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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 포항 이재민들 "천재지변 아닌 분명한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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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 포항 이재민들 "천재지변 아닌 분명한 인재"
  • 포항/ 박희경기자
  • 승인 2022.09.07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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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송면 이재민들, 배수펌프장 구조적 문제 방치한 당국 대처에 격앙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7일 오후 경북 포항시 구룡포 시장 골목에 태풍 '힌남노'로 침수 된 각종 집기와 대목 맞이 상품들이 가득 쌓인 가운데 한 상인이 쓸만한 물건을 추리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7일 오후 경북 포항시 구룡포 시장 골목에 태풍 '힌남노'로 침수 된 각종 집기와 대목 맞이 상품들이 가득 쌓인 가운데 한 상인이 쓸만한 물건을 추리고 있다. [연합뉴스]

"해마다 비만 오면 물난리가 나고 이번처럼 큰 피해 만 28년간 세 번째다", "천재지변이 아닌 분명한 인재다", "30년 살면서 방안까지 물이 찬 건 처음이다"

경북 포항의 태풍 이재민 대피소에서는 이같은 격앙된 목소리가 끓이지 않았다.

7일 포항시 남구 대송면 다목적복지회관에서 만난 50대 주부는 태풍 '힌남노'보다 당국에 대한 원망이 컸다.

오전 9시께 대송면 피해복구를 위해 해병대 장병 300여 명이 회관 앞마당에 집결하자 장병들 지원을 나온 공무원과 이재민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재민들은 "우리 동네는 왜 군 장병 지원을 못 받느냐 도대체 누가 그렇게 결정한 것이냐", "양수기는 언제 지원 오냐", "청소할 물도 없다. 수도시설 정상화는 언제 되냐"며 공무원들에게 따졌다.

격앙된 분위기를 진정시키려 책임자급의 한 공무원이 "마을 이장을 통해 불편 사항을 접수하시면 해결하겠다"고 하자 한 40대 주부는 "이장이 전화기가 꺼져 있어 연락이 안 되는데 도대체 누구에게 연락하라는 거냐"며 되려 더 쏟아 붙였다.

대송면에서는 이번 태풍으로 26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포항시에서 집계한 이재민 수가 총 761명인 만큼 대송면 주민이 가장 많다.

주민들의 피해는 크지만, 대피소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였다.

복지회관 입구에는 강한 물살에 떠밀린 차량 100여대가 서로 뒤엉켜 진입이 쉽지 않았다.

대피소 내부는 빼곡히 들어찬 40여 개 텐트와 6개의 화장실은 이재민들을 감당하기에는 벅차 보였으며 이 탓에 대피소 입구 바닥이나 건물 밖에서 식사하거나 쉬는 이재민이 많았다.

[전국매일신문] 포항/ 박희경기자 
barkhg@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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