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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경찰청 실종수사팀 신설 ‘일방통행식’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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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경찰청 실종수사팀 신설 ‘일방통행식’ 비난
  • 호남취재본부/ 서길원기자
  • 승인 2017.11.13 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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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화 미흡…지휘부 결정 의존한 임시방편식 조직 개편”
광주청 “현장 여론 청취…수사 전문성 강화 기대”


 광주지방경찰청이 광역시 최초로 실종수사 전담팀을 신설한 가운데, 지휘부 결정에 치중한 조직 확대 개편이 일방통행식 행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또 실종수사팀 폐지·통합·신설이 반복되고, 대형 사건·사고가 터질 때만 관련 수사기능을 강화해 졸속 개편이라는 내부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12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광주청은 지난 10일 5개 일선 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 실종수사전담팀을 신설, 발대식을 가졌다.
 실종팀은 총 24명으로 구성(북부서 6명, 광산·서부서 각 5명, 동부·남부서 각 4명)됐다.
 실종·가출 신고 접수시 범죄 혐의와 관계 없이 출동하고 18세 미만 아동과 여성의 경우에는 강력형사·지역경찰이 함께 출동, 실종자 수색·수사를 전담한다.


 광주청은 “초동 수사 부실 지적을 빚은 서울 중랑서 여중생 살인사건(이른바 어금니 아빠 사건)을 계기로 현장 경찰관의 의견 수렴을 거쳐 이같이 조직을 개편했다”고 밝혔다.
 강력사건으로 불리는 ‘5대 범죄(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 발생율이 19.8% 가량 감소(2014년 2만1490건→2016년 1만5429건)한 점, 실종 수사의 초기 대응이 중요한 점, 가출인 미발견 수가 잇따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졸속 개편’이라며 반발하는 모습이다.
 이번 개편은 일선 5개서 형사과 내 강력·생활범죄수사팀에서 3명씩 실종팀 지원자를 공모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는데, 일부 경찰서에서는 ‘끌려간 셈’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승진 대상자를 받지 않고 실종수사 경험이 있는 경찰관이 우대 조건으로 제시돼 일부 형사과에서는 ‘눈치보기 작전’이 펼쳐졌고, “취급 사건이 적은 순으로 사실상 인력을 차출해갔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공론화 과정 미흡도 문제시되고 있다. 광주청은 지난 9월 중순부터 청장·여성청소년수사계장이 의견 수렴을 거쳤다는 입장이지만, 일선서 일부 직원들은 “체감할 수 없었다”는 반응이다.
 경찰청에서 주관한 실종팀 신설 관련 설문조사는 60% 가량만 응답했고, 광주청 차원의 일선서별 의견 수렴도 형사·여청과 각 2개팀(팀장·팀원 2명)만 거쳤다는 설명이다.


 특히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경찰관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간부들이 실종팀을 신설키로 결정, 일방통행식 행정을 펼쳤다”는 지적이다.
 또 지난 2008년 3월부터 형사과에 소속돼 있던 실종팀은 2015년 2월께 신설된 여청청소년수사팀으로 통합됐다가 3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개편이 이뤄졌다.


 공론화 미흡 속 일부 부서에 인력·예산 지원도 없이 개편되면서 ‘여론의 소나기를 피하려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
 실제 잦은 조직 개편으로 특정 부서에 업무가 과중될 우려나 취지대로 팀이 운영되지 않는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또 각종 팀이 신설되거나 사회적 이슈를 반영한 전담팀(보험범죄수사 등)을 지정할 때마다 부서별로 업무 분장을 놓고 ‘사건 처리 주체’를 다투는 경우가 나온다는 설명이다.
 이번 개편으로 비교적 강력팀 수가 적은 일선서에서는 생범팀 인원의 강력팀 재배치 검토로 생범팀 운영에 차질을 빚는가 하면, 강력팀원 수가 줄어 광주청에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경찰관은 “지휘부 결정에 의존한 임시방편식 조직 개편에 애꿎은 직원들만 희생양이 되고 있다”며 “정권과 지휘부가 바뀔 때마다 치적 홍보용 정책이 이뤄지고, 이슈가 대두될 때 ‘아랫돌 빼내 윗돌 괴는 미봉책’만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8월 초부터 청장 지시로 현장 여론을 충분히 청취했고, 형사·여청수사과의 업무 진단을 거친 끝에 실종수사팀 신설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세심한 준비로 현장 대응력 강화 및 공조 체계 구축 방안을 마련한 만큼 실종 수사 전문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부서별 정·현원 조정도 본청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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