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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 바이러스 남의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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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 바이러스 남의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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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2.03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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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 국제 보건당국이 '전쟁'을 선포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 확산 사태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WHO는 이날 외부 전문가 18명으로 구성된 긴급위원회 화상회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긴급위원회는 최근 브라질에서 보고된 소두증과 그밖의 신경장애 사례는 '이례적'이며 그 밖의 다른 지역 공중보건에도 위협이 된다고 판단했다"며 "감염국가 내 위험을 최소화하고 국제적인 확산 위험을 줄이기 위해 국제적인 신속한 공동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찬 총장은 "사태의 위협 수준이 매우 심각하다"고 전제하면서 "긴급위원회 멤버들은 현 상황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요건을 충족한다는 데 동의했고 나도 이 권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1947년 우간다의 지카 숲에서 처음 발견된 지카 바이러스는 신생아의 두뇌가 충분히 성장하지 못하고 작은 뇌와 머리를 갖고 태어나는 뇌 손상 증세인 소두증과 전신마비 증상을 유발하는 '길랭-바레 증후군' 등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 에볼라 사태 때 1천 명 가까운 희생자가 발생한 뒤에야 비상사태를 선포해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WHO가 발 빠르게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사태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 인지를 짐작게 한다. WHO는 모든 재원과 인력을 지카 바이러스 확산 차단과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집중해 조속히 사태를 안정시켜주길 바란다.
아직은 지카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하지만 방심해선 안 된다. 전 세계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상황에서 지카 바이러스는 언제든 우리의 보건 의료체계를 위협할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 때 우리가 직접 목도한 바다. 더구나 인도네시아에서는 해외여행 경험이 없는 남성이 지난주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중남미 등 위험지역 출국자 관리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이미 국내에 유입됐을 매우 희박한 가능성조차도 무시해선 안 된다. 감염자 입국 시 방역 체계를 시급히 갖추는 것은 물론, 감염 매개체와 진단 방법, 임신부 대처 방안 등을 국민이 제대로 숙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예방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우려스러운 것은 해외 감염병의 첫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의 허술한 관리체계다. 방역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긴 하지만, 잇따른 밀입국 사건에 이어 폭발물까지 발견되는 등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이 지금 인천공항의 현실이다. 게다가 공항 방역을 총괄하는 국립인천공항검역소장 자리는 전임자의 국회의원 출마를 위한 사직으로 한 달 넘게 공석이라고 한다. 2010년 이후 인천공항검역소를 이끈 수장 6명 가운데 1년 이상 근무한 사람은 단 1명에 불과하다고 하니 이러고도 방역 관리의 첫 관문이자 최전선이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는 조속히 신뢰할 만한 인물로 검역소장을 임명해 지카 바이러스 방역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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