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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투-환경 설계를 통한 범죄 예방에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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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투-환경 설계를 통한 범죄 예방에 관심을
  • 임무기 <충남 서산경찰서 성연파출소장>
  • 승인 2014.01.23 0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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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죄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무엇일까?라는 물음에 ‘부정적 환경 제거’라는 대답 대신 대부분의 사람들은 ‘검거’라는 대답에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범죄로 인한 피해는 회복될 수 없기 때문에 검거보다는 예방이 최선책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셉테드,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 건축설계기법을 셉테드(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라 한다. 건물 계단 벽면을 유리로 시공해 밖에서도 안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하거나 공원에 높고 울창한 나무 대신 낮은 나무를 심어 시야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아파트, 학교, 공원 등 도시생활공간의 설계 단계부터 범죄를 예방할 수 있도록 안전시설과 수단을 적용한 건축설계를 말한다. 이 같은 설계기법은 1970년대 초 미국의 오스카 뉴먼이라는 학자에 의해 대중에게 관심을 받게 됐고, 뉴먼은 실제로 셉테드를 적용해 설계한 프로젝트 마을을 통해 환경설계만으로도 범죄가 예방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 보였다고 한다. 이후 셉테드(CPTED)는 여러 나라에서 활용하게 됐고,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활용 방안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범죄 예방활동에 소극적인 면이 없잖아 있다. 범인 검거도 중요하지만 범죄 예방활동이야말로 부족한 경찰력을 메우기 위한 최상의 방법일 것이다. 경찰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2011년도 범죄 건수 총 61만 8721건 중 단독·공동주택지에서 발생한 게 73%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즉, 주거환경에 영향을 받는 범죄가 절반을 훨씬 넘는다는 통계에 관심을 가질 필요성이 있다. 또 흉악범죄의 공간적 특성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범행 장소 상당수가 폐가나 후미진 골목에서 범죄가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오원춘의 범행 장소 역시 후미진 골목에서 일어났다. 셉테드가 첫 시범 도입된 경기도 부천시 고강·심곡동 주택단지의 경우 CCTV와 밝은 조명 설치만으로도 범죄율이 20% 이상 줄어들었다. 범죄 예방 디자인이 적용된 뒤 서울 마포구 염리동의 모습은 180도 바뀌었다고 한다. 늘 불안하던 골목길은 언제나 쉽게 다닐 수 있는 산책길로 탈바꿈했다. 서울시가 2012년 10월과 지난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염리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개월간 주민 자신과 가족에 대한 범죄 두려움은 각각 9.1%, 13.6% 줄어들었다는 소식은 반갑기 그지없다. 부산경찰청에서는 지난 16일 부산 16개 구·군에 1곳씩, 모두 16곳에 맞춤형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셉테드 행복마을’을 조성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했다는 훈훈한 소식이 새해부터 들려오고 있다. 셉테드가 어렵고 돈이 많이 드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페인트색 하나만 바꿔도, CCTV가 있다는 표시만 해도 범죄가 예방된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셉테드와 같은 범죄 예방을 위한 국가적 대형 프로젝트가 필요한 시점이다. 범죄예방을 위한 시스템 마련에 주저할 이유가 없다. 치안질서 확립은 경찰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라는 점을 널리 인식했으면 한다. 경찰은 물론 온 국민이 힘을 모아 범죄 예방을 위한 도시환경 조성에 적극 나섰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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