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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710만 재외 한인동포와 '한반도 평화의 길' 첫발 내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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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710만 재외 한인동포와 '한반도 평화의 길' 첫발 내딛다
  • 김포/ 방만수기자
  • 승인 2016.11.15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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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 평화통일학술제·제1회 한민족 디아스포라 개최
평화도시 공동생활권과 미래비전·한강조사 남북합력 등 공유
총 5세션으로 한민족 해외동포 보듬으며 '화해의 길' 모색

 

유영록 경기 김포시장, 제1회 한민족 디아스포라 포럼 개최

경기도 김포시(시장 유영록)는 최근 김포아트홀에서 ‘평화통일학술제와 제1회 한민족 디아스포라(Diaspora·흩어져 사는 사람들)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학술제와 포럼은 710만 재외 한인동포들을 보듬고 한민족 화합과 한반도 평화의 길을 모색하는 김포시의 첫 발걸음이었다. 사흘간의 학술제와 포럼 여정을 되짚어본다.

‘2016 평화통일학술제’는 평화도시 공동 생활권인 김포, 고양, 파주가 앞장서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갈 방법을 찾는 자리였다.

이날 개회식에서 유영록 김포시장은 “김포는 평화와 통일을 떼어낼 수 없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며 “김포에서 개최되는 평화통일학술제와 디아스포라 포럼에 시민과 각계 전문가가 많이 참석하시고 향후 이를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유영근 김포시의회 의장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평화와 통일이란 단어는 간절한 용어”라며 “분단은 서로 아픔이다. 뜻 깊은 평화통일학술제에서 많은 의견이 나오고 현실에 접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철호 국회의원은 “독일이 우리와 비슷한 입장으로 있다가 이제 유럽에서 경제나 모든 면에서 앞서 간다. 엄청난 노력이 수반 돼 있다”며 “지역에서도 차근히 이런 역할들을 해주시면 우리 당대에 꼭 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우리가 염원하는 통일은 반드시 우리 앞에 실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두관 국회의원은 “미사일과 핵실험 등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김포에서 이런 행사가 열려 참 의미가 있다”며 “남북관계는 중앙만 하는 게 아니다. 중앙, 지방자치단체, 민간이 다 함께 해야한다”고 격려했다.

평화통일학술제에서는 △김포시와 함께 평화도시 생활권을 이루고 있는 고양, 파주시의 평화교육 사례 △평화통일을 위한 지역생활권의 미래 비전 △한강하구 공동조사를 통한 남북협력 증진 등을 다뤘다.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서 4년간 대북협상을 담당한 김진향 여시재 선임연구위원은 ‘평화통일을 위한 지역생활권의 미래 비전’ 발표에서 평화통일을 위한 필요 요소를 국내과제, 남북관계, 국제과제로 나눈 뒤 각 영역에서 접경지역 도시들의 역할을 제시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우선 국내과제로 “평화·통일교육 시범학교·기관 지정” “모범사례 발굴” 등을 통해 접경도시들이 지역 내 평화·통일교육을 확산시키고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접경지역 도시들이 남북관계 재개를 한발 앞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포시 등의 경우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경협이 다시 시작되는 것에 대비해 “원·부자재 공급 및 물류기지로서의 기능을 갖추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평화교육 사례 발표에 나선 한광식 김포대 교수는 “김포시는 접경도시들이 평화구현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2015년 8월 ‘대한민국 평화문화도시 1번지’ 선포식을 했다”며 “김포시는 평화교육 차원에서도 시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김포 평화학교’를 시가 주체가 되어 운영하는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준수 고양평화누리 상임이사는 “고양시는 접경지역일 뿐만 아니라 한국전쟁 이후 군이 부역자 소탕을 이유로 양민을 학살한 금정굴 사건이 일어날 정도로 이념투쟁이 극렬했던 곳”이라며 “이런 갈등을 해소하고 평화를 정착·확산시키기 위해서는 평화엔지오들이 많이 생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상임 이사는 또 “세계적인 평화의 모범도시 히로시마는 100만명 남짓한 인구에 평화운동 단체가 300여개나 된다”고 지적한 뒤 “고양에서도 2010년 평화통일운동단체인 고양평화누리가 생겨난 이후 고양파주통일시민학교 등 단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비무장지대(DMZ) 답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파주 ‘디엠지 평화학교’의 이재석 교장은 “많은 이들이 통일을 염원하며 비무장지대를 찾지만 정작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분단에 대한 이미지뿐”이라며 “평화통일교육이 활성화되려면 평화통일의 이름으로 분단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와 통일을 얘기하는 콘텐츠가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이런 평화교육 콘텐츠 강화를 위해 김포시와 고양시, 파주시가 연대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1회 한민족 디아스포라 포럼’은 기초자치단체 중 김포시가 처음으로 여는 재외동포 관련 행사였다.

