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발생한 ‘독일 폭스바겐社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사건’에 따른 충격 여파는 아직도 현재진행 중이다. 이번 일로 인해 세계 제일의 자동차회사인 폭스바겐社의 존립이 불투명하다거나, 클린디젤의 허상이 밝혀짐으로써 디젤자동차 시장이 위축되어 세계경제 침체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이번 사태로 인해 세계최고의 기술력과 신뢰도를 자랑하던 독일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신뢰경영의 중요성이 재차 부각되고 있다.
모든 일에는 명(明)과 암(暗)이 있듯이 그동안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의 방향에 대한 논의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기차·하이브리드차 진영이 클린디젤차 진영보다 한발 더 앞서게 되었다. 주된 전기 생산방식인 화력발전 과정에서 발생되는 수많은 대기오염 물질을 비판하던 클린디젤차 진영이 이번 배출가스 조작으로 인해 그 명분을 잃었기 때문이다. 다만 화력발전에 따른 오염물질 발생은 전기차·하이브리드차 진영이 극복해야할 과제로 여전히 남아있다.
폭스바겐社의 이번 조작사건은 국내 원자력산업에 있어서도 일정부분 시사(示唆)하는 바가 적지 않다. 우선 친환경발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해배기가스 배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원자력발전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다. 특히 클린디젤차의 빈자리를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이 대체하는 과정에서 보다 더 친환경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문제가 당면과제로 대두될 것이고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원자력발전이 각광받게 될 것이다. 한편, 이번 사건은 세계최고의 기업일지라도 기술력을 맹신하거나 기업운영을 불투명·반윤리적으로 하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음을 원자력산업에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일깨워주고 있다. 대국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원자력산업의 더 많은 자구노력이 이번 일을 계기로 계속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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