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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그날] 60년 전통 제일모직 '역사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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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그날] 60년 전통 제일모직 '역사속으로'
  • 김주현기자
  • 승인 2024.03.30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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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삼성SDI, 제일모직 보유 소재사업 전문역량 활용 '사업 경쟁력' 강화
"전력 등 다양한 산업군 통해 초일류 소재·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할 터"

2015년 9월 2일 '뉴 삼성물산' 공식 출범···건설·패션·리조트·상사 등 사업 영위
최치훈 건설부문 사장, 기념사 통해 "합병 통해 초일류 기업 향한 힘찬 발걸음 내디뎌"

2024년 2월 재판부 "이재용 회장의 승계·지배력 강화 유일 목적이라 단정하기 어려워" 판단
삼성물산 패션부문, 2년 연속 연매출 2조 돌파···수입 브랜드 발굴 성과·'에잇세컨즈' 흑자 전환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10년 전 헤드라인 뉴스를 통해 '과거 속 오늘'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고
더 발전했는지, 답보상태인지, 되레 퇴보했는지 점검해보고자 한다.


[뉴스 타임머신-10년 전 그날] 
2014년 3월 30일 60년 전통 제일모직 '역사속으로'

지난 2014년 3월 30일은 두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바로 '삼성' '제일모직'이다.

제일모직과 삼성SDI가 양사 합병을 결의한 2014년 3월 31일 오전 경기 의왕시 고천동 제일모직 본사 주변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제일모직과 삼성SDI가 양사 합병을 결의한 2014년 3월 31일 오전 경기 의왕시 고천동 제일모직 본사 주변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삼성SDI-제일모직 합병··· 15조 거대계열사 탄생
삼성SDI가 제일모직을 흡수 합병했다고 3월 31일 공시했다. 삼성SDI는 합병을 통해 삼성SDI가 보유한 2차 전지 및 디스플레이 사업과 제일모직이 보유한 소재사업의 전문역량을 상호 활용해 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병으로 삼성SDI는 자산 15조 원, 매출 9조 5,000억 원(이상 작년말 기준), 시가총액 10조 원, 직원 1만4000명(작년 3분기말 기준)의 거대 계열사가 된다.

2014년 3월 31일 오후 경기도 용인 삼성SDI. [연합뉴스]
2014년 3월 31일 오후 경기도 용인 삼성SDI. [연합뉴스]

이번 합병은 제일모직의 소재 부문이 전자 계열사로 편입됨에 따라 삼성SDI(소재 및 부품)-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테크윈(부품)-삼성전자(완제품)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가 완성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제일모직이 보유한 배터리 분리막 등 다양한 소재기술을 활용,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힘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삼성의 후계 구도도 더욱 공고해졌다. 소재 사업이 삼성전자 쪽으로 편입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자·금융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호텔·건설·중화학을, 이서현 사장이 패션·미디어를 각각 관할하는 등 삼남매의 사업 분할 구도가 좀 더 명확해졌다는 분석이다.

삼성SDI는 "전자재료 및 케미칼 등 다양한 소재부터 부품·시스템까지 사업을 확대해 전자, 자동차, 전력 등 다양한 산업군의 고객들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초일류 소재·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1995년 세워진 제일모직 대구공장 본관. [연합뉴스]
1995년 세워진 제일모직 대구공장 본관. [연합뉴스]

한편 1954년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으로 출발한 제일모직은 6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제일모직은 1965년 9월 국내 최초로 울마크 사용권을 획득했으며 1976년 2월 ‘제일모직’이라는 상호로 변경했고 1985년 11월 신사복 ‘갤럭시’를 수출했다. 지속적으로 성장해간 제일모직은 1996년 중국 상하이에 ‘빈폴’ 매장을 열었고 1999년 ‘제일모직, 삼성물산 에스에스, 하이크리에이션’을 통합했다.

제일모직과 합병한 삼성물산이 2015년 9월 2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다목적홀에서 공식 출범식 개최했다. [삼성물산 제공] 
제일모직과 합병한 삼성물산이 2015년 9월 2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다목적홀에서 공식 출범식 개최했다. [삼성물산 제공] 

● 통합 삼성물산 공식 출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이재용 시대' 개막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탄생한 ‘뉴 삼성물산’이 2015년 9월 2일 공식 출범했다. 삼성물산은 9월 2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다목적홀에서 최치훈 사장, 윤주화 사장, 김신 사장, 김봉영 사장 4개 사업부문 CEO와 400여명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출범식을 갖고 새 출발했다.

