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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찰관이 윤석열 대통령님께 드리는 고언(苦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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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찰관이 윤석열 대통령님께 드리는 고언(苦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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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6.3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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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오 전남 영암경찰서 112종합상황실장 경정

윤석열 대통령님, 저는 87년 경찰에 입문, 정년이 6개월 남은 경찰관입니다.
말년 병장,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라는 말이 있듯이, 저도 그런 심정으로 매사에 신중을 기하며 직원들과 화합하며 업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제가 분연히 펜을 든 것은 대통령님 재임 기간에 일어날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보여지기 때문에 감히 훈요십조(訓要十條) 처럼 고언을 드립니다.

첫째,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牧民心書)를 자주 읽어보시기를 권장합니다.
대통령님도 공무원입니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고, 국민이 나라의 원천이고,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정부는 살림을 꾸리고, 그 세금으로 공무원을 급여를 받고 생활하고 있기에 국민을 위한 공무원으로서의 자세, 나아가야 할 길의 길라잡이가 목민심서이니 다시 한번, 읽어보시고 국정운영을 하셨으면 합니다.

둘째, 평정심입니다.
다윗 왕이 전쟁에서 크게 승리하여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궁중 세공사를 불러 나의 권위에 알맞은 반지를 만들라고 지시하며 ‘반지에는 내가 큰 승리를 거둬 기쁨을 억제하지 못할 때 스스로를 자제할 수 있고, 반면 큰 절망에 빠졌을 때 좌절하지 않고, 용기를 얻을 수 있는 글귀를 새겨 넣도록 하라’고 주문했습니다. 궁중세공사는 아주 정교하고 아름답게 반지를 만들었으나 반지에 새길 문장을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아 지혜로운 솔로몬 왕자에게 자초지종을 말하며 묻자 솔로몬은 잠시 생각하다 써준 글귀가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입니다. 왕이 어떤 상황, 희노애락의 감정에서도 흥분하지 않고 이 반지를 보면서 ‘평정심’을 유지하라는 말입니다. 대통령님께서 이 어록을 생각하시며 항상 ‘평정심’을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셋째, 말의 힘입니다.
최근 경찰 인사 문제를 놓고 세간에 말들이 많습니다. 대통님은 ‘국기문란’이라는 강한 어조로 경찰에 질책을 하셨고, 한동훈 법무부장관에게는 ‘우리 법무부장관’이라고 하셨는데, 이것은 대통령님이 오랫동안 몸담아왔고, 검찰총장까지 하신 분이라서 뼛속까지 검찰이신 검찰에 대한 무의식 속의 전의식의 발로라 생각됩니다. 우리 국민들은 첨예한 반도체의 센서처럼 민감하고 똑똑합니다. 말의 뉘앙스를 잘 구별할 줄 압니다. 중국 당나라 말기에 태어나 나라가 망한 후에도 여러 나라를 돌며 재상을 지냈던 풍도의 구시지화문(口是之禍門),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요. 설시참신도(舌是斬身刀),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다. 폐구심장설(閉口深藏舌),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안신처처뢰(安身處處牢), 어디서든 몸이 편안하리라는 어록을 새기며 말씀에 신중하셔야 합니다.

넷째, 헤밍웨이 법칙 적용을 권합니다.
어느 대학의 심리학 강의 시간이었습니다. 교수는 풍선 속에 자기 이름을 써서 넣고 바람을 가득 채워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 다음 풍선들을 모아서 천정으로 날려 보냈습니다. 다시 교수는 천정에 있는 풍선 중에 자기의 이름을 찾아보라고 하였습니다. 정해진 시간 딱 5분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자신의 풍선을 찾으려 밀치며, 부딪치는 무질서의 엔트로피로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5분이 지났지만, 자신의 이름이 들어 있는 풍선을 단 한 사람도 찾지 못하였습니다. 교수는 이번에는 아무 풍선이나 잡아, 거기에 넣어둔 이름을 보고 그 주인을 찾아주도록 하였습니다. 순식간에 자기의 이름이 들어 있는 풍선을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교수가 학생들에게 말하였습니다. ‘지금 시험한 자기 풍선 찾기는 우리 삶과 똑같습니다.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행복을 찾아다니지만 행복이 어디 있는지 장님과 같이 헤매고 있습니다. 행복은 다른 사람과 함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풍선을 찾아주듯, 그들에게 행복을 찾아서 나누어 주십시오. 그러면 반대로 여러분이 행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이를 헤밍웨이 법칙이라고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좌파, 우파로 갈라져 극심한 대립을 하고 있습니다. 양산에서는 우파 진영이 서초, 용산에서는 좌파 진영이 집회신고를 내고 헐뜯는 이전투구를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께서는  좌파, 우파, 검찰, 경찰의 헤게모니를 벗어나 범애적인 평등심으로 국민을 사랑하시고 만기친람(萬機親覽)하시기 바랍니다.

다섯째,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입니다.
대통령님의 풍부한 행정 경험을 되살려, 모든 국민들이 차별없이 잘 살 수 있도록 잘 이끌어 주십시오. 논어에 위기지학(爲己之學)과 위인지학(爲人之學)이란 말이 나옵니다. 위기지학은 인간의 인품과 덕성을 고양하고, 심신을 수양하여 널리 자리이타의 마음으로 중생을 계도하는 학자이고, 위인지학은 똑같은 학문을 하되 지식을 이용하여 재물, 권력, 명예를 위해 학문을 하는 학자입니다. 아침에 연못에서 똑같은 물을 마시지만 벌은 꿀을 생산하고, 뱀을 독을 생산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대통령님께서는 정치, 외교, 국방, 경제 등 만백성의 행불행을 책임지는 국정 통치자입니다. 위기지학처럼 만백성에게 보리심(菩提心)을 갖고 작금의 정치적 난세를 극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전국매일신문 기고] 이상오 전남 영암경찰서 112종합상황실장 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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