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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인 초당적 협력, 정치권 반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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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인 초당적 협력, 정치권 반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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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2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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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류여해 최고위원이 포항 지진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경고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류 최고위원은 최근 최고위원회의에서 포항 지진에 대해 "하늘이 문재인 정부에 대해 주는 준엄한 경고, 천심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결코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과 인사 논란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한 발언이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은 강력히 반발했다. 민주당 현근택 부대변인은 18일 논평에서 류 최고위원의 최고위원직 즉각 사퇴와 함께 포항시민에 대한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현 부대변인은 또 "정부와 여야가 하나가 되어 대응책을 마련하고, 전 국민이 합심하여 재난을 이겨내려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류 최고위원이 변명하면서 가짜뉴스에 엄중히 대응하겠다는 것은 완전히 동문서답이고 마이동풍"이라며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재난에는 여야가 없고 합심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류 최고위원이 민주당 논평에 대해 다시 반박했다. 류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 국민이 합심하여 재난을 이겨내려면 남을 함부로 근거 없이 비난해서는 안 된다"며 "특히 가짜뉴스는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만큼 근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최고위원은 이어 "오히려 여당은 제1야당 최고위원을 향한 가짜뉴스에 공동대응하는 성숙함을 보여줘야 한다"며 "문 대통령이 재난 현장에 가지 않고 있는 것부터 지적하는 자기반성이 먼저"라고 말했다.


천재지변인 포항지진을 "문재인 정부에 하늘이 주는 경고이자 천심"이라고 한 것은 비논리적이고 비과학적이다. 포항지진을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 소재로 활용하려는 정략적 발언으로 해석할 여지가 충분하다. 정치인은 말을 통해 자신의 의지를 표출하고 말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끌어내거나 비판을 받는다. 따라서 정치인은 자신의 말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자신의 말이 몰고 올 파장을 생각해 신중하게 발언해야 한다. 더구나 지진이라는 국가적 재난을 맞은 상황에서 정치인의 말은 신중해야 하며, 불필요한 오해를 빚을 가능성이 있는 말은 삼가야 한다. 가볍게 던진 정치인의 말 한마디가 이재민에게는 가슴을 찌르는 비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포항에선 지난 15일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19일 오후 2시까지 모두 56차례의 여진이 이어졌다.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도 수많은 이재민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대피소에서 밤을 지새우며 여진의 공포와 싸우고 있다. 정부는 19일 합동 브리핑을 통해 지진 피해자들에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주택 160채를 무료로 지원해 주기로 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는 조만간 포항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정한다고 한다. 또 수능 시험장으로 지정된 포항의 14개교 가운데 안전에 문제가 있는 시험장 4개교를 다른 시험장으로 대체할지를 20일 발표할 예정이다. 국가적 재난이 발생한 만큼 조속한 피해 극복을 위해 모든 정부 부처와 기관이 협조체제를 갖춰 일사불란한 지원체계를 가동해야 한다. 이재민 주거대책과 수능시험 대책뿐 아니라 부상자 치료 및 이재민 심리 치료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또 정파를 떠나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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