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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산강 중금속오염...포항시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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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산강 중금속오염...포항시가 문제다
  • 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 승인 2017.09.05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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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산강 중금속 오염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포항 시민단체 회원들이 포항시를 믿지 못하겠다며 구무천에 직접 발을 담그는 지경에 이르렀다. 여기에 경북도의회에서도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책 마련을 위한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등 점차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장경식 경북도의원이 지난 4일 제294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형산강 중금속 오염문제와 관련 그 원인을 명확하게 밝힐 것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지난해 6월말 대구지방환경청이 형산강 하구에 서식하는 재첩을 채취조사한 결과, 수은이 허용기준을 초과한 사실이 밝혀졌고, 형산강 하구와 지류인 구무천의 퇴적물과 토양에서 구무천의 경우 하천퇴적물 기준 4등급(2.14㎎/㎏) 이상으로 저서생물에 독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음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심각성을 집중 부각 시켰다.

게다가 “최고지점의 수은농도는 916㎎/㎏으로 1등급 기준(0.07㎎/㎏)의 1만3천배가 넘게 검출돼 매우 심각한 상태며 구무천 토양 중금속 오염도 역시 토양오염대책 기준을 초과(대책기준 30㎎/㎏이하)해 형산강 하구 섬안큰다리에서 형산대교 사이에서는 수은이 퇴적물 4등급을 초과해 수생생물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결과가 나왔다”고 공개했다.

 

이에 “포항시가 형산강 민·관 환경대책협의회를 구성하고 중금속 오염도 개황조사와 오염원인을 파악, 공단완충저류시설의 설치, 분류식 하수관거 설비 등을 서두르고 있지만 행재정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까지 한 번도 준설한 적 없는 형산강 수은오염 퇴적물에 대한 준설재원 600억 원 마련에 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장의원은 특히, “이번 형산강 중금속 오염 사태가 2조 원 규모로 2024년까지 추진중인 형산강 프로젝트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정밀조사에 소요되는 비용과 배출업소 관리권한의 조속한 이관, 행재정적 대책 등 모든 지원을 신속하게 조치 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사실상 포항철강공단지역 환경문제는 경상북도가 관할하고 있기 때문에 장의원의 이날 5분 발언으로 경상북도도 더 이상 이 문제를 방관하거나 회피하기는 어렵게 된 것이다.

 

형산강 물 문제는 상류든 하류든 예외 없이 청정수로 잘 보존해야 함은 자명한 일이다. 우선 상류의 물은 시민의 젖줄이니 당연한 것이고, 지천으로 흘러들어가는 하류의 물 역시 포항 앞바다로 연결돼 있어 바닷물 오염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형산강은 우리 포항시민들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삶의 원천이다.

 

포항철강공단 지역을 관통하는 구무천의 중금속 오염은 사실 따지고 보면 새삼스런 일도 아니다. 지난 반세기동안 이곳에는 수많은 철강, 화학 관련 기업들이 공장을 운영하며 알게 모르게 오폐수를 방류해 왔고, 또한 하류이기에 경주를 비롯한 형산강 상류지역의 각종 오염원들이 세월의 강줄기를 따라 점차 퇴적돼 왔을 것은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국가 기관인 대구지방환경청이 지난 6월 형산강 하구일대 재첩을 조사해보니 중금속 오염이 기준치를 넘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표면으로 떠올라 그렇지 이미 알 사람은 다 알고 있었던 일인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구체적인 오염 정도를 몰랐을 뿐이다. 눈이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든지 구무천에 가보면 그 사정을 금세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 문제를 바라보는 포항시의 안일한 자세다. 그동안 과연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검경까지 나서 오염원을 찾아 나섰지만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시민들이 원하는 답은 아니라 하더라도 짐작 가는 오염원 정도는 찾아내었어야 하는게 아닌가 말이다. 아까운 혈세만 축내며 묵묵부답으로 1년이란 세월만 흘려보냈다. 부랴부랴 이달 1일 대학교수, 전문가들로 구성한 '구무천 생태복원 전문가 그룹'을 운영 하는 등 부산을 떨고 있지만 과연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결과를 도출해 낼지 의문이 드는 것은 그만큼 포항시 행정이 신뢰를 잃어버렸다는 반증이 아닐까 한다.

 

이 그룹은 구무천, 현산강 중금속 오염에 따른 환경관리 종합대책방안을 자문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형산강(지천)중금속 오염 정밀조사 및 생태복원 대책 용역수립 방향 제시와 우심(尤甚)지역 안정화제 살포 방안, 오염 퇴적물 처리방안 등을 제시 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일말의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은 이 그룹이 꾸려진지 4일 만에 구무천 일대 145개 공장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하니 다행스런 일이다. 이렇듯 이들은 시민들이 그토록 바라던 전수 조사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민간그룹과 공무원 집단의 극명한 차이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부탁하건데 이왕 시작한 김에 한 점 의혹도 남겨서는 안된다. 원인자를 찾아내 구상권 청구등도 가능한지 검토해야 한다.

 

원인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해결책이다. 자꾸 쉬쉬하고 덮어서 될 문제가 아닌 것이다. 시민단체 회원들이 먹물 같은 구무천에 발을 담그는 일이 없도록 해야 사람 사는 세상 아닌가. 그렇게 하는 것이 포항시가 부르짖는 ‘시민과 함께 발전하는 포항시’의 참 모습이 아닌가. 꼭 이렇게 까지 시민이 하천에 뛰어들도록 해야 하는가. 포항 지방자치가 이정도 수준밖에 안되는가. 포항시 해당 공무원들의 인식 전환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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