징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가 남아도는 흑자재정을 활용해 건강보험의 보장혜택을 강화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은 보건의료서비스 제공 대가로 의료기관 등에 지출하는 요양급여비 등을 과다 추계하는 방식으로 건강보험 지출총액을 실제보다 높게 책정해 왔다. 2014년의 경우 이런 식으로 지출총액을 3조8천419억 원이나 과다 추계했다. 이런 잘못된 예상을 바탕으로 건강보험료는 2011년 5.64%(보수월액 기준)에서 해마다 인상돼 올해는 6.12%까지 올라갔다. 반면에 건강보험이 책임지는 의료비 부담비율인 건강보험 보장률은 2009년 65.0%이던 것이 매년 하락을 거듭해 2013년에는 62.0%까지 떨어졌다가 2014년 63.2%로 소폭 반등했다. 지출 예상액을 부풀려 보험료를 지나치게 많이 걷으면서도 정작 국민의 보장 수준은 떨어트리니 건강보험의 흑자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건강보험료 인상에 대해 중산층과 서민층의 원망이 크다. 특히 소득이 미미하거나 전혀 없는데도 주택, 자동차 등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건강보험료를 부과받은 실직자, 은퇴자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김종대 전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퇴임 후에 배우자의 피부양자가 되면 상당한 재산이 있고 연금도 받게 되는 자신의 건강보험료가 '0원'이 된다는 구체적 사례를 들어가며 건강보험료 부과체계의 불합리함을 꼬집었겠는가. 급격한 고령화 추세를 감안할 때 건강보험의 재정이 머지않은 장래에 악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대비해 곳간을 채워둬야 한다는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연간 수조 원씩 흑자가 쌓이는데도 국민의 건강보험료 부담은 해마다 가중하고 의료보장의 수준은 나아지지 않는 현 상황은 이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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