최치훈 사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합병을 통해 성장성과 안정성을 갖춘 균형있는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했고 바이오를 포함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함으로써 초일류 기업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딨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임직원 모두 한 방향으로 혼신의 힘을 모아 시너지를 창출하고 기업 가치를 더욱 높이는 한편주주와의 소통을 확대하고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이행해 투명하고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열과 성을 다하자”고 강조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한 통합 삼성물산 출범식이 열린 2015년 9월 2일 오전 서울 서초대로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왼쪽부터) 최치훈 건설부문, 윤주화 패션부문, 김봉영 리조트 건설부문, 김신 상사부문 사장이 출범식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한 통합 삼성물산 출범식이 열린 2015년 9월 2일 오전 서울 서초대로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왼쪽부터) 최치훈 건설부문, 윤주화 패션부문, 김봉영 리조트 건설부문, 김신 상사부문 사장이 출범식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물산은 9월 2일 출범식에 앞서 가진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선임과 이사 업무 위촉 등의 건을 의결했다. 대표이사는 최치훈 건설부문 사장, 윤주화 패션부문 사장, 김봉영 리조트·건설부문 사장, 김신 상사부문 사장 4명이 맡아 각자 대표체제로 운영된다. 이사회 의장은 최치훈 사장이 맡는다.

이사회는 대표 및 이사회 의장 선출과 함께 주주권익 보호를 위한 거버넌스 위원회, 주주와의 소통 강화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CSR위원회 설치를 의결했다. 거버넌스 위원회는 사외이사 3명과 외부전문가 3명 등 총 6명으로, CSR위원회는 김봉영 사장과 사외이사 3명으로 각각 구성된다.

통합 삼성물산은 전사조직을 신설하고 4개 부문 CEO와 경영지원실장이 참석하는 '시너지 협의회'를 운영해 시너지 창출과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어 매출액·자산규모 면에서 삼성전자·삼성생명과 함께 그룹의 주축회사로 거듭나고 미래 신수종 사업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삼성물산 사옥. [연합뉴스] 
삼성물산 사옥. [연합뉴스] 

한편 통합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은 약 31조 원으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에 이어 시총 3위다. 현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의 지분 16.5%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기획 사장은 각각 5.5%의 지분을 갖는다. 통합 삼성물산은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지분 4.1%를 보유하고 있어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의 통제권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2020년 매출 60조 원, 세전이익 4조 원을 목표로 하는 통합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월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월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일모직 합병 정당" 이재용 회장 1심 무죄···삼성물산 패션부문 2023년 영업익 2천 억 육박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는 2024년 2월 5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나머지 피고인 13명에게도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먼저 이 회장 등이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미전실이 추진한 각종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두 회사 합병이 이 회장의 승계나 지배력 강화가 유일한 목적이라 단정하기 어렵다”며 “합리적인 사업적 목적이 존재해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수반됐다 하더라도 합병 목적이 전체적으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합병 비율이 불공정해 주주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월 6일 오후 출국을 위해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월 6일 오후 출국을 위해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 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최소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미래전략실이 추진한 각종 부정 거래와 시세 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2024년 2월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2심 재판부가 정해졌다. 서울고법은 이 회장의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 사건을 부패 사건 담당부인 형사13부(백강진 김선희 이인수 부장판사)에 배당했다. 형사13부는 고법 부장판사 1명과 고법판사 2명으로 이뤄진 대등재판부다. 현재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혐의 사건도 담당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삼성물산 제공] 
삼성물산 패션부문. [삼성물산 제공] 

한편 국내 패션업계가 지난해 경기 불황으로 소비가 위축돼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홀로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전신은 제일모직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 1,940억 원을 기록해 전년(1,800억 원) 대비 7.8% 성장했다. 매출액은 2.5% 증가한 2조 510억 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액 5,450억 원, 영업이익 460억 원을 기록해 3분기(매출액 4,560억 원, 영업이익 330억 원)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으며 2년 연속 연매출 2조 원을 돌파했다.

10 꼬르소 꼬모 서울 자크뮈스 팝업스토어 내부 전경. [삼성물산 패션부문 제공] 
10 꼬르소 꼬모 서울 자크뮈스 팝업스토어 내부 전경. [삼성물산 패션부문 제공] 

다양한 프리미엄 수입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유통을 확대한 영향으로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지난해 자크뮈스의 매출은 전년 대비 170% 증가했으며 스튜디오니콜슨은 90%, 가니는 50% 신장했다. 또한 SPA 브랜드인 '에잇세컨즈'도 흑자 전환했다. 에잇세컨즈는 2012년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직접 출시한 브랜드로 2022년 브랜드 출시 10년 만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고 지난해 연매출 3,000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목표 매출을 2조 1,000억원으로 잡았다.  

회사 관계자는 “MZ세대들이 좋아할 만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발굴 양성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것이 지금의 성과를 보게 된 것”이라며 “또 온라인몰 중심의 다양한 콘텐츠나 경험소비 부분에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건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전국매일신문] 김주현기자
joojoo@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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