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데스크칼럼-어버이날을 보내며
상태바
데스크칼럼-어버이날을 보내며
  • 최재혁/지방부 부국장 정선, 태백담당
  • 승인 2014.05.08 01: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시니/ 두 분이 아니셨다면 이 몸이 살 수 있었을까/ 하늘 같은 은덕을 어찌 다 갚을 수 있겠는가 ….” 조선시대 정철(鄭澈)의 시조 ‘훈민가(訓民歌)’ 중 한 대목이다. 이처럼 부모의 은혜를 알고 효도함은 인간의 기본이다. 하긴 까마귀도 ‘효도’를 한다. 흔히 까마귀를 ‘반포조(反哺鳥)’라고 부른다. 까마귀 어미는 새끼를 낳자마자 산후통으로 눈이 먼다고 한다. 그래서 새끼들이 눈먼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준다는 것이다. ‘반(反)’은 되돌린다는 뜻이고, ‘포(哺)’는 먹이다는 뜻이니 반포는 받아먹은 것을 되돌려준다는 말로서 은혜를 갚는다는 의미다. 고사 ‘오조사정(烏鳥私情)’ ‘반포지효(反哺之孝)’의 유래다. 미물인 까마귀도 이럴진대 인간이 사람 도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어머니들도 우리들을 낳을 때 170여개의 뼈가 다 움직일 정도로 고통스럽고, 3말 8되의 응혈(凝血)을 흘리며, 8섬 4말의 젖을 먹인다고 하지 않는가.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효(孝)에 대하여 한번 생각해 보자. 뿌리 없는 나무가 없고 부모 없는 자식이 있을 수 없다. 낳아서 길러 주신 부모님의 은혜를 은고여천(恩高如天), 덕후사지(德厚似地)라고 하는데, 즉 은혜는 하늘같이 높고 그 은덕은 넓은 땅덩어리와 같이 두텁다는 뜻이다. 공자는 효제(孝悌)를 인의(仁)의 근본이라 하였고, 퇴계는 효를 백가지 행동의 근원이라고 했다.효에는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첫째는 양구체(養口體)의 효이고 둘째는 양지(養志)의 효이다. 양구체의 효는 육체적으로 쾌적하게 해드리는 것으로 용돈도 풍성하게 드리고 맛있는 음식과 좋은 옷으로 섬기는 것을 말하고, 양지의 효는 정신적으로 안락하게 해드리는 것으로 비록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할망정 항상 마음을 편안하게 해드리는 효도를 말한다.공자는 오늘날의 효는 요컨대 맛있는 음식으로 구미를 맞춰 드리고 값진 의복을 해드려서 겉으로 화려하게 보이려고 하나 그것보다 부모의 뜻을 받들어 정신적으로 안락하게 해드리는 것이 더 극진한 효도라고 했다.역사적으로 우리 조국을 위해 가장 충성한 장군은 이순신 장군이다. 23전 23승의 세계 전사에 길이 남는 이순신 장군. 충무공은 명량해전에서 13척의 배로 333척의 왜군을 무찌르는 세계 해전사에서 길이 남는 전과를 세웠다. 공은 ‘필사즉생(必死卽生) 필생즉사(必生卽死)’라는 글귀를 남겼다. 게다가 성웅 이순신 장군은 나라에 대한 충성심도 뛰어나지만 어머니에 대한 효성도 지극했다.난중일기에서 보듯이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무렵 그의 어머니는 78세였고 충무공은 50세를 넘어서 지천명(知天命)이었다. 충무공은 늘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문안을 드렸으며 어머니의 소식만 듣고도 반가워하고 며칠만 소식이 끊겨도 걱정하였다. 4월 11일 일기에는 새벽 꿈이 몹시 뒤숭숭하였다. 병 드신 어머니를 생각하니 마음이 괴롭고 눈물이 난다라고 쓰여 있다. 그의 어머니에 대한 충무공의 지극한 효성은 나라에 대한 충성으로 이어졌고 왜군의 침범 앞에서 목숨을 다하여 싸우고 장렬한 순국을 맞은 것도 부모에 대한 효성의 바탕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최고의 명문가 중 한 집안을 꼽으라면 성주 이씨 가문이다. 충무공 이순신과 율곡 이이는 19촌으로 나이는 율곡이 9살 많지만 충무공이 아저씨뻘이다. 율곡도 충무공 못지않게 효성이 지극했다. 율곡은 11세 때 아버지 이원수가 병환으로 눕자 팔을 찔러 피를 마시게 하였고 사당에 가서 쾌유를 빌기도 하였으며 16세 때 어머니가 별세하자 너무 상심하여 3년 동안의 시묘살이 후 금강산에 들어가 불교에 심취하기도 했다. 다산 정약용은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독서와 학문을 강조했으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간에 우애 있게 지내는 것이라고 했다.그럼 효의 본질은 뭘까. 공자는 부모를 공경하고 부모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드리는 것이고, 정약용은 어버이를 섬기는 일은 부모의 뜻을 거역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듯이 부모의 뜻에 따르는 것이다. 최종적인 효는 자식이 이름을 날려 부모의 명예를 빛나게 하는 것이고, 가장 불효는 자식이 잘못을 저질러 부모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이다.불교경전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은 부모의 은혜가 한량없이 크고 깊음을 강조하며 그 은덕에 보답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부모의 은혜를 크게 열 가지(十大恩)로 나누고 있다. ① 품고 지켜 주는 은혜(懷耽守護恩) ② 해산 즈음 고통을 이기시는 어머니 은혜(臨産受苦恩) ③ 자식을 낳고 근심을 잊는 은혜(生子忘憂恩) ④ 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을 먹이는 은혜(咽苦甘恩) ⑤ 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누이는 은혜(廻乾就濕恩) ⑥ 젖을 먹여서 기르는 은혜(乳哺養育恩) ⑦ 손발이 닳도록 깨끗이 씻어주시는 은혜(洗濁不淨恩) ⑧ 먼 길을 떠나갔을 때 걱정하시는 은혜(遠行憶念恩) ⑨ 자식을 위해 나쁜 일까지 짓는 은혜(爲造惡業恩) ⑩ 끝까지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 주시는 은혜(究意憐愍恩) 등이다. 지난 8일 ‘어버이의 날’이다. 부모의 은혜를 생각한다면 아들·딸은 아버지를 왼쪽 어깨에 업고, 어머니를 오른쪽 어깨에 업고서 수미산(須彌山)을 백 번 천 번 돌아도 그 은혜를 다 갚을 수 없다고 하잖은가. 백행의 근본인 효도를 실천해야겠다. 그것도 부모님 살아계실 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