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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투-‘관공서 주취 소란난동행위, 잘못된 버릇은 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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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투-‘관공서 주취 소란난동행위, 잘못된 버릇은 없애야...’
  • 김재진 경기 부천원미경찰서 생활안전계장
  • 승인 2014.10.29 0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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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술은 약이고, 음식이었다. 신하들은 임금이 매일 술을 마시지 않으면 몸을 상할까 염려하여 술을 강권하였고, 세종대왕처럼 술을 싫어한 임금에게는 이것이 고역이었다고 한다.백성들에게도 술은 몸의 기운을 북돋우는 먹는 약이요 음식이었다.이렇듯 조선시대에는 술을 마시는 풍조가 널리 퍼져 있었는데 지금의 우리에게도 이러한 점은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다. 어찌 보면 인간과 술이 있는 한, 취해 싸우고 행패를 부리는 일은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으며, 미래에도 있을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하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예전에 없던 나쁜 버릇이 하나 생겼다.바로 술에 취해 관공서에서 행패를 부리는 일이다. 과거 우리 선조들이 술에 취해 관공서에서 행패를 부렸다는 일은 들어본 적도 없다. 더욱이 현재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나라들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오직 대한민국에서만 있는 희귀한 일이 되어버렸다.이러한 관공서 주취 소란난동행위는 술에 관대한 사회분위기, 법 경시풍조, 군사정권을 거친 국민에게 생긴 공권력에 대한 불신 등 다면적인 이유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문제를 그냥 넘기기에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의 낭비와, 선의의 국민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본다는 것이 문제다.지구대에서 근무하는 일선 경찰관에게는 주취자를 상대하는 업무 그 자체가 곤혹이다. 게다가 관공서에까지 찾아와서 행패를 부리는 사람은 직무 스트레스의 대표적 원인이 된다. 비단 경찰관서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2013년 5월 경범죄처벌법이 개정된 이후에도 시청, 구청, 동사무소, 119구급대 등 우리가 알고 있는 관공서에서는 행패, 소란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경찰은 이러한 잘못된 문제를 바로잡고자 관공서 주취 소란난동행위에 대해 형사처분은 물론이고, 민사소송을 병행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국민 의식의 변화이다.조선 제21대 왕 영조는 술이 사람을 미치게 하고, 착한 사람을 악한 사람으로 만들어 각종 범죄에 빠져들게 하는 “광약(狂藥)”이라고까지 하면서 술을 함부로 마시지 말고 절주하라고 당부하였다고 한다.과거 선조의 지혜를 본 받아 절제하는 음주문화와 법질서를 존중하는 시민의식이 정착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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