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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불가역적 행정처분”…의료공백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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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불가역적 행정처분”…의료공백 가속화
  • 이신우기자
  • 승인 2024.03.05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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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미복귀 7천여 명 행정처분 본격화
집단사직 보름째…제주는 94.7% 이탈
인턴·전임의 임용포기에 공백 더 커질듯
교수도 사직·삭발식 반발 등 ‘악화일로’
전공의 집단이탈로 인한 의료파행이 2주째 이어진 4일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병원에서 한 환자와 보호자가 로비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 집단이탈로 인한 의료파행이 2주째 이어진 4일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병원에서 한 환자와 보호자가 로비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전공의 7천여 명에 대해 행정·사법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현장에 남은 의료진이 업무 과중으로 인한 피로를 호소하는 등 의료공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전국 40개 의대가 3,401명 증원을 신청한 가운데 의과대학 교수들이 대학 본부의 증원 방침에 반발하고 나섰다.

일부 교수들은 SNS를 통해 사직 의사를 밝히거나 실제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A교수는 이날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교수는 전날 소셜미디어(SNS)에 정부의 의사 면허 정지 방침과 충북대 의대 정원 확대 규모 등을 언급하며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다시 들어올 길이 요원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들과 같이 일할 수 없다면 병원에 남을 이유가 없어 사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경북대병원에서도 한 외과교수가 전날 소셜미디어(SNS)에 "우는 아이한테 뺨 때리는 격으로 정부는 협박만 하고 있다"며 사직의 뜻을 밝혔다.

정부가 전국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이틀째 현장점검을 이어가고 있지만 대다수 전공의가 의료현장을 이탈한 상황이다.

전날 기준 제주지역 6개 수련병원 전공의 150명 중 142명(94.7%)이 근무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제주대병원의 경우 전체 전공의 108명 중 단 6명(5.6%)만 근무 중이다.

경기 남부 지역에서도 주요 수련병원 7곳 소속 전공의 중 약 79%가 근무하지 않고 있다.

강원 지역은 9개 수련병원 전공의 390명 중 360명(92.3%)이 사직서를 낸 가운데 복귀 인원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인천에서도 11개 수련병원 전공의 535명 중 87%인 468명이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현장 복귀는 미미한 수준이다.

대전 5개 주요 수련병원에 사직서를 낸 전공의 414명 중 346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졌지만, 지난달 26일 대전성모병원에 복귀한 1명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복귀자는 없다.

경남도에서도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 중 아직 현장으로 복귀한 경우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대병원은 전공의 156명이 현장을 이탈한 가운데, 신규 전임의(펠로우) 21명이 임용을 포기하면서 의료 공백이 더욱 심각해졌다.

부산대병원에서 1년 단위로 계약해 근무하는 전임의 27명 가운데 22명이 임용을 포기했다.

이달부터 근무하기로 한 부산대병원 신규 인턴 50여명과 동아대 병원 신규 인턴 30명가량도 임용 포기 각서를 쓰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

전날부터 대전 5개 주요 대학·종합병원에서 근무할 예정이었던 인턴 147명 전원, 충남 천안 지역 대형병원인 순천향대·단국대학병원 인턴 예정자 68명 중 64명이 임용을 포기했다.

고양 지역에서는 신규인턴 70여 명이 임용 포기각서를 제출했다.

한편 복지부는 이날부터 바로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하기로 했다.

김국일 복지부 비상대응반장은 "어제(4일) 전공의 수 기준 상위 5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명령불이행 확인서를 받은 전공의 규모가 7천명을 넘는다"며 "이분들을 대상으로 행정력이 가능한 범위에서 우선 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의료법에 따라 이미 진료유지명령을 발령했고, 전공의들의 사직이 통상의 절차를 밟지 않았으므로 무효라고 판단한다.

이에 따라 전공의들은 진료를 계속 해야 하는 의무가 있으므로 의료법 위반에 따라 처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전공의 복귀 증거는 그야말로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지를 눈으로 보고 확인한 것"이라며 "오늘까지 현장 점검하는 총 100개 병원을 제외한 남은 수련병원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또 현장 점검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공의들의 주동 세력을 중심으로 경찰 고발도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언제 고발할지, 대상은 어떻게 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 차관은 전임의들의 재계약 포기를 통한 병원 이탈 현황에 대해서는 "전임의는 현장에서 큰 노력을 하고 계시고, 재계약률도 상당히 올라왔다"며 "의대 교수님들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실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전국매일신문] 이신우기자
leesw@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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