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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남녀화장실 층간분리 나비효과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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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남녀화장실 층간분리 나비효과기대
  • 경기도 취재본부장
  • 승인 2016.10.30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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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녀공용화장실에서 성범죄에 살인사건 등 큼직한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남녀화장실을 층간분리를 추진하고 있어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
성남지역의 분당경찰은 치안취약지역인 관내 7곳의 근린공원 여자화장실에 최근 응급비상벨을 설치해 비명소리만 질려도 경찰에 구조요청을 할 수 있게 했다.
성남수정경찰은 여기서 더나가 응급비상벨은 물론, 같은 층에 있는 남녀공용화장실을 층간으로 분리하는, 예를 들어 1층에 여자화장실, 2층에는 남자화장실을 설치하는 층별로 나누는 신선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남녀칠세부동석이란 말이 있다. 남녀가 일곱 살이 되면 자리를 같이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지금도 흔히 쓰이고 있는 말인데, 이는 예기(禮記) 내칙(內則)〉편에 나오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은 남녀가 일곱 살이 되면 같은 자리에 앉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니까 부동석은 한자리에 합석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고, 한 이불에 잠을 재우지 않는다는 말이라고 한다.
남녀유별, 즉 남자와 여자는 구별이 있다는 윤리를 유난히 강조했던 조선시대에  선입견 때문에 한 자리에 같이 있는 것조차 안 된다는 뜻으로 오해한 것이다.
선조들이 강조했던 남녀칠세부동석의 원래 뜻이 와전돼 사용되는 현대인들의 해석은 남녀공용화장실을 사용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급한 용무가 있어 무심코 들어간 공용화장실에 ‘떡’하니 이성이 자리하고 있으면 움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강남역 살인사건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서울대 화장실에서 성추행사건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화장실. 정말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 반문해봐야 할 때다.
요즘 공용화장실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이 극도로 높아졌다. 피해여성이 남녀가 구분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었더라면 어떠했을까?
이렇듯 남녀공용화장실은 몰카·성추행 등 성범죄는 물론 강도`살인과 같은 강력범죄도 빈발하고 있는 만큼 공용화장실에 대한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로 경찰청 범죄통계를 보면 2014년 공중화장실에서 발생한 강력범죄는 161건이다.
이중 강간·강제추행 등 성범죄가 135건으로 가장 많았고, 하루건너 한 번 꼴로 공중화장실에서 여성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봐야한다.
심재철 국회부의장(새누리당)은 동료의원 15명과 함께 강남역 화장실 살인의 재발방지를 위해 공중화장실의 경우 남녀화장실을 분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법률개정문제는 비단 입법기관만의 노력으로 완성되지는 않는다. 관계기관과의 협의와 사용자측면에서 시민단체 등 여러 집단의 다양한 시각이 수용돼 이상적인 접점을 찾아나서는 장기간의 노력이 수반되는 사업이라 하겠다. 
그때까지 우리 모두는 손을 놓고 이런 불편과 불안을 감당하란 것인가, 현실적으로 법제화이전 공용화장실의 불편을 해소할 묘책은 없는 것일까?
거창하게 묘책이랄 수는 없지만 공용화장실의 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성남수정경찰서의 자체적인 개선노력이 돋보이고 있다.
성남수정경찰서는 곽경호 서장의 제안으로 지난 9월 중순경부터 시내중심에 위치한 소규모 공용화장실의 남녀층간을 분리해 성범죄 발생차단에 앞장서고 있다.
곽경호 서장은 “사회적약자인 여성상대 범죄예방을 위해 중·고교 및 대학교 여성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남녀 미분리화장실 사용에 대한 여성들의 불안감과 개선요구가 많다는 것을 확인해 이 같은 시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성남수정경찰은 현재 44개소의 남녀공용화장실 층간분리 사업을 마치고 성남시 와 협력, 남녀공용화장실 분리사업을 계속 확대 추진하기로 했다고한다.
남녀화장실 층간분리를 현장지휘하고 있는 수정경찰 생활안전과 이남곤 경감은 “단순히 층간분리에 그치지 않고 시의 예산지원을 받아 분리된 여성화장실내 10개소에 시범적으로 비상벨설치를 했다”면서 “자치단체와의 유기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성범죄발생 환경개선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국가적 차원의 법률개정노력과 지자체와 일선경찰의 화장실분리 움직임은 시민들의 호응과 함께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조선시대 남녀칠세부동석의 참뜻이야 퇴색하고 와전돼 사용된다고 하더라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문제와는 그 가치를 비교할 수 없는 논의의 대상라고 본다.
양성평등을 너머 사회적 평등을 부르짖는 오늘날 우리들도 남녀공용화장실을 한 공간에 존치해 발생할 수 있는 성범죄 등 강력범죄는 더 이상 입에 담고 싶지 않은 것이다.
필자는 곽경호 서장의 제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성남수정경찰의 남녀공용화장실 분리개선 움직임이 나비효과를 이뤄 전국이 안전하고 편안한 공용화장실 문화가 정착되는 초석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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