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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악의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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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악의 근원
  • 박형진 강원 홍천경찰서 희망지구대 순경
  • 승인 2016.04.27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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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변신>에는 어느 날 아침 갑자기 흉측한 해충으로 변신한 주인공이 나온다.
그 모습을 보고 직장 상사는 놀라 도망가고, 어머니는 졸도하고, 아버지는 주인공을 방안으로 쫓아 버리고 문을 닫는다.
주인공은 변해버린 모습 때문에 가족들에게 미움 받으며 방안에 갇혀 서서히 죽어간다. 주인공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꿔 버린 흉측한 변신, 소설 속에만 있는 일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바로 ‘술’ 때문이다.
경찰관에게 만악의 근원이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대부분 ‘술’이라고 대답하지 않을까? 현장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은 본연의 업무보다도 인사불성이 된 주취자를 상대하는 일로 힘들어하고 있다. 112신고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술값 시비, 주취 폭행 등 술로 인한 신고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술을 먹은 상태로 관공서에 찾아와 소란·난동행위를 하는 관공서 주취소란 행위는 경찰관이 주취자에게 시달리는 동안 치안 공백을 만들어 정말 긴급한 상황에 처한 선량한 국민들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는 명백한 범죄행위다.
지난 2013년 경범죄처벌법이 개정되면서 관공서에서 주취소란을 한 사람은 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하여 현행범 체포가 가능하다. 경찰 또한 국정운영의 핵심기조인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일환으로 법질서 경시풍조를 바로잡기 위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하게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강력한 처벌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국민들의 의식 전환이다. 우리사회에 만연한 과음·폭음으로 인한 잘못된 습관이 사람을 흉측하게 변하게 만든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술에 지나치게 관대한 태도를 버리고, 주취소란 행위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용인되지 않는 범죄행위임을 깨달아야 한다. 올바른 음주문화 정착을 위해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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