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대결구도 격랑 몰아쳐 ‘셈법 복잡’
국민의당이 창당 2년 만에 민주평화당과 미래당으로 쪼개지면서 광주·전남지역 정가와 6월 지방선거 대결구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되는 등 후폭풍이 일고 있다.
5일 광주·전남 지역 정가에 따르면 분당 사태를 계기로 국민의당 소속 광주·전남 국회의원 16명은 정치적으로 크게 세 부류로 분화했다. 10명은 민평당, 4명은 미래당, 2명은 고심 중이다.
박지원 전 대표와 6선의 천정배 의원을 비롯해 재선 의원인 장병완·황주홍, 초선 그룹인 김경진·최경환·박준영·윤영일·이용주·정인화 의원 등 10명이 ‘민평당 열차’에 몸을 실었고, 4선의 박주선·김동철·주승용, 재선 권은희 의원 등 4명은 미래당에 합류했다. 법조인 출신 송기석, 손금주(이상 초선) 의원은 중립코너에서 진로를 고심중이다.
현역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진로가 정해지면서 ‘정치적 공동체’인 지방의원들도 살 길을 모색하느라 분주하다.
민평당을 택한 경우 대부문 지역위원장과 한 배를 탔지만 탈(脫) 호남 미래당을 선택한 지역에서는 당혹감과 민심이반론 속에 지역위원장에게 등을 돌리거나 무소속 등 ‘각자도생 카드’를 꺼내드는 경우도 빚어지고 있다.
중재파에서 합당파로 방향을 튼 김동철 의원의 지역구인 광산갑에서는 이정현, 문태환 의원 등 시의원 2명과 구의원 3명이 “뜻을 같이하기로 했다”며 집단 행동을 예고했다. 이들은 김 의원이 합당파와 손을 잡은데 대해 “일방적이다. 너무나 갑작스럽고, 지역 민심과 동떨어져 있다”는 입장이어서 탈당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중재파에서 미래당으로 옮겨 탄 박주선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동구에선 지방의원은 물론 광주지역 5개 구청장 중 유일한 국민의당 소속인 김성환 청장의 진로까지 맞물려 ‘관심 지역’으로 급부상했다. 김 청장은 “구정활동에 매진하고 있고 (정치적) 진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원칙론을 강조했다.
앞서 국민의당 소속 광주시의원 9명 중 6명은 최근 조찬 모임을 갖고, 논의 끝에 “각자도생하자”는데 합의했다. 시의회 국민의당 원내대표인 김민종(광산4) 의원을 비롯해 민평당 장병완 의원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는 박춘수(남구3), 유정심(남구2), 조영표(남구1) 의원, 또 다른 탈당파인 최경환 의원의 지역구인 이은방 의장도 탈당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교육문화위원장인 김옥자(광산3) 의원은 지역구 의원인 권은희 의원을 따라 당에 남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탈당파 중 일부는 특정 정당에 몸담지 않고 무소속으로 남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선거 대결구도에도 격랑이 몰아치고 있다.
광주시장의 경우 민주당 7명, 현 국민의당 2명, 정의당, 민중당 후보까지 10명 안팎의 후보들이 링 위에 오른 가운데 국민의당 분당으로 민주당, 민평당, 미래당, 정의당, 민중당, 무소속으로 선거구도가 급속히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국민의당 후보로 거론됐던 김동철, 박주선 의원이 ‘미래당 옷’을 입고 출마할 지 관심사인 가운데 “반(反) 안철수 정서가 반(反) 미래당 정서로 이어질 공산이 커 미래당 후보로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남지사 선거는 민주당 이개호 의원과 노관규 전 순천시장, 민평당 박지원 의원, 미래당 주승용 의원 간 3자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가운데 장만채 전남교육감이 민주당 경선전에 뛰어들 경우 당내 빅 매치로 본선전도 예측불허가 될 공산이 크다.
여기에 민주당이 자유한국당과의 의석차가 4석에 불과한 점을 내세워 원내 1당 유지를 위해 현역 의원들의 출마 자제를 요구하고 나서 ‘선수 교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대진표는 매우 가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