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의 4·13 총선 지역구 공천 신청자 면접 심사가 22일로 사흘째에 들어갔다.
공관위는 주말인 지난 20일 면접을 개시한 뒤 휴일인 21일에도 속개해 현재까지 수도권 총 43개 지역, 169명의 공천 신청자를 면접했다.
새누리당은 선거구 획정 결과에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가급적 금주 내에는 면접심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20대 총선 면접 심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현역 의원들도 예외없이 면접심사대상이라는 점이다. 과거에는 시간상, 관례상의 이유로 현역 의원을 면접 대상에 포함하지 않고 별도의 의견서를 제출받는 방식으로 대체했다. 일종의 ‘현역 프리미엄’이었던 셈이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회장은 전날 면접심사 후 기자들과 만나 현역 의원 면접과 관련, “당연히 (원외 신청자들과) 똑같이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현역에게 더 자세하게 묻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상향식 공천의 정신 아래 모든 신청자가 동일한 조건과 절차를 거쳐 경쟁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실제 면접 심사에 현역 의원을 포함하는 방안은 이 위원장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원유철 원내대표가 가슴팍에 이름표를 달고 면접장에 나와 자기소개를 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으며, 앞으로 김무성 대표도 예외 없이 면접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이른바 ‘현역 물갈이’를 위한 또다른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상향식 공천이란 일정한 규칙을 정하고 그 규칙에 위배되지 않으면 누구든지 출마해서 지역주민에게 선택을 받는 것”이라면서 “문호를 개방하고 넓게 포용한다는 것인데, 현역 의원들을 면접한다는 것은 결국은 무언가 꼬투리를 잡아서 출마 자격을 제한하려는 시도가 아니냐”고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공천 신청이 대거 쏠리는 영남 지역이 아닌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부터 면접을 시작하는 것 또한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이는 역대 선거를 보면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의 경우 박빙의 표차로 승부가 결정되는 선거구가 많아 후보들에게 시간을 확보해주기 위한 것이라고 당 관계자들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의 텃밭인 영남의 경우 당내 주류인 친박계와 비주류인 비박계 후보간 대결지역이 많아 계파간 과열경쟁·갈등을 의식해 뒤로 미룬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리는 사흘째 면접 대상 지역은 서울 동작갑, 관악갑, 서초갑·을, 송파갑·을·병, 강동갑·을 등 서울 9곳과 오산, 시흥, 하남, 파주갑·을, 이천 등 경기 6곳이다.
애초 공관위는 이날 수도권의 1인신청 지역 중 16곳(서울 10지역, 경기 6지역)도 면접을 계획했으나, 일정상의 이유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접 대상자는 총 61명이다. 총선에 불출마하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지역구로, ‘무주공산’이 된 송파을의 신청자가 8명으로 가장 많다.
특히 이혜훈 전 최고위원과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 조소현 변호사,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이 경쟁하는 서초갑과, 현역인 강석훈 의원에 박성중 전 서초구청장,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정옥임 전 의원이 도전장을 내민 서초을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공관위 부위원장인 황진하 사무총장의 경우 면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날 파주을 지역 면접 심사 때는 심사위원석에서 내려와 다른 면접대상자들과 마찬가지로 ‘수험생 좌석’에 앉아 면접을 치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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