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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투-원칙이 거부되는 사회의 상식과 양심으로 돌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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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투-원칙이 거부되는 사회의 상식과 양심으로 돌아가야
  • 권준철-충남 보령경찰서 112상황팀장 경감
  • 승인 2014.05.21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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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사고가 있은 지 한 달이 넘었다. 온 나라를 누르던 침울한 기운이 장기화 되고 있지만 언제까지 우울해 할 수 만은 없다. 대통령도 해경해체 등 조직정비를 약속했다. 이제 다시 일어서야 한다. 그러나 반성 없이는 회복도 없다. 참사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어른들’이 비통한 심정으로 반성해야 한다.우리사회는 근대화를 통해 경제적으로는 급성장했으나 정신은 어린 아이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 사회엔 금전만능주의가 팽배해져서 돈이면 안되는 게 없다는 인식이 만연해 있고, 종교를 돈 버는데 이용하는 자까지 생기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되어왔다. ‘빨리빨리’ 정신은 ‘대충대충’으로 이어져 원칙을 무시한 증축, 과적, 고박도 하지 않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으며 ‘관피아’로 인한 총체적·구조적 문제점들이 산적해 있었다. 선장과 일부를 제외한 선원들은 직업정신도 없었고, 구조·구난이 주 업무인 해경은 자신들의 임무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듯 한 어이없는 태도를 취했다.우리는 어려서부터 학벌과 연봉이 중요하다고 배웠지, 과정이나 직업정신 따위엔 관심 자체가 없었다. 원칙대로 하려는 사람이 있으면 유도리가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했고, 자신이 사회에 적응력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자만했다. 참사는 이 사회에 만연된 안전불감증과 준법불감증, 책임감부재, 이기적 사고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112에 허위신고를 하는 사람도 비슷한 부류다. 경찰의 단속에 불만을 가진 사람은 남이 피해를 입던 말든 보복성으로 전화를 건다. ‘더불어 사는’ 시민의식은 실종된 지 오래다. 그로 인해 막대한 경찰력의 낭비는 둘째이고 그 순간 1초가 절실한 범죄 피해자는 도움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이는 경찰력과 같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이다. 진정성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가 되어 우리의 시민의식이 지금의 경제수준에 맞춰질 때 국민은 진정한 민주주의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원칙이 거부되는 사회는 상식과 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보령경찰서 112상황팀장 경감 권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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