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얀마 민주화운동 외면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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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얀마 민주화운동 외면하지 말아야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1.04.0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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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인과 경찰이 3개월째 자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눠 무차별 살상을 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두 달 넘게 어린이와 어른을 가리지 않고 살상한 숫자가 600명에 육박하고 5000여명이 강제 연행, 구금됐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시민들은 죽음 두려워하지 않고 거리로 쏟아져 나와 군부에 항의하면서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시위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미얀마 국민은 군부가 빼앗아간 민주주의 봄을 다시 가져오려고 맨주먹으로 군경의 총부리에 맞서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되새기게 하고 있다.

지난 2월 1일 미얀마 군사정권이 쿠데타 이후 언론에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두 달여간 미얀마 시민들의 SNS을 통해, 현시 시위대 및 교민들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연합뉴스가 간접 취재를 한 것을 여기에 소개한다.

취재기자는 SNS에 쉴새 없이 올라오는 핏빛 가득한 영상과 사진을 보며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고 한다. ‘국민 보호’라는 근본 임무를 망각한 군·경의 만행에는 제삼자임에도 분노가 일었다고 했다. 차마 글로 묘사하기도 힘든 총격 피해자들의 처참한 사진과 영상에는 충격과 공포감이 들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무엇보다 마음에 깊이 박힌 것은 미얀마 국민들이 군부의 총구에 맞서 보여준 것은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용기’라고 보여진다. 특히나 거리 시위에 나갔다 군경 총격에 목숨을 잃을 수 있음을 알면서도 개인의 안위를 거부한 그 결기가 대단한 것을 보여주고 있다.

현지 매체 및 SNS을 통해 전해진 이들의 그 결연함은 동료 시민들에게 군부에 맞서 싸울 용기를 북돋는 불쏘시개가 되고 있었다.

당시 현장에 함께 있던 시위대가 빗발치는 최루탄과 실탄에 멈칫하자 나이 어린 소녀는 ”우리는 단결했지? 우리는 도망가지 않아“라고 외치며 용기를 불어넣었다고 동료들은 전했다.

현장 사진엔 그가 동료들에게 총탄을 피하라며 앉으라고 외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이 직후 그는 머리에 총탄을 맞고 짧은 생을 마감했다. 사망할 당시 입고 있던 티셔츠에 새겨진 문구 ‘다 잘될 거야(Everything will be OK)’는 시위대에 승리를 향한 힘을 불어넣는 메시지가 됐다.

의사인 띠하 툰 툰은 지난달 27일 시위에 나가기 전 유서를 남겼다. 가족은 그가 총에 맞아 숨지자 페이스북에 유서를 올렸고, 다른 시민들은 이를 영어로 번역해 전파했다.

그는 ”엄마, 만약 내가 죽었다면 자랑스러워하세요. 오래 슬퍼하지는 마세요“라고 적었다. 아내에게는 “당신이 내 삶의 최고였다”면서 “당신이 나를 자랑스러워할 것으로 믿는다. 우리는 다음 생에서 다시 만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동료들에게 “절대 포기하지 말라. 끝까지 계속 싸워라. 먼저 떠나서 미안하다”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간호학과 학생인 띤자 헤인(20)은 지난달 28일 중부 몽유와의 거리에서 총격 부상자를 돌보던 중 날아온 총탄에 머리를 맞고 꽃다운 삶을 마감했다. 그는 숨지기에 앞서 SNS에 이런 글을 남겼다. “돌아올 거라고 장담하지 못하는 길을 가고 있다. 사랑하는 이들이여 나를 용서해주기를…”

동부 샨주에서 지난달 19일 총탄에 스러진 예 투 아웅은 평소 시위대 동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가 두려워하면, 군홧발 아래에 살게 될 것이다”.

지난달 초 SNS에는 한 수녀가 군경 앞에 무릎을 꿇고 무언가 애원하는 모습도 올라왔다. 미얀마 북부 미치나에 있는 성 프란치스코 사베리오 수녀원 소속인 안 누 따웅(45) 수녀로 군경 앞에 무릎을 꿇었다.

누 따웅 수녀는 당시 “무고한 시민들에게 총을 쏘지 말라. 정녕 쏘겠다면 나를 대신 쏘라”고 말했다. 진정한 종교인이자,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타인을 위하려는 용기를 보여줬다고 입을 모았다.

쿠데타 약 한 달 뒤 전 세계 대표들이 모인 유엔 총회에서 쿠데타 즉각 종식을 촉구하고, 저항의 상징 ‘세 손가락’을 들어 보인 초 모 툰 유엔 대사의 행동도 미얀마인의 용기를 드러내 보인 것이 전부가 되어 버렸다.

미얀마 군부는 국제사회의 호소·경고·압박에 귀 막고 있다. 그래서 불행히도 앞으로 더 많은 피가 뿌려질 가능성이 높아만 가고 있다. 유엔 안보리가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 등 구조적 한계 때문에 무기력해지자, 아세안 의장국인 브루나이는 미얀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정상회담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도록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미얀마 국민들은 600명에 육박한 동료들의 피를 보며 더 단결하겠다고, 그래서 끝내 승리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어떤 방법이든 대책을 마련해 미얀마 국민의 피해를 최소하는 방안을 찾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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