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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서울역 고가 그린웨이 사업 남대문시장 상인, 중림동·회현동 주민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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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서울역 고가 그린웨이 사업 남대문시장 상인, 중림동·회현동 주민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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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9.2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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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현동과 중림동 지역간 단절, 보행수요 부족, 안전 등 문제점- 1인 시위, 반대 서명 날인 운동 등 전개<전국매일/서울> 서정익 기자 = 최근 서울역 고가를 뉴욕의 랜드마크가 된 하이라인 파크처럼 시민 보행공간으로 리모델링하겠다는 서울시의 발표에 대해 남대문시장 상인들과 중림동, 회현동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이들은 23일부터 서울역 고가 주변에서 1인 시위에 나섰다. 9월말부터는 반대 서명 날인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그리고 ‘서울역 고가 그린웨이 조성 반대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적극 저지에 나설 예정이다.공중철로로 1980년 폐쇄된 후 20년간 방치됐다가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 재생된 뉴욕 하이라인 파크와 도로 개념이 강한 서울역 고가의 현실이 다른데도 대체도로 없이 차량 흐름을 끊어 회현동과 중림동을 단절해 지역경제가 고사할 처지에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특히, 정책에 시민들의 참여를 최우선시하는 서울시가 막상 주변 주민들의 의견은 전혀 듣지 않은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문제 삼았다.김재용 남대문시장상인회장은 “주민참여, 주민참여 하면서 일방적으로 발표해 놓고서는 뒤늦게 우리한테 와서 협조를 부탁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언성을 높였다.1970년 건설된 서울역 고가는 교차로 기능의 다른 고가차도와 달리 남대문시장, 회현동 등 퇴계로축과 중림동, 마포 등 청파로와 만리재로를 연결하는 주요 간선도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노후화로 2006년 철거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D급 판정을 받아 중대형 차량의 통행이 전면 중지됐다. 지난해 감사원은 “서울역 고가의 바닥판 두께 손실이 심각해 붕괴가 우려된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그렇게 서울역 경관개선, 안전도 확보 등 철거 필요성이 대두됐으나 서울시 계획에 따라 대체도로 건설 이후로 철거가 연기됐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난 8월, 서울역 고가를 남대문로와 만리동을 잇는 녹지 공간으로 리모델링하겠다는 ‘그린웨이’ 사업을 밝혔다. 10월에 설계안 국제현상 공모를 실시하고, 2016년까지 완공한다는 일정까지 발표했다. 박원순 시장의 선거 공약이라는 이유에서다.이에 대해 김재용 상인회장은 “서울 서부권 주민들이 자동차든 버스든 서울역 고가를 통해 남대문시장을 찾는데 2차로에다 1km에 이르는 도로를 보행자 전용으로 하면 얼마나 이용하겠냐! 이는 아예 남대문시장보고 죽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그는 “2007년부터 수많은 전문가와 시민의 의견을 거쳐 2013년 서울역 고가 철거 및 대체도로(만리재로↔퇴계로, 4차로, 410m) 설치 계획이 수립됐는데 시장 공약이라고 하루 아침에 번복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울분을 토했다.김창숙 중림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서울역 고가의 차량 통행을 제한하면 연결 도로가 없어 지역간 통행이 단절돼 중림동의 지역경제 침체와 재산가치 하락을 우려했다.김 위원장은“가뜩이나 옛날 달동네 이미지가 강한 중림동이 주택재개발 등으로 부흥을 하려는데 도심과의 연결이 여의치 않다면 누가 이 동네로 오려고 하겠냐”며 “누구는 공원이 생겼다며 좋아하겠지만 중림동 주민들은 도심 속의 섬에 내동이친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또 그는 “연결도로도 미흡해 차량들이 우회가게 되면 남대문로와 세종대로, 염천교 등 도심지 주요 도로의 혼잡이 가중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가뜩이나 노숙자들이 많은 서울역 특성상 이곳이 노숙자들의 생활근거지로 전락하는 등 치안 문제와 보행자의 안전문제도 지적됐다. 또한 9m의 하이라인 파크와 달리 서울역 고가 높이는 17m에 달해 추락사고나 투신자살의 우려도 표출됐다.주민들의 반발에 맞춰 일부 전문가들도 서울역 고가 공원화를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건국대 강성중(디자인학) 교수는‘박원순식 청계천’으로 활용하기 위해 서울시가 부작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없이 조급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강 교수는 “뉴욕은 20년 넘은 숙성 기간을 거친 주민의 요구가 상향식으로 실현됐지만, 그런 기간없이 시에서 주도하는 계획이 같은 효과를 낼지 의문”이라며 “2016년까지 완성한다고 하는데 시장 임기 내에 끝내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김정후 런던대 JHK도시건축정책연구소장도 서울역 고가도를 철거하지 않고 공원화하는 사업은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소장은 “고가도로를 공원화하는 일은 서둘러 결정할 일이 아니다. 왜 철거를 하지 않고 남겨야 하는지, 남기기로 했다면 왜 그것이 공원이 되어야 하는지, 운영은 어떻게 하고 비용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 유행을 쫒듯 남의 성공 모델을 그대로 따를 것이 아니라 부지 조건과 상황을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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