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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4천억 들인 재난통신망, 참사때는 사실상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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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4천억 들인 재난통신망, 참사때는 사실상 ‘무용지물’
  • 임형찬기자
  • 승인 2023.08.02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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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이어 오송참사서도 그룹통화까지 1시간 걸려
기관간 통화 1% 미만···전체 통화량 579만 분 중 5만2300분
충북 청주 흥덕구 오송읍 궁평제2지하차도에 차량이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과 경찰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북 청주 흥덕구 오송읍 궁평제2지하차도에 차량이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과 경찰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조4천억 원을 들여 구축한 재난통신망이 실제 참사에서는 무용지물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 당시에도 최초 신고 접수로부터 공통 그룹통화가 이뤄지기까지 거의 1시간이 걸렸다. 

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실과 국회예산정책처 2022회계연도결산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재난안전통신망을 거친 음성·영상 통화가 약 579만분 이뤄졌다. 

기관 간 통신의 경우 연간 약 5만2300분 시행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기관 내 통신량인 약 574만분의 1% 미만에 해당한다. 

지자체, 소방, 경찰 등 각 기관이 재난안전통신망을 따로 이용해 '기관 간 통화'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분석이다. 

통신량 약 5만2300분 중 3만4600분(약 66%)은 지자체 내에서 이뤄진 것으로, 이는 매일 전국 지자체 재난담당자가 참여해서 실시하는 정기교신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이태원 참사에서도 재난안전통신망이 거의 활용되지 못해 기관 간 공조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점을 인정하고 지난 5월 25일 지자체, 경찰, 소방과 함께 재난안전통신망 활용 합동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서도 같은 상황이 되풀이됐다. 

사고 발생일인 지난달 15일 오전 7시 51분께 "미호강 제방이 터져 물이 넘친다"는 119 신고가 처음 접수됐다. 

정우택 의원실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와 관련한 공통통화가 이뤄진 건 그보다 55분 늦은 8시 46분이다. 충북 흥덕경찰서가 최초 통화기관이며, 청주시, 충북도, 충북소방본부 등이 참여했다. 

이어 2분 뒤인 8시 48분 충북도 상황실이 공통통화를 걸었으며, 여기에는 충북도청, 세종시, 청주시, 충주시, 제천시, 충북경찰청, 충북대의료원, 대통령실, 행안부 등이 참여했다. 

재난안전통신망은 앞서  2021년 5월 대규모 재난이 발생하면 경찰, 소방, 해경 등 재난관련 기관이 하나의 통신망으로 소통하며 신속히 현장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국 단일 통신망으로 도입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정부에서 실시하는 전국 단위 재난안전통신망 활용 훈련 외에도 시도·시군구별 훈련을 내실화해 재난 상황에서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국매일신문] 임형찬기자 
limhc@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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