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北, 개방체제 전환에 앞서 할일은
상태바
北, 개방체제 전환에 앞서 할일은
  • .
  • 승인 2016.01.06 10: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북한 관리로는 18년 만에 처음으로 '세계 경제 올림픽'으로 불리는 '다보스 포럼'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리 외무상은 오는 20∼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제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열리는 세계 경제 포럼(WEF)의 연차 총회, 일명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기로 하고 주최측과 일정을 조율중이다. 리 외무상과 함께 북한에서는 윤영석 대외경제성 부총국장과 한웅 농업개발은행 사장 등이 대표단으로 포럼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대표단이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것은 지난 1998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북한은 김문송 대외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했다. 리 외무상 일행의 일정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북한 사회와 경제 부문에 부는 변화에 대해 국제사회에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한 대표단의 다보스포럼 참석 방침은 오는 5월에 열리는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경제와 민생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 당은 인민생활 문제를 천만 가지 국사 가운데서 제일 국사로 내세우고 있다"며 정치ㆍ군사보다 경제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김 제1위원장의 최대 관심사로 알려진 원산 종합개발계획 등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경제 구상들이 진척되기 위해선 외자 유치가 필수적일 것이다. 이번 리수용 외상의 다보스 참석 역시 전 세계를 상대로 북한에 대한 투자를 호소하기 위한 움직임의 일단으로 파악된다. 리 외상과 함께 다보스에 갈 것으로 알려진 윤영석 대외경제성 부총국장이 북한의 외화벌이를 총괄하는 핵심 인사라는 점도 경제 회생을 위한 외자 유치가 이번 다보스행의 일차적 목적임을 짐작하게 한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1989년 채희정 합영공업부장이 처음으로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이후 1996∼1998년까지 3년 연속 대외경제협력추진위 위원장이나 부위원장을 다보스 특사로 파견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는 북한의 투자 요청의 진정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구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물론, 김 제1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2013년 5월 '경제개발구법'을 제정해 현재까지 북한 전역에 26곳에 달하는 경제특구를 지정했고, 지난해에는 나선경제특구에 18조 원을 투입한다는 개발계획을 발표하는 등 시장 경제적이고 개방적 요소를 담은 정책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북한이 개방 체제로 들어섰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북한이 진정으로 외자를 유치하고 싶다면 일의 선후를 달리할 필요가 있다. 지금 북한 경제가 대외적으로 고립된 것은 핵 개발로 인한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제재 때문임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여전히 핵을 포기하지 않은 채 투자를 요청하는 북한에 과연 어느 국가나 기업이 선뜻 응할 수 있겠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