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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공평하고 정의로운 포항시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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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공평하고 정의로운 포항시를 기대한다”
  • 박희경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 승인 2015.12.2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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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가 예산 지원 전제조건인 입장료 폐지 약속을 지키지 않은 포항 보경사에 문화재와 무관한 시설 보수를 위해 거액의 예산을 지원키로 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포항시의회도 담당 상임위에서 전액 삭감한 예산을 증액해 예결위를 통해 부활시켜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비난을 자초 하고 있다. 포항시는 포항 북구 송라면 보경사에 내년에 국비 7억7650만원 등 11억2500만원의 예산을 지원키로 했다. 문화재인 보물 제1868호 적광전 방재설비에 2억4000만원, 적광전 정밀실측 2억 원, 적광전 경비 인력 배치 5500만원, 보물 제252호 원진국사비 보존처리 3000만원 등 이다. 문제는 이중 6억 원이나 되는 예산이 문화재와 전혀 상관이 없는, 승려들의 수양공간인 ‘원응료’ 개축 설계비라는 것이다. 원응료 개축 설계비는 이전에도 문화재관람료를 징수하고 있는 보경사에 문화재와 무관한 시설을 위해 지원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예산 지원은 가히 파격적이다.당시 포항시의회는 보경사가 성인 기준 1인당 2500원인 문화재관람료를 받지 않을 경우 예산 집행한다는 조건으로 5억 원을 반영했다. 하지만 보경사 측은 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이에 시는 예산집행을 보류했다. 하지만 보경사 측은 이번에도 문화재관람료 징수 계획은 종전대로 놔 둔채 되레 1억 원을 더 올려 6억 원을 요구했다. 이에 포항시는 아무런 조건도 달지 않고 그대로 내년 예산안에 반영해 의회에 넘겼다. 포항시의회 담당 상임위원회인 자치행정위원회는 격론 끝에 전액 삭감했다. 하지만 지난 18일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에서 삭감된 예산안을 자치위로 되돌려 보냈고, 삭감된 사업비는 부활해 결국 예결위를 통과했다. 이 과정에서 보경사 측이 시의원들에게 도자기세트를 선물해 문제가 되고 있다. 황금색 보자기에 싸인 이 도자기는 한때 버젖히 의원들 책상위에 가지런히 올려져 있기도 했다고 하니 말문이 막힌다. 명분이 부족한 예산을 지원해 논란이 되고 있는 시기에 이 예산이 지원될 사찰로부터 도자기를 선물 받았으니 뇌물을 받고 예산을 통과 시킨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이는 건 당연한 이치다. 일부 시의원들의 말을 빌리면 지난달 말 포항시의회 의장단 일행이 보경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사찰 측이 시의원 1인당 1세트씩 모두 32세트의 도자기를 전달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이칠구 의장도 있었다. 일부 시의원들은 이런 걸 왜 받아왔느냐고 핀잔을 주고 되돌려주었지만 대부분의 의원들은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명백한 사안임에도 일부 의원들은 억울해 하고 있다는 전언이고 보면 참 양심 없다는 생각이 든다. 시의회에서 얼마 전 내연산 단체 산행 후 의장단과 몇몇 의원들이 인사차 방문했다가 작은 선물로 받은 것으로, 스님이 직접 빚어 만든 도자기로 고가품이 아니라는 이유다. 맞는 말이다. 의원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에게는 고가품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이 도자기를 제공한 보경사 측으로서는 그렇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다. 스님이 직접 만든 도자기다. 그를 신봉하는 불자가 이 도자기를 사려한다고 생각해 보자. 가격을 얼마쯤 매길 수 있을까. 또 이 도자기 1점 값이 10만원이라고 가정해보자 32명의 의원에게 주어졌으니 320만원이 된다. 전국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천년고찰 보경사 스님이 빚은 도자기가 10만원에 거래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도 생각해 봐야할 문제다.
배 밭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마라 라는 속담이 있다. 이같이 민감한 시기에 하지 말아야할 짓을 했으니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포항경제정의실천연합도 성명을 통해 포항시와 포항시의회가 특정사찰에 수십억원의 예산을 편성한 것에 대해 선심성이며 뇌물성 예산이라고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포항시와 포항시의회는 내년 예산 중 수십억원을 보경사와 오어사에 지원을 하기로 했는데 특히 보경사의 경우 입장료 폐지를 전제로 한 것으로 포항시는 이를 알면서도 포항시장의 선거를 의식한 예산 편성을 강행했고 보경사에서는 이 약속을 전혀 지키지 않았다며 선심성예산에다 뇌물성 예산이라는 주장이다.또 예산편성을 확정하는 과정에 다수의 시의원들이 보경사로부터 도자기를 선물로 받은 사실이 있다는 것은 명백한 뇌물수수와 다름이 없는 행위이며 이런 뇌물을 받고 예산을 증액한 것에 대해 포항시의회는 진심어린 반성과 함께 이번 사태에 대해 포항시민들에게 사과 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어 포항시의회에서 뇌물을 받고 예산을 증액한 것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포항시민들을 더 힘들고 고통스럽게 하는 일이라며 포항시도 특정사찰에 대한 터무니없는 예산 지원을 중지하고 소모성 축제행사에 예산을 낭비하고 고용창출 하나 없는 포항시행정을 깊이 반성해야한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특히, 이강덕 시장 취임 후 남발하는 종이 조각에 불과한 MOU체결만 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청년일자리 확보와 고용창출을 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에 더 깊은 고민과 노력을 해야 한다며 새해에는 포항시민들을 위한 공평하고 정의로운 포항시의 행정과 포항시의회의 의정이 되어 줄 것을 당부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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