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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존경받는 조합장이 탄생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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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존경받는 조합장이 탄생 되길 기대한다
  • 최재혁 지방부 부국장 정선담당
  • 승인 2015.02.26 0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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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권력과 인간의 속성에 대한 동서고금의 일치된 통찰이다. 그래서 민주국가는 돈과 사람(인사) 등을 좌지우지하는 권력을 잘게 쪼개고, 서로 견제하게 한다. 어항 속의 금붕어처럼 만들고, 성과를 평가하여 선거로 심판한다. 그런데 권력을 충직하고 유능하게 만드는 장치는 부실하고 대충 바보가 해도 그리 표 나지 않고 오직 재미 볼 일만 가득하다면? 그런 선거가 과열 혼탁 부정으로 얼룩지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충남 논산의 한 농촌 마을이 발칵 뒤집혔다. 농협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한 후보가 100여 명에게 6000만원대의 돈 봉투를 돌리다 적발됐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돈을 받은 사람은 50배를 토해내야 한다. 작은 마을에 무려 30억원의 과태료 폭탄이 떨어진 셈이다.오는 3월 11일 실시하는 제1회 전국 동시 조합장선거가 다가오면서 전국 곳곳에서 돈 봉투가 뿌려지고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등 혼탁 과열 양상이다.이번 전국 동시 조합장선거는 농·축협 1117곳과 수협 82곳, 산림조합 129곳 등 전체 1328곳에서 치러진다, 투표권을 가진 조합원은 280만8000여명에 달한다.출마 후보자만 4000여명이나 돼 이들이 한꺼번에 선거전에 나서면서 검·경과 선관위 등에 초비상이 걸렸다.그동안 조합장 선거는 각 조합별로 연중 실시돼 인력·예산 등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었고, 조합별 법규나 정관 등 규정이 서로 달라 체계적이고 통일적인 선거관리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 이에 통일된 법을 제정해 선거일을 법정화하고 명부작성·후보자 등록기간·선거운동 방법 등을 표준화해 효율적인 선거관리를 하기 위해 이번에 처음으로 전국동시 조합장 선거가 열리게 됐다.전체 조합장을 동시에 뽑는 건 사상 처음이다. 그동안 제각각 치러지던 선거를 통합해 관리하면 부정 시비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재까지 상황만 놓고 보면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조합장이 선거에서 금품을 뿌리는 이유는 임기 4년 동안 막강한 권한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조합장이 되면 1억원 상당의 연봉을 받고 직원 인사권을 갖는다.싼 이자로 융자되는 각종 지원금 집행과정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농어민들은 시장·군수보다 조합장의 ‘한 말씀’을 더욱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매번 부정선거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너도나도 조합장 선거에 매달리는 이유다.들뜬 분위기 속에 부정선거가 극성을 부릴 가능성이 높다.이대로 끝까지 가다가는 선거가 끝난 뒤엔 무더기 형사처벌과 당선 취소가 잇따르면서 더 큰 혼란이 빚어질 것이 우려된다.우리 선거문화가 50년 전 ‘막걸리 선거’, ‘고무신 선거’에서 벗어나지 못해 개탄스럽기 그지없다.전국동시조합장 선거제도는 상당부분 시급히 손질해야 한다. 우선 후보자들이 합동토론회·정책설명회를 할 수 없도록 막아 놓은 법부터 바꿔야 한다.조합장선거는 조합원의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선거로서 유권자가 한정돼 지방선거나 총선 등 다른 선거와 달리 정견이나 정책을 중심으로 후보자를 선택하기 보단 학연·지연·혈연 등에 의한 조합 내 연고를 중심으로 투표하는 성향이 강하다.하지만 금품이 오가는 것은 기본적으로 후보자들과 유권자인 조합원들이 바로잡아야 할 과제다.돈으로 당선되면 조합을 운영할 때 조합원 이익보다 뿌린 돈을 회수하는데 관심을 두게 되는 사실을 조합원 스스로 깨닫고 깨끗하게 조합장을 뽑아야 한다.조합장이 되면 ‘농어촌의 제왕’이라고 불릴 정도의 막강한 권한과 연봉 등을 받는다. 하지만 조합장은 권력이나 출세가 아닌 진심으로 농민을 위하고 농협을 살리는데 앞장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작이 중요하다. 이번 선거가 그 어느 선거보다 공명정대하게 치러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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