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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광문화재단 선광미술관, 2023 제1회 기획전 ‘강하진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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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광문화재단 선광미술관, 2023 제1회 기획전 ‘강하진 개인전’
  • 인천/ 정원근기자
  • 승인 2023.08.21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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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부터 10월 13일까지 선광미술관서 펼쳐
강하진 개인전 포스터. [선광문화재단 제공]
강하진 개인전 포스터. [선광문화재단 제공]

(재)선광문화재단 산하 선광미술관이 올해 제1회 기획전으로 인천지역을 대표하는 강하진 작가를 선정, 개인전을 연다. 선광미술관에서 내달 1일부터 10월 13일까지 ‘자연율의 세계(The World of Natural Order)’ 제목으로 작가 강하진의 예술세계를 펼쳐놓는다.

“최근 주로 서울에서 전시를 해와서 인천에서 한번 개인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마침 선광문화재단이 초대 제안을 해서 선뜻 나서게 됐다”는 강 화백의 말대로 인천에서 개인전은 11년 만이다.

● 한국 전위예술 선도
강하진은 예술가 이강소, 하동철 등과 함께 1970년대 태동한 그룹 ‘신체제’ 일원으로, 한국 전위예술을 선도하며 실험미술계에 뚜렷한 자취를 남겨왔다. 이후 80년대 인천으로 와 ‘현대미술 상황’을 결성, 지역 작가들과 함께 지평을 넓혀왔다.

그의 설치작업 실험은 이렇다. 공사장에서 거푸집을 묶는 ‘연철’을 전시장 바닥에 놓고, 철사를 계속 풀어가며 공처럼 모양을 만들어놓는다. 혹은 산에서 주은 솔잎을 가방에 가득 담아 바닥에 뿌려 놓고 그 옆에 가방을 툭 던져놓는다.

“설치는 개념미술이다. 바로 소통이라는 문제가 끊임없이 화두로 다가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미술이론을 연구하며 끝없이 공부했던 시기다”

● 천 작업에서 캔버스 작업으로
그 다음은 천 작업으로 넘어간다. 뭔가 새로운 길을 찾아야겠다는 의지의 발로였다. 이 시기 엄청나게 많은 작업에 몰두한다.

“어느 순간 이 또한 가식이 아닌가 하는 데 생각이 미쳤다. 바닥에서 한 천 작품을 틀에 씌워 전시하면서 작업을 진전시켰다”는 작업이 이제 캔버스 위로 옮겨가는 순간이다.

주황색, 흰색 등 바탕색을 칠하고, 그 위에 검정 연두 핑크 은색 등으로 무한대의 점을 찍는다. 이번엔 다시 바탕색인 주황색 혹은 흰색으로 지우는 작업을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지워진 점과 살아남은 점의 팽팽한 관계가 비로소 나에게 와 닿지요”

작업은 무한반복으로 이어진다. 스스로 ‘이만하면 됐다’고 느끼는 순간까지다. “반복되는 과정에서 강한 마띠에르가 형성되는데, 이 또한 그림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상당한 깊이가 생기고, 재미가 있다” 이 작업이 어느새 20여 년째다.

● 자연율의 세계
작품을 보면 제목이 일제히 ‘자연율’이다. ‘자연율 2002’, ‘자연율 2014’, ‘자연율 2022’ 하는 식이다. 숫자는 다름 아닌 작품을 시작한 연도다. 붓을 놓는 순간을 작가 자신도 예측할 수 없다. 시작만 명확할 뿐이다.

심상용 서울대학교 미술관장은 강 화백의 자연율 연작과 관련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반복되는 점찍기와 지우기는 문명의 진수성찬에 대한 반성, 물질적인 단출함, 색의 원초성으로 회귀를 환기한다”며 “점을 찍고, 그 점을 지우고, 지우기를 다시 지우는 것을 통해 축적되고 물질화한 색에서는 예컨대 그 의미가 부풀려진 색면추상에선 마주할 수 없는 시간의 향기가 우러난다”고 설명했다.

작가가 말하는 개념은 또 이렇다. “제 작업의 지향은 자연성을 추구하는 세계다. 누군가가 저에게 왜 이런 작품을 하냐고 물어보면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 저의 대답”이라며 “무수한 시도를 한 끝에 내가 갈 길은 이 것 밖에 없다 였다. 물론 체념은 아니다”라고 소개했다.

화백은 현재의 평면작업이 앞으로도 계속 갈 것이라고 말한다. 이유는 바로 “아직도 찾아야 할 세계가 그곳에 많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전국매일신문] 인천/ 정원근기자 
wk-ok@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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