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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말이산 고분군서 가야사 연구 획기적 유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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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말이산 고분군서 가야사 연구 획기적 유물 나왔다
  • 함안/ 김정도기자
  • 승인 2021.11.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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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호분에서 5세기 중국 남조의 연꽃문양 청자 출토
남조 송(宋) 영초 원년(420년) 출토. [문화재청 제공]
남조 송(宋) 영초 원년(420년) 출토. [문화재청 제공]

경남 함안 말이산 고분에서 가야와 중국 남조의 국제교류를 보여주는 유물이 발굴돼 주목을 받고 있다. 

11일 문화재청과 함안군에 따르면 함안 말이산 고분군 75호분 발굴조사에서 가야문화권에서는 처음으로 5세기 중국 남조에서 제작된 연꽃문양 청자그릇이 발굴됐다. 가야문화권 내에서 중국제 청자가 발굴된 것은 백제문화권과 가까운 남원 월산리고분군에서 계수호(닭머리를 본뜬 주둥이가 달린 동진 시대 그릇)가 발견된 예는 있지만 가야의 중심권역에서 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문화재청과 군은 발굴조사의 성과와 출토유물을 11~12일 양일에 걸쳐 하루 2회(오전 10시, 오후 2시) 현장에서 공개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말이산 고분군 남문외1호분과 가야산성으로 알려진 안곡산성 발굴조사 현장도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발굴조사는 지난 7월부터 가지 능선 끝자락에 있는 75호분을 대상으로 시작됐다. 지름 20.8m, 높이 3.5m의 봉분을 걷고 11매의 덮개돌을 들어내자 길이 8.24m, 너비 1.55m, 높이 1.91m의 대형돌덧널무덤이 확인됐다. 동서로 긴 사각형 형태의 무덤은 가운데 무덤 주인의 공간을 기준으로 서쪽에 유물 부장공간을, 동쪽에는 순장자를 배치하는 말이산 고분군의 전형적인 특징이 잘 나타나 있었다. 

연꽃무늬 청자는 서쪽 유물 부장공간에서 무너진 돌덧널의 벽석(얇은 널빤지로 다듬은 장식용 돌을 들어내자 구경(원통 모양으로 된 물건의 아가리 지름) 16.3cm, 높이 8.9cm, 저경(그릇 밑바닥 지름) 7.9cm 크기의 거의 완형에 가까운 형태로 출토됐다. 

안쪽 8개, 바깥쪽 8개의 연꽃잎이 겹쳐져 청자를 감싸고 있는 형태로 오목새김과 돋을새김(음각·양각기법)을 모두 사용해 입체감이 있다. 이러한 형태는 5세기 중국 유송(劉宋)대 청자 그릇의 대표 형태로 중국 강서성 홍주요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비슷한 사례로는 천안 용원리 고분군 C지구 1호 석실분 출토품으로 중국에서 출토된 남조의 송대 402년(영초 원년 출토품과 474년 원미 2년) 출토품과 비교·분석한 결과 제작 시기는 474년을 전후한 5세기 중후반 경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돌덧널무덤의 북쪽 장벽에서는 말이산 고분군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인 목가구시설(돌덧널무덤의 장벽과 단벽에 나무기둥을 걸어 무덤 내부를 보강하는 시설)의 흔적도 확인됐고, 큰 칼 2점, 쇠창, 쇠도끼, 금동장식 화살통, 화살 등의 무기류와 말갑옷, 등자(발걸이), 안교(안장), 기꽂이 등의 말갖춤새 일괄, 금동제 허리띠장식, 큰항아리, 그릇받침, 굽다리접시 등 50여 점의 토기류도 함께 출토됐다. 이를 근거로 무덤은 5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토대로 5세기 후반 중국 남조와 아라가야가 교류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가라국왕 하지가 남제(479~502)에 사신을 파견해 조공하고 보국장군 본국왕의 작위를 받았다는 남제서의 동남이열전 기록에서 기존의 대가야를 지칭한 것으로 알려져 있던 ‘가라왕 하지’를 아라가야 왕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매일신문] 함안/ 김정도기자 
jd2009@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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