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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인적쇄신·제도개선 등 성과 보여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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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인적쇄신·제도개선 등 성과 보여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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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6.1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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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매일신문 .>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낙점했다. 문 대통령은 박상기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검찰총장 임명제청 건을 보고받은 뒤 다음 달 24일 임기가 끝나는 문무일 검찰총장 후임에 윤 지검장을 지명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했다. 검찰 조직에서 좌천된 검사였던 윤 지검장은 2017년 5월 문 대통령 취임 직후 검사장 승진과 동시에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된 지 2년 만에 고검장들을 제치고 또다시 파격적인 인사를 통해 검찰 수장을 맡게 됐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으로 수사를 지휘하던 2013년 체포 절차 상부 보고 문제로 갈등을 겪다 직무배제를 거쳐 대구고검 등지로 좌천됐고, 이후 최순실 게이트 수사 때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참여한 바 있다.

 

윤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총장으로 임명되면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31년 만에 고검장을 안 거치고 총장으로 직행한 첫 사례가 된다. 문무일 총장보다 연수원 5기수나 후배로, 고검장 선배들을 제치고 조직 수장이 된 만큼 검찰 관례에 따라 적지 않은 검찰 간부들이 옷을 벗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 지검장의 총장 발탁은 현 정부에서 중점을 두고 추진한 적폐청산 수사에 대한 공로를 인정함과 동시에 검경 수사권 조정을 핵심으로 하는 검찰 개혁을 지속해서 밀어붙이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부정부패를 척결했고 권력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을 보였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윤 후보자가 현 문무일 총장보다 다섯 기수나 아래이니 기수를 뛰어넘는 파격 인사다. 윤 후보자가 총장에 취임하면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총장으로 직행하는 첫 사례가 된다. 검찰 관행상 적지 않은 간부가 옷을 벗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절의 과오로 비판을 받아 온 검찰에 파격적인 총장 발탁을 시작으로 인적 쇄신을 포함한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이 예상된다.

 

차기 검찰총장의 최우선 과제는 철저한 검찰 개혁의 완수다. 검찰에 대한 불신은 뿌리가 깊다. 권위주의와 독재 체제에서 권력의 하수인 역할을 한 부끄러운 과거는 차치하고라도 불과 10여년 사이에 벌어진 김학의 전 법무차관의 뇌물 수수 및 성 접대 의혹과 장자연 씨 사망을 둘러싼 부실 수사만 보더라도 개혁을 서둘러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흐지부지 수사의 배후에는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와 권력에 의한 외압이 있었다고 의혹을 산 끝에 재수사까지 벌였지만 핵심 의혹들을 규명하지 못한 채 여전히 의문을 남겼다. 검찰 수사 관행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검찰은 자체 개혁의 요구를 많이 받아 왔지만 '셀프 개혁'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새 총장은 개혁 과정에서 불거질 내부 반발에 추진력과 조정 능력을 발휘하는 등 과감한 인적 쇄신과 제도 개선을 통해 환골탈태하는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윤 후보자에게 적폐청산 수사와 관련한 야권의 공격과 개혁 의지에 관한 질문이 쏟아질 것이다. 문무일 현 검찰총장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등 논란이 돼온 검경수사권 조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돼 있다.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 견제 방안들은 많은 권한을 독점해온 검찰이 이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결과로 초래됐다. 신임 총장은 권력의 눈치를 보는 구태를 청산하고 정치적 중립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주권자인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벌써 야권의 공격이 거세다. 자유한국당은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독립성은 날 샌 지 오래라고 비판했고 바른미래당은 가장 전형적인 코드인사라고 날을 세웠다. 윤 후보자는 한 번 목표를 정하면 타협하지 않고 소신 있게 정면 돌파하는 '강골'이란 평가를 받는다. 2013년 국정감사장에서는 조직을 사랑하지만 사람에게 충성하지는 않는다고 발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치적 중립에 관한 우려를 불식하고 좌고우면하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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