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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나들목 AI방역, 실효성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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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나들목 AI방역, 실효성 있나
  • 한상규 충남서북부취재본부장
  • 승인 2014.04.23 0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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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와 가축위생연구소는 지난 1월 17일 전북 고창으로부터 시작해 전국적으로 확산된 조류인플루엔자, 고병원성 AI방역을 위해 연인원 51만6천여 명(발생지역 46만3천명, 비발생지역 5만 3천명)과 방역소독비로만 총480여억 원이 투입돼 차단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이중 전국고속도로 나들목(IC)수백 여 곳에도 방역초소가 설치돼 이곳을 지나는 승용차, 버스, 화물차 구분 없이 모든 차량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소독약을 살포하고 있어 차량운전자들로 하여금 불만의 목소리가 끊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병원성 AI차단 방역이란 본 취지에서 동떨어진 보여주기 식, 생색내기 식 방역이라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21일 충북 진천 소재 거위농장에서 AI 의심축이 신고됨에 따라 AI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AI 의심축 신고는 3월10일 세종시 부강면 산란계 농장이 마지막이었지만 이번 신고로 42일 만에 사실상 재발했다.

확진여부에 따라 상황은 달라지겠지만 AI 종식선언을 준비하던 방역당국은 침통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문제는 이번 의심축 신고도 끝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방역당국은 “신고농가 인근 1㎞ 지점에 미호천이 흐르고 최근까지 철새가 체류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그동안 신고건수로는 잡히지 않았지만 4~5차례 AI 의심축이 더 발견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병성감점으로 AI 의심축이 신고된 것은 방역체계가 작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이를 역으로 해석하면 방역체계가 작동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AI가 침투했다는 의미로밖에 해석 할 수 있다. 야외 평균온도가 25℃이상 유지되면 AI발생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학자들의 견해가 밝혀졌고 지난 7일 이후 14일 동안 AI의심 신고도 접수되지 않아 단계적으로 운영하던 AI 방역초소를 완전히 철수하려던 시점이라 방역당국의 당혹감은 더욱 감출 수 없다.

그동안 우리 국민들은 차량을 더럽히는 수모를 감수하면서까지 고병원성 AI방역이란 명분으로 아무 영문도 모른 채 전국고속도로 인터체인지(IC)와 주요도로 방역설치대에서 480여억 원이 투입된 소독약 세례를 받아왔다.

필자는 지난 22일 농림축산식품부 AI방역담당자와 충남도 그리고 지자체 방역담당자와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비효율적인 방역체계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자 “앞으로 GPS시스템을 도입, 현재 실시하고 있는 U자형 전체소독시스템을 없애고 가금류 운반차량만 선별소독 할 수 있는 거점식 방역체계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현 시점부터라도 개선하겠다니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나 왠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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