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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희망과 웃음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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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희망과 웃음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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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1.0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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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띠 해가 밝았다. 새해는 설렘을 안고 가벼운 마음으로 맞아야 하지만 국내외 산적한 문제가 수두룩해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앞으로 나아가질 못하고 있다. 각 분야에 퍼진 갈등, 대립, 불통이 마음을 답답하게 한다. 지난해 해방 70년, 분단 70년을 맞아 기대했던 나라 분위기의 일대 혁신은 이뤄지지 않았다. 새해에도 만만치 않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국가 시스템의 곳곳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식물상태인 정치가 문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사회의 모든 병통은 정치로 수렴되고, 거기서 처방이 나와야 한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갈등을 치유하며, 나라의 내일을 열어갈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정치는 증오와 반목만 있고 대화와 타협이 실종됐다. 민의의 전당이어야 할 국회는 당리당략, 파벌, 밥그릇 싸움으로 진흙탕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지역분할 속에서 맹주 다툼을 했던 '3김'시대가 막을 내렸는데도 여전히 우리 정치는 지역구도, 진영 논리에 목줄이 잡혀 있다. 국회는 존재 이유인 입법을 팽개쳤다. 정치의 판을 바꾸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 마침 새해에는 총선이 예정돼 있다. 유권자들이 두 눈 똑바로 뜨고 표로 심판하는 선거 혁명을 이뤄야 한다.
위험 수위에 이른 사회경제적 불평등 문제는 회피할 수 없는 난제다. 우리는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뤘으나 그 뒤에서 빈부 격차, 소득 불평등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대기업, 원청기업, 정규직의 승자 독식이 고착하면서 중소기업, 하청기업, 비정규직은 비빌 언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 행복이나 복지 수준을 평가하는 각종 지표에서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바닥권이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 구조가 응축된 비정규직 문제는 청년실업과 함께 가장 심각한 사회불안 요인이다. 이는 단순히 노동관계법을 고친다고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인간의 존엄성과 공동체의 윤리를 살리고 민주주의 토대를 다진다는 차원에서 재벌 정책, 복지, 세제, 교육 등을 총체적으로 점검해 근본적인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고, 밤새워 공부하면 계층 상승이 가능하다는 희망이 작동할 때 사회는 건강하다. 납덩이를 매단 채 태어난 '흙수저'도 공정한 경쟁 속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 주는 것은 국가의 책무다.
국민의 삶이 걸린 경제가 무너지면 모든 것이 허사다. 우리 경제는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가느냐 아니면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지느냐의 갈림길에 섰다. 일본이 겪은 '잃어버린 20년'으로 이미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고비용 저효율의 고질에 고령화가 겹치면서 경제는 급격히 활력을 잃어 3% 성장도 버거운 상황에 직면했다. 일본과 중국의 협공으로 제조업의 경쟁력이 떨어져 매출과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고용 여력이 소진되면서 청년실업 문제는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50년간 우리 경제를 일으켜 세운 재벌 주도의 산업화가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기존 산업의 혁신은 계속해 나가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 바이오·의료,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문화산업, 청정에너지, 스마트카, 생명산업 등에서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
세계 경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불투명하다. 글로벌 경제의 기관차인 중국 경제는 고도성장의 피로감으로 브레이크가 걸렸다. 제로금리를 종료한 미국과 양적 완화를 계속하는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선진국 간 정책이 엇갈리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강 달러를 무기로 미국이 자금을 빨아들이자 그렇지 않아도 석유 등 원자재가격 폭락으로 재정이 파탄 난 신흥국들이 부도 위기로 몰리고 있다. 신흥국의 위기가 현실화하면 가계 부채가 1천200조 원에 달하는 우리나라도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정책 역량을 총동원해 경제의 맷집을 키워야 한다. 기업들은 복지부동에서 일어나 새로운 사업을 찾아 과감하게 도전함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담대한 용기로 무에서 유를 창조했던 창업 세대의 기업가 정신이 절실하다.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ㆍ외교 환경도 녹록지 않다. 남북관계는 풀리는듯 하다가 교착상태로 접어드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동북아 정세는 미·중의 헤게모니 다툼 속에 우경화한 일본이 전쟁할 수 있는 보통국가로 전환하면서 긴장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우리 외교의 선택지는 그리 넓지 않다. 전통 우방인 미국과의 안보 및 전략적 복합 동맹 공고화, 최대 경제 파트너인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강화, 일본과의 역사ㆍ영토 갈등 최소화 등 큰 방향은 뚜렷하다. 하지만 이를 이뤄내는 여정은 쉽지 않다. 어느 하나를 택하면 다른 하나는 버려야만 하는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이는 강대국 간 충돌 국면에서 약소국 또는 중견국이 처한 운명일지 모른다. 결국 외교는 국력이다. 우리가 상대에게 홀대받거나 휘둘리지 않으려면 상대가 무시할 수 없는 힘을 갖고 있어야 한다. 남북 분단과 대치는 고통스러운 현실이지만 이를 슬기롭게 타개해 나간다면 우리에게 외교적 활로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획기적인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하고 현실적인 통일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 한반도 문제를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간다면 동북아에서 한국의 지정학적 위상은 한층 높아질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제대로 된 균형외교를 펼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의 현대사 고비고비가 가시밭길이요 위기의 연속이었다. 경제도, 정치도, 통일도 갈등 속에서는 길을 찾기 어렵다. 새해에는 저마다의 가냘프고 소박한 꿈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모두 마음을 한데 모아 전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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