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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사의 경고, 합당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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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사의 경고, 합당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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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2.2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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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궈홍 주한중국대사는 23일 미국의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가 한·중관계를 순식간에 파괴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추 대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중국은 사드 배치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배석했던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간 사드 배치 협상에 대해 "중국 정부는 많은 걱정을 갖고 있다"며 "제 3국의 안보이익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되며 이를 핑계삼아 다른 목적을 취해도 안 된다"고 반대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추 대사는 "사드 배치는 중국의 안보이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런 문제들이 중국의 안보이익을 훼손한다면 양국(한중) 관계는 어쩔 수 없이 피해를 입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양국 관계를 오늘날처럼 발전시키는데 많은 노력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노력들은 순식간에 한 가지 문제 때문에 파괴될 수 있다"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며 오래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한국정부는 레이더 탐지거리를 좁히고 사드 성능을 낮추는 등 조치하겠다고 하는데 중국 정부는 마음 놓고 믿을 수 없다"며 "중국은 좋은 친구로서 한국측 약속을 믿을 수 있지만 문제는 미국이 사드를 배치하고 업그레이드하고 조정할 모든 권한을 갖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이 미국과 사드 배치를 협의하는 것은 실전배치를 앞둔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에서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자위 차원이다. 이는 한 번 발사되면 북한의 핵무기처럼 수십만, 수백만 명을 해칠 수 있는 공격용 무기가 아니라 방어용이다. 북한의 김정은은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아랑곳없이 핵무기와 미사일의 성능을 높이고 있는데 한국은 가만히 두 손 놓고 있어야 하는가. 중국은 자국의 안보이익을 강조하기에 앞서 한국의 안보이익을 역지사지해야 할 것이다. 추 대사는 사드 배치가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깨뜨리고 냉전식 대결과 군비경쟁을 초래해 긴장과 불안을 고조시키는 악순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얘기했지만, 이는 한국이 아닌 핵 도발을 자행하는 북한에 대고 해야 할 말이다. 북한의 핵무기 억제를 위해 중국이 지금까지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되짚어 봐야 할 것이다.
추 대사가 총선을 앞둔 시기에 굳이 야당 당사를 찾아 경고 발언을 토해낸 것은 국내의 찬반 논란을 증폭하기 위한 여론전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이 사드를 배치할 경우 경제 보복 등을 암시함으로써 반대 여론을 자극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미국과 한국의 사이를 벌려놓으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견해도 나왔다. 우리 정부는 중국 측의 반발에 대해 "사드 배치를 순수하게 방어적 차원에서 검토하는 만큼 중국의 안보이익에는 거의 영향이 없다"는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외교 경로를 통해 이런 우리의 입장을 중국 측에 충분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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