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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팔 커넥션' 진실 밝혀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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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팔 커넥션' 진실 밝혀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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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2.1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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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팔 사기 조직의 2인자 강태용(54)이 중국 공안에 검거된 지 68일 만인 16일 한국으로 송환됐다. 그는 범죄 수익금 관리를 총괄하고 대외 로비를 담당한 인물이어서 조희팔 사건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대검찰청 국제협력단과 대구지검은 이날 중국 당국에서 강제추방 명령을 받은 강태용을 중국 난징(南京)공항에서 체포한 뒤 오후 1시 55분 난징발 김해공항행 대한항공 KE878편을 이용해 오후 4시께 입국했다. 강태용은 중국에서 가명을 쓰고 한국 사업가 행세를 하며 '호화 도피' 생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중국에서 검거된 뒤 최근까지 우시시 공안국에서 구금 상태로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강씨 신병을 인계받으면서 중국 당국이 확보한 자료 등도 함께 넘겨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는 사기, 뇌물공여, 횡령, 범죄수익 은닉 규제법 위반,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 자신이 피의자로 특정된 사건만 30여 건에 이른다. 2004∼2008년 조씨 일당이 의료기기 대여업 등으로 고수익을 낸다며 끌어모은 피해자 수는 2만4599명이다. 공식 집계한 피해액은 약 2조562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사기 피해액이 이보다 2배가 넘는 4조∼8조원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태용이 이처럼 광범위한 사건들에 연루됨에 따라 송환을 계기로 조희팔 사건 전모, 비호세력, 은닉자금 흐름 등이 상당 부분 추가로 드러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드러난 1천200억원대 외에도 숨겨진 범죄수익이 상당하다고 보고 전방위 계좌추적을 벌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강태용이 조희팔 사기 조직의 상당히 중요한 내용을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사기 범행의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고, 각종 뇌물 로비 부분을 규명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팔 일당의 사기행각과 도피과정에서 드러난 광범위한 비호 의혹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적발된 사람은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뇌물 2억4000만원을 받은 김광준 전 서울고검 검사와 15억원을 받은 오모 검찰수사관, 9억원을 받은 권모 총경, 1억원을 받은 정모 경사 등 수명에 불과하다. 사건 규모와 조씨의 행태로 볼때 비호세력이 이들뿐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것이 국민 정서다. 조씨가 도피할 당시 수사 고비고비에서 경찰보다 한 발짝 빨리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은 수사기관의 내부 정보가 그대로 조씨에게 흘러들어가지 않고선 설명하기 힘든 부분이다. 경찰이 지난 2012년 조 씨의 장례식 동영상과 사망진단서만을 근거로 사망을 단정한 경위도 석연치 않다. 3년 5개월 후 강신명 경찰청장이 "조씨가 사망했다고 볼 과학적 증거는 없다"고 말한 것은 경찰 수사에 문제가 있었음을 스스로 털어놓은 것이다.
이번 조희팔 사건 재수사 착수 이후 구속된 이들의 면면을 보면, 조 씨의 아들이나 내연녀 등 대다수는 몇 년 전 1차 수사 때도 조사를 받았던 인물들이다. 당시에는 무사했다가 이번 재수사에서 구속된 것만 봐도 애초 수사가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보여준다. 검찰과 경찰이 이번엔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하겠다고 다짐하지만 두고 볼 일이다. 검경은 이 사건과 관련, 수사기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크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신뢰를 얻는 길은 강태용에 대한 철저한 수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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