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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칼럼-"선거를 앞둔 광주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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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칼럼-"선거를 앞둔 광주가 즐겁다"
  • 대기자/호남취재본부장
  • 승인 2014.05.28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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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장 선거는 향후 안철수 대표의 위상을 포함한 당내 권력구도의 결정적 요인이자 결과에 따라 새정치연합의 유지와 붕괴의 갈림길이 될 수 있는 사안이다.“이번 기회에 무소속 후보를 당선시켜 광주시민을 우습게 보는 민주당을 혼내줘야 한다”,“전략공천은 기분 나쁘지만 민주당 후보가 훨씬 더 참신하고 개혁적이더라”,6.4지방선거를 1주일여 남겨놓고 새정치민주연합을 민주당으로 부르는 광주시민들이 선거의 재미에 푹 빠졌다. 흥행으로 치면 그야말로 ‘대박’이다. 지방자치제 실시이후 지금까지 치러진 다섯 번의 선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현상이다. 광주시민들이 선거의 들러리에서 선거의 주체가 된데 따른 기쁨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략공천에서 비롯되고 있다.새정치연합의 윤장현 후보에 대한 전략공천에 반발해 강운태. 이용섭후보가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선거열기에 불을 지폈다.월요일이던 지난 26일 강운태 후보가 이용섭 후보와의 단일화 싸움에서 승리함으로써 이제 광주시장 선거는 새정치연합과 무소속의 2파전으로 사실상 굳혀졌다. 더구나 새정치연합의 윤 후보와 무소속 강 후보가 백중세를 보이면서 광주시장 선거는 전국적 관심 선거구로 급부상하고 있다.후보 단일화로 일단 기회를 거머쥔 강 후보측에서는 새정치연합의 광주시장 전략공천을 광주시민에 대한 폭거라며 시민들의 자존심을 파고들고 있다. 강 후보측은 또 후보단일화의 경쟁 상대였던 이용섭 전 의원을 선대본부장으로 영입해 고구마 줄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새정치연합으로서는 위기다. 광주시장 선거의 승패는 단순히 광역 단체장 한 자리의 승패에 머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광주시장 선거는 향후 안철수 대표의 위상을 포함한 당내 권력구도의 결정적 요인이자 결과에 따라 새정치연합의 유지와 붕괴의 갈림길이 될 수 있는 사안이다.새정치연합은 이에 따라 광주의 승리가 정권교체의 기반이라는 점과 변화의 바람으로 광주를 바꿔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가고 있다. 물론 선거때마다 사용한 논리이지만 광주시장 선거는 단순히 시장 한 사람을 바꾸는 선거가 아니라 광주의 승리는 정권교체의 교두보라고 호소해가고 있다. 광주시장 선거를 마치 대통령선거 치르듯이 중앙당 차원의 총력지원을 펼치고 있다. 시민들은 요동치는 선거판의 관심만큼 딜레마에 빠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첫 번째는 후보들에 관한 고민이다. 새정치연합의 윤장현 후보의 경우 지역사회에서 낮은 걸음으로 봉사해온 참신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과 의사인 윤 후보는 오랫동안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해오면서도 선민의식이나 공명심에 빠지지 않고 정치권과 일정거리를 둬 온 점을 높이 평가 받고 있다. 기존 정치권에 식상한 시민들에게는 참신성을 인정받고 있다. 반면 중앙정치권이나 정부와 인적 네트워크가 없는데다 행정경험까지 전무, 지역발전 부문에 이르면 쉬 고개를 끄덕일 수만은 없다. 반면 무소속 강운태 후보는 관선시장과 민선시장은 물론 장관과 국회의원 경력까지 화려한 이력을 평가받고 있다. 그는 또 민선시장 직전, 광주남구에서 당시의 민주당 후보를 물리치고 무소속으로 당선된 경험까지 안고 있다.하지만 그가 지난 민선시장 4년 재임동안 각종 혐의로 검찰의 광주시청 압수수색을 5번이나 지켜본 시민들에게는 고민의 대상이다.그래서 시민들은 윤 후보가 강 후보에 대해 “광주의 리더쉽에 맞지 않는 구태다”라는 주장에도 고개를 끄덕이고, 반대로 강 후보가 윤 후보에 대해 “중앙당의 밀실야합으로 탄생한 낙하산이다”라는 구호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광주의 두 번째 딜레마는 전국적 정치상황과 맞물리고 있다.우선은 야권의 핵이나 다름없는 광주시장 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이 무소속 후보에게 질 경우 새정치연합은 급격히 붕괴될 것이고 이는 야권의 무력화로 이어진다는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이는 새정치연합의 ‘읍소’전략이기도 하지만 선거 때마다 전국상황을 감안한 전략적 선택을 해온 광주의 고민이다. 반대로 이번 광주시장 선거가 그동안 일당체제에 안주해온 새정치연합에게 변화를 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을 시민들은 잘 알고 있다. 그 기회를 살려 광주에서 정치가 있게 하고 선거가 있게 하자는 주장은 물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선거결과에 따라 새정치연합은 물론 나아가 대한민국의 정치판도에 까지 파장을 가져올 광주시장 선거를 앞두고 시민들의 행복한 고민은 이래저래 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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