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부채관리에 시급히 나서야
상태바
부채관리에 시급히 나서야
  • .
  • 승인 2015.12.23 14: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영업자 대출(개인사업자 대출)이 올 6월 말 기준으로 5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도가 낮은 영세 자영업자들은 고금리인 2금융권 대출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 또 상가 등 비주거용 부동산임대업에 대한 대출이 급격히 늘어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자영업자가 받은 대출금(기업대출 및 가계대출)은 519조5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수는 252만7000명이다. 이중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중복으로 받은 자영업자의 대출규모는 63.6%인 330조5000억원(차주수 100만8000명, 39.9%)이었다. 기업대출만 받은 경우(순기업대출)는 11.6%인 60조1000억원(25만2000명, 10.0%), 가계대출만 받은 경우(순가계대출)는 24.8%인 128조9000억원(126만7000명, 50.1%)이었다. 유형별로는 가계·기업 중복대출과 순기업대출은 은행비중이 72.9%, 90.6%로 높았지만 순가계대출은 저축은행, 대부업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 57.4%에 달했다. 가계대출을 받아 사업자금으로 사용한 자영업자 중 절반 이상이 은행이 아닌 2금융권으로 몰린 셈이다. 가계·기업 중복대출을 받은 개인 사업자는 신용도가 중간 이상이었고 기업대출만 받은 사업자도 신용도가 높았지만 가계대출만 받은 자영업자는 상대적으로 중간 이하의 신용도 비중이 높았다.
기업들의 성장성과 재무 건전성도 크게 악화됐다. 올 상반기 기업 매출액은 마이너스 7.1%로 뒷걸음질쳤다. 매출 감소는 기업들의 부채 증가로 이어졌다. 부채비율이 200%인 기업의 비중은 작년 말 12.3%에서 지난 6월 말엔 12.9%로 상승했다. 만성적 좀비기업은 최근 5년 새 710개가 늘어나 2천500개를 넘어섰다. 좀비 기업이 늘었다는 것은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고 대출로 연명하는 기업이 증가했다는 얘기다. 따라서 금리가 오를 경우 이들 기업은 치명적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
단기 채무가 단기 유동자산보다 많아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에 빠질 수 있는 기업을 위험기업이라고 한다. 올 상반기 위험기업이 가진 위험부채가 전체 기업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2%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의 16.9%보다 4.3%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시장금리가 1.5%포인트 오르면 위험기업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늘어난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경기마저 급격하게 둔화한다면 기업들의 유동성 부족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신용 창출을 통한 경기 부양은 이제 한계점에 도달했다. 빚을 내 부동산시장을 떠받치도록 유도하는 과정에서 가계와 기업 부채를 마냥 늘려갈 수만은 없다. 정부가 시급하게 부채 관리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