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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는 인식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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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는 인식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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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2.1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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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불화로 가출한 40대 주부가 말을 듣지 않는다며 7살 딸을 폭행해 숨지자 지인들과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사실이 5년만에 밝혀졌다. 경남 고성경찰서는 큰딸을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상해치사·아동복지법 위반)로 박모 씨(42·여)를 구속했다. 경찰은 또 시신유기를 도운 백모(42·여)·이모 씨(45·여)도 구속하고 이씨의 언니(50·여)를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는 큰딸 폭행 과정에서 테이프로 의자에 묶고 다음날 숨질 때까지 그 상태로 방치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집을 나온 박씨는 2009년 1월부터 경기도 용인시 이씨 아파트에서 살았다. 박씨와 숨진 딸이 살았던 방 5개인 아파트에는 박 씨의 대학동기인 백씨와 집주인 이씨 등 세 가정 아이 6명과 어른 4명이 살았다. 박씨는 2011년 10월 25일께 당시 7살인 큰딸이 이 씨 집 가구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베란다에 감금하고 30분간 회초리로 종아리와 허벅지를 마구 때렸다.
다음 날 오전에는 이씨가 아이를 테이프로 의자에 묶고 30분간 더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아이를 잡으려면 제대로 잡아라"고 박 씨에게 말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자신의 아이가 의자에 묶여 맞고 있는 것을 보고도 출근했다. 이날 오후 박씨는 이씨로부터 "아이가 이상하다"는 말을 듣고 집에 들어와 확인해보니 딸이 숨져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씨와 백씨는 학부모와 학습지 교사로 만난 사이로 박씨 딸이 숨지자 폭행 등 범죄 사실을 숨기려고 암매장에 가담했다. 박씨 큰딸이 숨지자 이들은 시신을 차에 이틀간 싣고 다니다 경기도 광주 야산에 암매장했다. 지난해 말 인천에서 컴퓨터게임 중독인 30대 아버지로부터 학대당한 11살 여자아이가 기아상태로 온몸을 폭행당한 채 발견된 일로 시작된 장기결석 아동 전수조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이번에 경남 고성경찰서는 장기결석 아동인 큰딸의 행방을 모른다는 어머니를 추궁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고 한다. 어머니는 7년 전 당시 5살과 2살짜리 두 딸을 데리고 집을 나와 지인의 집에 얹혀살게 되면서 큰딸을 학대하기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옷과 가구를 훼손한다는 이유 등으로 폭행하기도 했고 밥도 하루 한 끼밖에 주지 않았다. 급기야 큰 딸은 의자에 묶인 채 숨졌다. 어머니는 학대 사실을 숨기려고 지인들과 함께 시신유기 장소를 물색한 뒤 암매장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 중이다. 작은딸은 학교도 보내지 않고 지금까지 방치했다.
이번 사건처럼 가정을 뛰쳐나온 어머니가 제대로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 정신적으로 중압감을 받는다면 자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또 '자식을 소유물'로 여기는 그릇된 관념도 지목한다. 부모와는 별개의 인격체인 아이를 소유물이나 부속물로 생각하는 전근대적 관념이 가정 내 아동학대가 범죄라는 의식을 갖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런 잘못된 인식을 전환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기울여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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