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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 데이에 잊쳐진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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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 데이에 잊쳐진 그날
  • 윤택훈 지방부장 속초담당
  • 승인 2015.11.09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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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11일은 국내 특정회사의 과자인 빼빼로를 서로 선물하는 날로 정착된 지 오래다.
젊은 층에게 11월 11일이 무슨날이냐고 물어보면 빼빼로 데이라고 선듯 말하고 있으며 이날은 젊은 층을 위주로 빼빼로를 주고 받으면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빼빼로를 생산하는 국내 과자회사의 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원도 제대로 알 수 없는 상술로 얼룩진날, 빼빼로 데이를 우리는 언제까지 계속 맞이 해야만 하는가.
이날은 농업이 국민 경제의 바탕임을 국민에게 인식 시키고 농업인의 자부심을 키우며 그 노고를 위로하기 위한 농업인의 날이기도 하다.
또 역사적으로 6.25 전쟁에서 산화한 유엔군 참전용사들을 기억하는 날인데 과자나 먹고 즐기는 기념일로 인식된 세태가 안타깝다.
농업인과 6.25 전쟁 때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장렬히 산화한 참전용사들에게 예의를 갖추는 날로 기념하는 것이 더 바람직 할 것이다.
사전을 찾아보면 빼빼로 데이의 최초의 시작은 1995년 수학능력시험과 연관이 있다고 한다.
1995년 11월 11일은 수능 11일 전으로 이 날 빼빼로를 먹으면 수능을 잘 본다는 속설로 극히 적은 학교에서 후배들이 선배들에게 빼빼로를 선물하였다고 한다.
또 다른 일설에 의하면 빼빼로 데이는 1994년 부산을 비롯한 영남의 여고생들이 재미로 서로 주고받으면서 시작했다.
그들은 "빼빼로처럼 날씬해져라"는 뜻으로 서로에게 빼빼로를 선물로 주었다고 하니 참 어처구니가 없다.
청소년층의 이러한 일부 놀이문화를 이어 받아, 빼빼로의 제조사인 롯데제과의 판촉을 위해 현재의 형태로 정립되었거나 브랜드 스토리 텔링 차원에서 완전히 조작되었다는 것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가설이다.
빼빼로 데이는 특정 회사의 상술로서 천민 자본주의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또한 이로 인해 기존 농업인의 날이 소외되는 것은 땀흘려 일하는 농민에 대한 모독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한 이 날은 제 1차 세계대전 종전일이자 익산역 폭발사고가 일어난 날로서 이러한 축제성 이벤트는 익산시민 및 전쟁 피해자들의 추모 정서와도 동떨어진 모습을 하고 있어 망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의견이 있다.
11월 11일은 빼빼로 데이라는 놀이문화에 익숙한 청소년들에게 역사인식을 바로 심어줄 필요가 있다.
국가보훈처는 오는 11일 오전 11시 정각을 기해 1분 동안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묻힌 6·25 참전 유엔군 전몰용사들을 추모하는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행사를 개최한다고 하니 그나마 의미있는 날로 정착될 것이다.
빼빼로 데이가 아니라 유엔군 전몰용사를 추모하는 날로 국가가 마침내 나선 것으로 빼빼로 데이에 익숙한 젊은 층에겐 당분간 생소할지도 모르겠다. 행사 개최지인 부산에서는 추모 사이렌이 울리는 가운데 시민들이 유엔기념공원을 향해 묵념을 하게된다고 한다.
국내 다른 지역들에서도 학생, 군인, 6·25 참전 유공자 등이 추모 묵념에 동참하게 된다.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리는 추모식에는 박승춘 국가보훈처장과 '턴 투워드 부산' 행사 제안자인 캐나다인 6·25 참전용사 빈센트 커트니 씨를 비롯한 유엔군 참전용사들, 시민, 학생, 군인 등 1천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을 비롯해 6·25 전쟁에 참가한 21개국에서도 같은 시각 추모 묵념이 진행된다. 미국 워싱턴DC에서는 한국전쟁 참전비 앞에서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향한 추모 묵념이 이뤄지고 뉴욕에서는 6·25 전몰용사 추모 위로연이 열린다. 캐나다 오타와에서는 캐나다 보훈부장관과 오타와 시장, 주캐나다 한국 대사, 6·25 참전용사 등 200여명이 모여 추모 묵념과 행진, 헌화 등을 한다. 보훈처는 세계 각국에서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향해 추모 묵념을 한 사람들이 '인증샷'을 등록할 수 있는 웹사이트(www.turntowardbusan.com)도 개설했다.
'턴 투워드 부산' 행사는 커트니 씨가 2007년 세계에서 유일한 유엔군 묘지인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향해 매년 11월 11일 오전 11시 추모 묵념을 하자고 제안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이 행사는 2008년 정부 주관 행사로 격상됐고 작년에는 참가국이 21개국으로 늘어 국제적인 추모 행사로 확대됐다. 올해 '턴 투워드 부산' 행사에서는 6·25 전쟁에 참가한 영국인 로버트 맥코터 씨가 사후 14년 에 부산 유엔기념공원 묘지에 묻히는 의식도 진행된다.
또 보훈처의 초청으로 방한 중인 유엔군 참전용사를 포함한 2500여명이 부산 송상현광장에서 서면역을 거쳐 다시 광장으로 돌아오는 '호국보훈 퍼레이드'를 벌인다.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우다 산화한 6·25 전쟁 전몰용사를 기억하는 '턴 투워드 부산' 행사가 보훈외교의 국제적인 브랜드로 육성되길 바란다. 빼빼로 데이라는 의미 없는 날보다 농업인의 날, 6.25때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우다 산화한 유엔참전용사들을 기억하는 날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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