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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동네 사진관 아저씨의 무료합동결혼 2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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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동네 사진관 아저씨의 무료합동결혼 2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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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3.2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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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청 인근 사진관 운영 김종명 씨- 87년부터 28년간 300여쌍 무료 합동결혼 주선<전국매일/서울> 서정익 기자 = 중구청 인근의 사진관을 운영하는 김종명(64) 씨는 28일에 있을 무료 합동결혼식 준비로 분주하다. 웨딩드레스 대여, 피로연 준비 등 그의 손을 거쳐야 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날 결혼을 하는 이들에게 준비 상황을 알려주는 것도 그의 몫이다.정신없다보니 막상 그의 본업중 하나인 사진 인화 작업은 아내 박선희(56) 씨가 도맡는다.이번 무료 합동결혼식은 28일 오전12시 중구구민회관에서 열린다. 결혼식을 치루지 못한 저소득층 5쌍이 모두의 축복 속에 웨딩마치를 울린다. 이 중 2쌍은 다문화가정이다.이처럼 김 씨가 무료 합동결혼식을 시작한 것은 지난 87년부터. 올해로 28년째를 맞았다. 1년에 1~2회 평균 10쌍 이상씩 지금까지 모두 300여 쌍에게 무료로 결혼식을 치러 줬다.원래 이 결혼식은 사단법인 21세기사회봉사회에서 80년부터 시작한 사업이다. 당시 300여명의 회원이 회비를 모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절이나 예식장, 회관 등에서 진행했다.1987년 봉사회 이사장인 이설산 스님의 소개로 김 씨가 이 결혼식 사진 촬영을 맡은 것이 인연이 됐다. 너무 취지가 좋아 이설산 이사장에게 자신도 함께 하겠다고 했다. 열심히 나서 중구구민회관을 예식장으로 마련하고 결혼식 준비를 도맡아 한 그의 열정에 결혼식은 어느덧 그의 몫이 됐다.결혼식 비용은 봉사회에서 일부 지원하고, 스냅사진(원판 3판), 비디오촬영, 액자, 드레스 준비, 신부 화장, 선물 등은 모두 그가 충당하고 있다. 한번 결혼식 할 때 마다 그가 내는 금액만 약 1000만원.“지금까지 수억원이 들어갔죠. 아마 그 돈을 모았으면 작은 아파트 한 채라도 마련했겠죠. 하지만 결혼식을 하며 좋아하는 그 분들의 모습을 보면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안들어요.”이런 남편의 모습을 보며 부인인 박씨도 1987년부터 결혼식 준비에 동참하고 있다.봉사에 대한 관심과 자부심이 늘면서 김 씨와 박 씨는 1998년부터 국제라이온스협회의 중구라이온스클럽에 가입해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그 사이 사진관 사업도 번창했다. 1989년부터 2010년까지 3곳에서 웨딩숍을 운영하기도 했다.하지만 김씨가 처음부터 자원봉사에 눈 뜬 것은 아니다. 군대 사단사령부에서 얼떨결에 사진병으로 재직한 것이 계기가 돼 평생 사진과 인연을 맺은 그는 고향인 충남 홍성에서 1968년 서울로 올라와 지금까지 중구 필동에서 살고 있다. 1980년 중구청 인근에 일지사진관을 연 후 먹고 살기 위해 열심히 사진관을 운영하느라‘자원봉사’에 대해 눈돌릴 겨를이 없었다. 1987년 무료 합동결혼식을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자원봉사라는게 너무 재미있어요. 하면 할수록 좋은 것 같아요. 이런 것을 왜 그때까지 몰랐었나 후회도 했어요.”김 씨의 꿈은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계속 무료 합동결혼식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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