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향군, 대대적 개혁 시급하다
상태바
향군, 대대적 개혁 시급하다
  • .
  • 승인 2015.12.02 10: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임수재 혐의등으로 조남풍(77·육사 18기) 재향군인회장을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조윤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조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올해 4월 취임을 전후해 사업 관련 이권을 대가로 향군 산하 기업체의 납품업체에서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취임 후에는 산하 기업체 및 기관장 선임과 관련해 향군 내부 인사들로부터 인사 청탁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도 있다. 조 회장이 챙긴 금액은 총 5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납품과 관 금품을 건넨 사람 중에는 중국 고위직 인사의 조카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향군 이사 대표와 노조 등으로 이뤄진 '향군 정상화 모임'은 올해 8월 선거법 위반, 배임·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조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달 두 차례 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2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회장은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떠나면서 "담담하다"는 심경을 밝히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지난 7월 국가보훈처 감사에서는 조 회장의 비리에 대한 더욱 기막힌 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이른바 신주인수권부사채(BW) 사건으로 향군에 수백억 원의 재정손실을 입힌 최모 씨의 측근 조모 씨를 조 회장이 무리하게 경영본부장에 임용했고, 조 본부장은 이후 향군과 최 씨 간 소송에서 최 씨에게 유리한 판결이 나오도록 채권금액을 조작하는가 하면 심지어 향군 명의로 최 씨에 대한 탄원서까지 제출하려 했다는 것이다. 자기 조직에 해를 끼친 사람을 돕기 위해 조직의 수뇌가 온갖 짓을 다 한 셈이다. 향군 노조는 조 회장이 지난 4월 선거에서 최 씨로부터 거액의 선거자금을 지원받았고 그 대가로 조 씨를 경영본부장에 임명하는 등 최 씨를 도우려고 발벗고 나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해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
조 회장은 국정감사에서 자신에 대한 비리 의혹이 불거질 것에 대비해 해외출장을 가는가 하면,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산하기관 2곳에 대한 전격 감사를 벌이기도 했다. 검찰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사람들에 대한 '보복 감사'였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과거 군 사조직인 '하나회' 출신으로 보안사령관을 역임한 조 회장의 이런 안하무인격 행태가 그의 시대착오적 사고에서 비롯된 것인지, 뭔가 믿는 구석이 있어서 그런 것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보는 이를 참담하게 한다. 재향군인회는 서울 잠실에 41층짜리 회관을 보유하고 10개의 산하기업을 거느리는 등 재벌급 위상을 과시해 왔다. 정부 지원에 힘입어 중앙고속과 철도객차 청소용역사업, 군대 불용품 처리 사업, 통일 전망대와 휴게소 사업 등 대부분 땅 짚고 헤엄치기 식 사업을 통해 연간 4천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게 향군이다. 정부지원금을 별도로 받으면서 각종 사업에서 특혜를 받아온 향군이지만 어이없게도 5천500억 원이 넘는 빚을 지고 있다. 전문성 없는 퇴직 장성들이 회장으로 앉아 있으면서 수백억 원씩의 투자 손실을 본데다 내부 감시장치가 허술해 직원들의 횡령 비리가 끊이지 않는 부실 경영이 향군을 빚더미에 올려놓은 것이다. 향군의 대대적인 개혁이 시급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