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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꼬들꼬들한 식감이 매력인 무말랭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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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꼬들꼬들한 식감이 매력인 무말랭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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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9.2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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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기능한국인 가평녹선 대표 송금희

무는 배추, 고추와 함께 우리민족이 가장 즐겨먹는 3대 채소 중 하나다. 우리나라 채소 중 재배면적이 가장 많다. 서늘한 기후를 좋아해 제주도에서는 겨울철 노지재배가 가능해 예로부터 겨울을 날 수 있게 도와주는 귀한 채소였다. 무는 계절에 따라 재배되며, 계절마다 다른 맛을 갖고 있는 특징이 있다.

봄무는 전북 고창·부안, 충남 당진 등지에서 3~4월경 하우스에 파종해 5~6월에 수확한다. 여름무는 강원 평창·홍천·정선·강릉 등지의 해발 600m 이상고랭지에서 재배한다. 가을무는 경기여주, 강원 홍천·평창, 충남당진 등지에서 8월 중·하순경 파종해 11월에 수확한다. 겨울무는 제주도에서 재배된다.

무는 비타민 C가 풍부해 겨울철 중요한 비타민 공급원 역할을 해왔다. 무에 함유된 메틸메르캅탄 성분은 감기와 식중독 예방, 성인병과 항암효과에 좋다. 위장 기능을 증진해주기 때문에 소화 기능 개선에 효과적이다. 더욱이 무는 수분과 섬유질이 풍부해 탈수 증상을 막아줘 숙취 해소에 효능이 있고, 변비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수분함량은 높고 열량은 낮은 반면 포만감은 커 다이어트에도 적합하다.

무를 고를 때는 하얗게 윤기가 있고 단단하며 매끈하고 상처가 없는 것, 초록색을 띠는 무청이 달린 싱싱한 무가 좋다. 무청(잎)이 잘려져 있는 경우 잘린 쪽에 구멍이 있거나 변색이 되었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무는 깨끗이 씻은 후 사용 용도에 따라 잘라 사용한다. 무는 부위에 따라 맛이 달라 용도에 맞게 선택해 사용하면 좋다. 무청과 가장 가까운 윗부분은 단맛이 강해서 샐러드나 생채에 적합하고, 중간 부분은 조직이 단단하고 아삭거리는 식감이 있어 국이나 전골·조림 등에 사용하면 좋다. 고등어조림이나 갈치조림 등에 있어서는 무를 넣어야 비린내를 없애준다. 뿌리가 있는 아랫부분은 맛이 가장 알싸하고 식감이 단단해 무나물이나 익힘 요리에 적합하다.

무를 오랫동안 저장하기 위해서는 4~5℃의 냉장온도가 적정하다. 잎을 잘라내고 흙이 묻은 상태로 랩이나 종이에 싼 후 바람이 잘 통하고 그늘진 곳에 저장한다. 장기간 보관 하려면 무를 썰어 햇볕에 말려 무말랭이로 만드는 것이 가정 좋은 방법이다. 

무는 김치의 주재료 중 하나로 활용되며, 무말랭이로 만들어 연중 반찬으로 가장 많이 먹는다. 이외에도 깍두기·국·생채·볶음·조림·단무지·짠지·동치미·무밥·무떡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 줄기와 잎도 ‘무청’이라고 해서 즐겨 먹는다. 열무의 경우는 무와 무청 둘 다 먹을 목적으로 재배된다. 무씨를 물에 불려 싹을 틔운 ‘무순’도 먹는다.

입동(立冬;양력11월7일)부터 소설(小雪;양력11월22일) 전까지는 가을무가 많이 나와 김장담그기 등 월동 준비를 한다. 이때 무를 얇게 썰어 햇빛에 말려 무말랭이로 만들어 일 년 내내 먹는 묵나물로 만든다. 무말랭이는 생무나 익힌 무와는 다른 꼬들꼬들한 식감이 매력이다.

무말랭이무침 요리는 먼저 무말랭이에 뜨거운 물에 15분 정도 담갔다 무말랭이가 통통해지면 꺼내 찬물에 씻어 건져 물기를 꼭 짠다. 대파는 3cm길이로 가늘게 채 썬다. 그리고 볼에 물엿, 새우젓, 액젓, 고춧가루, 다진마늘, 다진생강, 작은술, 깨소금 등 양념 재료를 넣고 골고루 섞는다. 양념에 불린 무말랭이를 넣고 무치다가 대파와 참기름, 고춧잎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 다음 통깨를 뿌려 주면 오독오독한 맛있는 반찬이 된다. 취향에 따라 고춧가루를 넣지 않고 간장을 넣고 무쳐도 별미다.

1950~60년대 먹거리가 부족했던 시절. 보관이 편리하고 가격이 쌌던 무말랭이는 짜장면에도 넣었다고 한다. 당시 짜장면에 양파나 파는 아주 소량만 볶아 넣어 향만 배게 했고 무말랭이를 잔뜩 넣어 식감을 살리고 양을 불린 것이다.

1970~80년대만 하더라도 무 조각들을 말리는 장면은 아주 흔한 것이었다. 햇볕이 잘 드는 마당의 멍석위에 하얀 무 조각들이 말라비틀어지면 겨울의 시작이었다. 우리 세대 가운데 도시락반찬으로 무말랭이 무침을 싸보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학창시절 무말랭이는 겨우 내내 봄이 올 때까지 인기 있는 반찬이었다. 초겨울 햇살이 따스한 날. 무럭무럭 김이 나는 밥 한 숟가락에 무말랭이 척척 얹어 함께 먹으면서 옛 추억을 살리고 싶다.

[전국매일신문] 대한민국 기능한국인 가평녹선 대표 송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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