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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폭행은 중대한 범죄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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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폭행은 중대한 범죄행위
  • 박희경기자 지방부국장, 포항담당
  • 승인 2015.09.08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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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消防官)은 화재를 예방·경계하거나 진압하고 화재, 재난·재해 그 밖의 위급한 상황에서의 구조·구급활동 등을 통해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을 보호함으로써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와 복리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공무원이다.
이런 중차대한 임무를 띠고 있는 출동 소방관에 대한 폭행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소방관의 안전이 위협 받고 있다. 보통일이 아니다. 3일에 한번 꼴로 매를 맞고 있다하니 동네북도 이런 북이 없다. 공권력 추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두고 볼 일이다.
얼마 전 어느 지역신문에 실렸던 사례다. 대구 서구에서 술집에 사람이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고 구급대원이 출동했다. 술에 취한 이 사람은 구급대원에게 한 판 붙자며 얼굴을 때렸다고 한다. 결국 불구속 입건됐지만 씁쓸한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사실 이같은 소방관에 대한 폭행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소방관은 위험에 빠진 국민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자기의 목숨을 기꺼히 내려놓은 자들이다. 우리는 수많은 대형사고 현장에서 그들의 활약상을 어렵지 않게 봐왔던 터라 이미 그들의 희생정신에 대해서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국민의식이 문제다.
폭행 사유도 다양하다. ‘음주 폭행’이 가장 많았다. 술이 사람을 개망나니로 만든 모양이다. 전체의 90.7%인 488건이나 된다.
‘단순폭행’이 43건(7.9%), ‘정신질환자’가 7건(1.3%)이었다. 지역별로는 연간 소방관에 의해 구조되는 사람이 1만 6천명을 넘고 있다고 하는 경기도가 140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서울 97건, 강원 35건, 부산, 경북 각각 34건 등의 순이다.
소방관을 폭행하는 가해자는 ‘이송환자’가 전체 538건의 73.6%인 396건으로 가장 많았고 ‘가족·보호자’가 105건으로 19.5%, ‘행인 등 제3자’가 37건이다.
폭행에 노출돼 있는 소방관은 응급환자 이송을 담당하는 ‘구급대원’이 전체(538건)의 99%인 538건이었고 ‘구조대원’이 5건(0.1%)으로 대부분 119 구급대원이 폭행을 당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소방관 폭행사범 10명 중 7명(538건중 67.1%인 361건)은 벌금형 이하의 처분을 받았으며 징역형은 단 7.8%인 42건으로 나타났다.
폭행사범에 대한 수사도 거의가 대부분 불구속 수사(538건중 96.7%인 520건)가 이뤄졌으며 구속 수사는 단 18건(3.3%)에 불과했다.
이처럼 출동한 소방관을 폭행하는 사건이 연평균 100건 이상 발생하고 있지만 폭행범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이었다.
이처럼 소방관은 화재, 구조 및 구급 현장에 출동해 시민의 생명을 구하고 환자를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하고, 주민들이 직접 할 수 없는 일을 처리하는 각종 민원 출동으로 우리들로부터 가장 가까이 있는 공무원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화재, 구조 및 구급 현장에서 폭언이나 폭행을 당하는 등 육체적·정신적인 피해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길고양이 한 마리를 구조하기 위해, 목줄이 감겨 고통을 받고 있는 강아지 한 마리를 살리기 위해,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한통의 벌집 제거를 위해서라도 이들은 자신의 안전 따윈 주저 없이 포기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그들을 업어줘도 모자랄 판에 폭행이라니...도데체 어떻게 생겨 먹은 자들인지 얼굴 한번 보고 싶다.
만약 내가 남을 도와주기 위해 갔더니 폭행을 당했다고 생각해 보자. 다시는 이런 일에 끼어들지 않고 싶을 것이다. 도우려는 이에게, 아니면 도움을 받고 난 뒤에 손찌검을 한다는 어이없는 알고리즘에 동조할 게 아니라면 최소한 인간다운 모습을 보여주자는 말이다.
이처럼 소방관에 대한 폭행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이유는 폭력을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 할 방침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며 사실상 방조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당국의 안일한 자세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따라서 소방관들이 구급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엄중한 법 적용이 절실하다. 이같은 폭행이 되풀이 되게 내버려 둬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긴급한 상황 속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소방관들에 대한 폭행은 중대한 범죄행위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노력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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