유영록 김포시장은 개회사에서 “오늘 첫발을 내딛는 한민족 디아스포라 포럼은 평화를 바탕으로 한민족 이산의 역사를 논의하고, 한민족 화합과 한반도 평화의 길을 모색하는 자리”라며 “ 가난과 배고픔을 극복하기 위한 1860년대 러시아 연해주 이주를 시작으로 일본 통치하에 독립운동을 위해 선택한 중국, 미국 이주, 광복 이후 보다 나은 삶을 위한 미국 태나다 이주 등 우리 민족에게 이산의 역사는 결코 순탄한 길이 아닌 아픔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 시장은 “그러나 우리민족은 끈기와 열정으로 이를 극복했고 170여 개국 720만 재외동포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거주국의 모범적 구성원으로 자리 잡아 생활하고 있다”며 “한반도 아픈 역사의 구성원으로 수많은 역경을 극복해 온 우리민족, 수많은 재외동포의 삶은 오늘날 세계가 한반도를 주목하는 하나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유 시장은 그러면서 “이번 포럼을 통해 서로 다른 시기에 각기 다른 사연을 안고 세계 각지로 이주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민족의 역사를 알아보고 그 내용을 공유하고자 한다”며 “포럼 참석자 분들의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세계 곳곳의 우리 민족이 한민족 평화네트워크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과 그 방안을 찾고, 이런 비전을 이루기 위해 남북 분단의 접점으로서 한강하구를 사이에 두고 북한과 접하고 있는 김포의 역할을 화두로 던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축사에서 “이번 포럼은 참으로 시의적절한 때 열려 그 의미가 더욱 크다”며 “현재 남북관계는 꽁꽁 얼어붙어 있다. 그런가 하면 시련과 역경 속에서도 우리 한민족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빛내어 온 한민족 디아스포라에 대한 관심도 차츰 옅어져가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정 전 장관은 그러면서 “남북관계 회복과 디아스포라와의 연재 구축은 우리 한민족의 미래 발전의 양대 축이자 핵심 동력”이라며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과 염하가 함께 만나는 조강은 정전협정에서도 민용선박의 항행을 허용하고 있는 프리존으로, 김포야말로 바로 이런 비전을 우리 민족에게 일깨워줄 수 있는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한민족 디아스포라 포럼 첫째 날은 전체 3개의 세션이 진행됐다. ‘조강문화와 한민족 디아스포라’를 주제로 진행되는 첫 번째 세션에서는 임채완 전남대 명예교수가 ‘한민족 디아스포라와 김포’ 발제를 통해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세계 각국이 적극적인 재외동포정책으로 초국적 민족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임 교수는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이 만나는 조강(祖江)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접하고 있는 김포가 디아스포라 문제를 해결할 적임지라고 제시했다.

이어 ‘김포의 다섯 가지 디아스포라 문화콘텐츠’를 주제로 발표에 나서는 정현채 지역문화전략연구원 대표는 김포의 300∼600년 된 나무가 지닌 의미를 확대해 ‘지구평화나무동산’을 만들고, 서울에서 개성으로 왕래하는 길목이었던 조강 거리 활용 축제 방안을 보여줬다.

또한 당시 수많은 문물이 소통되던 조강거리의 전통성을 한민족이 함께 어울리는 거리로 확대하는 등 김포를 대표하는 관광자원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2세션 ‘사할린 동포가 말하는 러시아 문화, 김포 문화’에서는 사할린에 살다가 김포로 영구 귀국한 동포와 주민들 간의 문화 적응을 되돌아봤다.

김포시에는 2016년 9월 말 현재 사할린 영구귀국 동포들이 304명 거주하고 있고 이는 전체 국내 거주 사할린 영주 귀국 어르신 2923명의 10%가 넘는다. 이들의 삶과 역사를 아는 것이 바로 김포 디아스포라의 첫 걸음인 셈이다.

제3세션 ‘한민족의 혼으로 고려인 성공의 길을 닦다’에서는 최명철 러시아태권도협회 고문과 마리나 사이 러시아 공훈배우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최명철 러시아태권도협회 고문은 러시아 전통 무술인 삼보와 일본 가라데를 연마하다가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의 태권도를 러시아에 보급하고 있으며 이날 자신의 러시아 적응기를 통해 많은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또한 고려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마리나 사이는 러시아 공훈배우가 되기까지의 인생역정을 통해 “한국인의 근면함과 러시아인의 용감함”을 이야기했다.

제4세션 ‘젊은 고려인, 한민족 문화를 계승하다’에서는 우리 문화를 지키려는 40대의 젊은 고려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리타티야나 카자흐스탄 알마티 한국어센터 소장은 ‘고려인 문화가 민족적 정통성을 잃지 않게 하려면’을 주제로 한국 문화가 무조건 좋다고 말하는 젊은이들의 경향 속에서 고려인 문화도 존중해야 양 측의 문화가 모두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텐 알렉세이 러시아 투멘시고려인협회 회장은 ‘한국의 전통을 지키려는 고려인 사업가’를 주제로 투멘시 고려인들의 전통 지키기 노력을 알렸다.

제5세션 ‘디아스포라의 삶, 희로애락’에서는 김포시의 디아스포라적 측면을 조망했다.

이발레리아 고려인공동체 활동가, 이나니 재한줌머인연대자문위원, 박정애 한별다문화교육문화원 원장, 이철 탈북소상공인협회 회장이 나와 ‘이방인’으로 김포에 왔다가 ‘김포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관객과 나눴다.

한편, 포럼 기간 동안 김포아트홀에서 다양한 문화행사가 개최됐다. 9일에는 ‘북한음식 체험행사’가 열렸고, 저녁에는 K-타이거즈 등이 출연하는 ‘평화문화 그 위대한 여정의 시작’이 무대에 올라 학생 등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또한, 함께 열린 ‘로저 쉐퍼드 백두대간 사진전’과 ‘러시아 하바로브스크 고렝카무용단’의 공연과 영화 ‘조강. 조강포 사람들’ 상영도 감동을 자아냈다.

이번 행사는 김포시가 주최했으며 활발한 대북 교류활동과 한반도평화문제 관련 다양한 국제 심포지엄을 진행하고 있는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사장 임동원)’이 주관했다.

 

 

[전국매일신문] 김포/ 방만수기자
bangms@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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