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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투자 심리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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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투자 심리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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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4.1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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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은행(IB), 한국은행에 이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까지 한국 경제성장률을 잇달아 상향 조정하면서 올 초 시작된 경기 훈풍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KDI는 '2017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해 12월 제시한 2.4%에서 2.6%로 0.2%포인트(p)로 상향 조정했다. KDI는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한 이유로 최근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수출과 투자를 꼽았다.


올해 총수출(물량)은 지난해 말 전망 당시(1.9%) 대비 증가 폭이 대폭 확대된 4%나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투자는 당초 올해 4.4%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 전망에서 6.4%로 올려잡았고 설비투자 증가율은 2.9%에서 4.3%로 상향 조정했다. KDI가 성장률을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KDI에 앞서 다른 기관들이 최근 줄줄이 한국 경제성장률을 높여왔고 정부 역시 경기가 회복했다고 공식 평가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달 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했다.


지난해 말 전망치인 2.1%보다 0.4%포인트나 올려잡은 것이다. 세계 경제 성장률이 개선됨에 따라 수출이 회복돼 성장률도 상승하리라는 것이 한경연의 시각이었다. 국제금융센터가 이달 바클레이즈, 모건스탠리, 노무라 등 10개 해외 IB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평균을 낸 결과 2.5%로 2개월 전보다 0.1%포인트 상승한 바 있다. 해외 IB들은 그간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다른 기관보다 비관적으로 본 데다 지속해서 하향 조정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성장률 전망이 오른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았다. 비교적 신중한 기관으로 꼽힌 한국은행 역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지난해 11월 수치보다 0.1%포인트 올렸다.


세계 경제가 살아나면서 국내 수출은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왔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활기를 띠면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올해 상품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당초의 2.4%에서 3.3%로 올려 잡았다. 수출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투자도 덩달아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마이너스였던 설비투자 증가율이 올해는 6.3%로 껑충 뛸 전망이다. 반도체의 '슈퍼호황'에 힘입어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설비투자 계획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이런 설비투자는 해당 업종의 특성상 일회성에 그치지 않아 향후 2∼3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경제가 침체기를 벗어나 본격적으로 회복하려면 성장의 다른 한 축인 소비가 살아나야 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소비가 살아날 조짐은 뚜렷하지 않다. 대통령 탄핵 이후 대선 등 정치일정이 확정되면서 소비심리가 다소 개선됐으나 실제 소비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번에 KDI는 올해 국내 총소비 증가율을 2.2%로 전망했다. 지난해 말의 2.3%에서 오히려 0.1%포인트 낮춘 것이다. 정규철 KDI 연구원은 "수출과 투자 전반이 올라오는 모습이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올렸지만 경기가 치고 올라가는 모멘텀은 아닌 것 같다"며 섣부른 기대감을 경계했다. 본격적인 경기 회복세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갑자기 급락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점은 일단 긍정적이다.


부진한 소비 말고도 경제회복의 걸림돌은 또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금리 인상 추세, 중국의 사드 보복, 북핵 등 지정학적 리스크 등도 경기 회복에 악재가 되고 있다.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에서 생긴 온기가 이런 불확실성 탓에 밑바닥 경기까지 퍼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기가 단기적으로는 분명히 회복세에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온 국민이 바라는 경기 회복을 앞당기기 위해 정부는 먼저 불확실성 해소에 힘을 모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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