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솜방망이 제재가 화를 키운다
상태바
솜방망이 제재가 화를 키운다
  • .
  • 승인 2016.02.04 14: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한이 '위성'을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국제기구에 잇따라 통보했다. 영국 런던에 있는 유엔전문기구인 국제해사기구(IMO)는 2일(현지시간) 북한이 전기철 국가해사감독국장 명의로 보내온 통보문을 공개했다. 북한은 이 통보문에서 "국가우주개발계획에 따라 지구관측위성 '광명성'을 쏘아올리기로 결정했음을 통보한다"고 알렸다. 북한은 세부내용에서 발사날짜를 2월 8~25일, 발사시간을 매일 07시~12시(평양시간)라고 밝혔다.
또한 운반로켓잔해 낙하예상구역에 대해 1계단 동체는 위도 36도 04분, 경도 124도 30분 등 4곳을 위험구역 좌표로 제시했다. 로켓 첨단부(Fairing)는 위도 33도 16분, 경도 124도 11분 등 4곳을, 2단계 동체는 위도 19도 44분, 경도 123도 53분 등 4곳을 낙하예상구역으로 알렸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산제이 아찰야 대변인도 "제네바 주재 북한 대표부가 이날 위성을 발사하겠다는 북한 김광철 체신상 명의의 편지를 접수했다"면서 "지구 관측을 위한 이 위성 이름은 광명성이고 4년간 유지하겠다고 했지만 궤도나 고도·주파수 같은 기술적 내용이 전혀 없어 보완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구체적으로 언제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느냐는 질문에 "시기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고 답했다. ITU가 새 위성 발사계획을 등록하면 이미 위성을 보유한 회원국들은 혼신이나 충돌 위험 등을 검토하고 문제가 있으면 이의를 제기한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경고나 제재를 솜방망이로 보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예고는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제4차 핵실험에 대한 제재안을 논의하고 있는 와중에 나온 것이다. 그러나 핵실험을 한 지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북제재안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북한은 이번에 미사일을 쏜다면 국제사회가 훨씬 강력한 가중처벌을 할 수도 있지만, 끄떡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듯하다. 국제사회에 대한 정면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는 말 잔치가 아니라 정말 과거와는 다른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하는 이유다.
중국의 대북 영향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조짐을 보이자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2일 북한을 전격 방문했다. 우 대표의 최우선 방북 목표는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고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북한의 추가 도발에 제동을 걸 수 있는지는 중국의 외교력과 중재력에 달려 있다. 중국은 김정은 정권이 미사일 도발을 저지르지 않도록 설득해야 한다. 아울러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고집할 경우 유엔 안보리의 초강력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말로만 강력 응징을 외쳐서는 안 된다.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강행하지 못하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저지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일본은 북한 미사일이 영토나 영공, 영해에 들어오면 요격하라는 '파괴조치 명령'을 자위대에 내렸다. 이를 위해 북한 미사일 궤도 예상지역에 지대공 유도미사일인 패트리엇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반복하는 것은 우리의 경고나 대응 조치가 미약했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