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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보다는 총선이 우선인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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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보다는 총선이 우선인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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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0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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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8일 사의를 표명하고 총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종섭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행정자치부 장관직 사임 의사를 밝힌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강병규 전 안전행정부 장관의 뒤를 이어 작년 7월17일 취임한 지 약 16개월 만이다. 취임 초기부터 정치권 안팎에서는 정 장관이 출신지인 경주에서 총선 출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고,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정 장관의 출마설이 더 회자됐다. 특히 올해 8월 '총선 필승' 건배사 논란 후 야당의 압박이 심해진 것이 사의 표명 시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9일로 예정된 정종섭 장관의 경주 행사 참석 일정에 '불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장관은 이날 사의를 표명하면서도 "후임 장관이 임명될 때까지 행자부의 업무에 한치의 공백이 없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혀 당분간 장관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총선 출마설에 관해 정 장관은 "구체적으로 생각을 안 했다"고 즉답을 피하면서도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장관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국가발전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할 생각"이라며 "그것이 장관 일을 했던 사람의 도리가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9일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에 이어 세 번째로 총선 출마가 유력시되는 현직 장관이 사퇴하게 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도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당으로 복귀해 총선 출마를 공식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파다하다. 이들 외 다른 장관도 총선 출마설이 떠돌고 있다. 이들 가운데 본인이 출마설을 부인한다 해도 정 장관의 사례에서 보듯 정치인 출신 장관의 '불출마' 발언을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게 됐다. 문제는 이로 인한 국정의 공백이다. 장관이 사퇴를 공식화한 순간부터 사실상 해당 부처의 수장 자리가 비게 되는 것이나 다름 없다. 부처 공무원들은 본연의 업무를 제쳐두고 새 장관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 준비와 업무보고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정 장관처럼 현직 장관의 출마설이 돌면 이런 공백은 더 일찍 시작된다. 나라가 처한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돌아볼 때 장관의 진퇴가 이렇게 가벼워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일반적으로 정치인 출신의 장관은 그 나름의 장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 검증된 점이나 국가 현안을 정무적으로 판단하는 능력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현행 헌법도 국회의원의 입각을 제한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현역 국회의원을 포함해 정치인 출신을 장관으로 발탁하는 것은 그 자체로 잘못된 일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누가 보더라도 차기 선거에 나갈 가능성이 농후한 정치인을 발탁해 '시한부 장관'으로 앉힌다면 당사자에게는 내세울 만한 경력이 하나 추가되는 것이겠지만 국정 전반에는 득보다 실이 클 것이다. 정부부처 장관의 막중한 소임을 감안한다면 응당 그 자리를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 장관이 돼야 한다. 불가피하게 장관의 공직 출마를 허용한다면 이에 따른 국정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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