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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핵심은 책임 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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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핵심은 책임 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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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12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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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양국은 11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10차 국장급 협의에서 기존의 뚜렷한 입장차를 거듭 확인하면서도 이견을 좁히기 위한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약 2시간 동안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이뤄진 10차 국장급 협의에는 우리 측에서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 국장이, 일본 측에서는 이시카네 기미히로(石兼公博)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각각 대표로 나섰다. 이번 협의는 지난 2일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첫 정상회담에서 '가능한 조기 타결을 위한 협의 가속화'에 합의한 이후 처음으로 열렸다는 점에서 특별히 주목을 받았다. 정부 당국자는 협의 직후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 접점 모색을 위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혀 한일간에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인식차를 재확인했음을 시사했다. 이시카네 국장은 일본언론에 "이 문제(군위안부 문제)가 일한관계 발전에 장해가 되고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입장 속에서 접점을 찾는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일본 측은 위안부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법적으로 해결됐는 주장을 다시 확인하면서 '법적 책임'이 아닌 인도주의적 차원에서의 접근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위안부 문제는 반인도적 불법행위이기 때문에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고,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이 남아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고 강조했다. 이날 협의에서도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을 거론하며 피해자들과 우리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해법 제시를 요구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도 "심도있고 유익한 협의를 했으며,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조금씩 조금씩 목표를 향해서 움직이고 있다고 보면 된다"면서 "가급적 빠른 시기에 차기 회의를 개최하기로 하고 구체적 날짜는 외교 경로를 통해 협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측이 최근 우리 측에 해법제시를 요구한 것에 대해 "10차까지 협의를 해오면서 조금씩 조금씩 모양을 갖춰가고 있다"면서 "공이 여기 있고 저기 있고 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한일 정상회담 이후 일본 측의 태도변화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 "좀더 협의를 계속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협의에서 우리 측은 한일 정상회담 이후 일본 언론을 통해 "부정확하고 왜곡된"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강한 유감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한일 정상회담 때 대화 내용을 밖에 알리지 않기로 하자고 한 그런 내용까지 보도되는 것은 상당히 자가당착이고 모순된 행태"라면서 "사실과 거리가 먼 내용을 왜곡해서 언론에 흘리는 고질적인 행태이고, 국제사회에 일본 외교 행태의 민 낯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본 측은 위안부 소녀상의 철거와 위안부 문제의 '최종 해결 보장'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위안부 협상은 큰 틀에서 보면 일본의 사죄, 법적 책임 인정, 배상 문제 등 세가지 갈래로 논의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인정 문제가 가장 난제라고 한다. 일본 언론이 법적 배상이 아닌 인도적 지원 성격의 과거 아시아여성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부쩍 띄우는 것도 법적 책임을 명시하지 않고 모호성을 띤 채 문제를 풀어보겠다는 일본 측의 노림수로 보인다. 그러나 만약 일본 언론의 보도가 일본 정부의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면 이는 지난 2012년 사사에 겐이치로 당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마련한 것으로 알려진 '사사에 안'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당시 이 안을 거부했던 우리가 지금에 와서 수용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합의를 위한 합의는 어정쩡한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고, 이는 해결이 아닌 또 다른 문제를 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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